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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재욱 Dec 17. 2019

축구 영재, 지희의 꿈

여자 축구 선수로 빛나는 일은,

세상에서 제일 빛나는 여자 축구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저처럼 축구를 좋아하는 여자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요.


SBS 영재 발굴단에 출연한 10살 축구신동 지희의 말이다.

왜 지희는,

세상에서 제일 빛나는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저처럼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고, 말하지 않고

여자, 여자란 단어를 반복해서 말했을까.


지희는 함께 연습하는 오빠들보다 축구를 잘하지만 전국 대회에는 출전할 수 없다.

남자와 여자의 성별이 엄격한 초등부 축구 대회다.

지희는 또래를 넘어 12, 13살 오빠들과 축구할 때도 단연 돋보였지만 정작 공식 대회에서는 벤치를 지킨다.

지희가 다니는 학교에는 여자 초등부 축구팀이 없고

지희가 사는 곳, 인근 도시에도 초등부 여자 축구팀은 없다.

지희는 축구를 하면서 '여자라서'란 말의 의미를 알아차렸다.


지희의 꿈은 빛나는 여자 축구 선수다.

지희의 꿈은 축구를 좋아하는 여자아이들을 가르치는 여자 코치다.

는 지희가 빛나는 축구 선수가 되길 응원한다.

잘 가르치는 코치가 되기를 바란다.


미국FIFA 여자 월드컵에서 4회 우승했다. 

2019년도의 여자 월드컵 우승팀은 미국이다.

대한민국은 21위였다.

우리나라의 최고 성적은 16강이다.


미국 유소년 축구를 대표하는 기구는 American Youth Soccer Organization (AYSO)라고 할 수 있는데 1964년 LA서 조직돼 현재 전국적으로 5만여 팀 65만 명의 선수들을 양성하고 있다고 한다.

4살부터 19살까지의 유소년 축구리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자선수가 전체 선수 중 약 40%를 차지한다고 한다.


국내 여자축구 등록선수는 2015년 1천725명에서 2019년 1천497명으로 228명이 감소했다.

일본 5만 1천 명, 중국 2만 359명, 호주 11만 3천207명 등과 비교해도 등록선수 수는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여자축구 선수 확보의 수원지 역할을 하는 초등학교 등록선수는 고작 400여 명에 불과해, 여자축구의 저변이 취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2019. 09.18)


지희가 살고 있는 지역에는 여자 초등부 축구팀이 없다.

조금 시선을 넓혀 대한민국 전체를 보아도 초등부 여자 축구팀은 쉽게 손꼽을 수 있다.


지희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지희는 오늘도 오빠와 바닷가에서 공을 찬다.

파도가 쉼 없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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