백년 내공

by 고재욱

사랑은커녕
태어나 십오 년은
일곱 동생 살피느라
꽃 한번 보고

가난 싫어
시집간 집은
시어머니 엄한 눈에
평안은 없었는데

세월 가면
다정할까,
무정한 은 불쑥 떠나고
자식 하나 없었네

시린 세월 서런 탓에
불청객에 눈 뺏긴
남 손 빌려 사는 지금,

꽃들이 왔네
귀엽게도 웃네
꽃이 보이세요?
소리가 보인다네

소리가 보여요?
암, 보이고 말고
온갖 꽃들이
열리는 소리, 보이지 않는가?


볼 수 없는 소리가,

빈 눈에 보인다니

그저 놀라는 내게,

백 년을 살아낸 할머니는

허허 웃고만 계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