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입사초기에는 열심히 일한다. 특별히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에 너무 익숙해진다. 그러다보면, 익숙함이 편안함으로, 편안함은 게으름으로 변해 적응된다. 게다가, 항상 같은 월급을 받고 있다면 아무도 열심히 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많은 원장들이 열심히 일한 직원을 칭찬하고 좋아하면서, 막상 그들이 원하는 보상을 해주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다. 체계적인 급여 및 인센티브 시스템을 병원에 막상 도입하려고 하니 여간 골치가 아픈 것이 아니다. 오히려, 어중간한 인센티브 제도는 경쟁을 부추겨 직원들 간의 사이만 나빠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신뢰관계가 깨져서 우수직원이 다른 직원에게 따돌림받고 회사를 떠나게 되기도 한다. 급여와 인센티브 시스템으로 고민하는 원장들에게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1) 기준은 명확히, 약속은 미리!
평가를 위해서는 기준이 명확해야 하고, 서로 무엇을 어떻게 평가할지 연초에 미리 합의가 되어야 한다. 열심히 하면 급여를 올려주겠다는 말은 모호하다. 고객이 칭찬한 횟수, 그 외 고객 만족도, 치료동의율의 기준을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 그래야 직원들이 무엇을 집중할지 결정할 수 있다. 좋은 기준이란 원장과 직원이 win-win할 수 있는 기준이다. 즉, 병원에 도움이 되게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로 인하여 병원의 상황에 맞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누가 봐도 공정해야 한다. 열심히 일한 직원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그만두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일부 직원들만 납득하는 시스템은 직원들 사이의 갈등만 조장한다. 공정성의 잣대가 없으면 갈등이 첨예화되기 쉽다. 불이익을 당한다고 생각하는 우수직원은 심지어 다른 병원으로 이직할 수도 있다.
지나친 경쟁을 지양해야 한다. 누구나 돈 앞에선 약해지기 마련이다. 궂은 일을 스스럼없이 한 직원에게도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인센티브의 폭을 넓혀 집단 인센티브와 개인 인센티브로 나눠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개인 인센티브만 있으면 팀워크가 무너지게 되고 이기심만 앞서 경쟁이 조장되며 분위기가 나빠진다. 매출에 의존한 인센티브는 과잉진료를 야기해 신환, 구환, 충성고객들이 어쩌면 발길을 영원히 돌릴 수도 있다.
2) 다양한 급여체계를 적용하라
원장들이 토로하는 어려움 중 하나가 급여시스템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호봉제다. 호봉제란 근무연수에 따라 연봉을 받고, 연차가 올라가며 급여 역시 상승하는 제도다. 대체로 소규모의 병원에 어울린다. 그러나 호봉제는 연봉 협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에, 근무 시작 전 이를 직원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중간관리자, 소위 실장들과 같은 관리직은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해 주는 것이 좋다. 그들의 급여는 큰 변동폭을 두지 않고 인센티브로 조정하되 연봉의 20-30%정도를 상한선으로 대략 정해놓는다. 이러한 상담직들에게는 일반직과는 구별되는 급여 시스템이 필요하다.
연봉 상승의 폭은 작되 자주 올려주는 것이 좋다. 일반직 기준으로 상승폭은 6개월에 한번이 살짝 빠르면서도 적당하다고 본다. 왜냐면 1년에 한번은 직원들이 심리적으로 길다고 느끼기 쉽고, 그동안 심신이 지쳐 동기부여를 지속하기엔 어려운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3) 주기적인 이벤트성 프로모션으로 근무의욕을 자극하라
이러한 이벤트성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I병원은 하루 내원 고객수가 200명을 넘을 경우 진료 후에 모든 직원이 함께 치맥을 한다. C치과는 직원들의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 캠페인의 일환으로 포켓몬(pokemon) 게임 콘테스트를 실시했다. 모든 직원이 한 달 동안 포켓몬 게임을 동시에 시작해서 가장 레벨이 높은 자, 가장 많이 접속한 자 (가장 많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자)에게 소정의 금액과 함께 포상했다. 그 밖에 특별근무 기간 동안만은 원래 퇴근시간보다 3시간 이상 늦게 퇴근하면 택시비를 전액 지급하는 등의 이벤트도 있다. 이러한 주기적 프로모션을 인센티브나 급여체계와 무관하게 잘 활용해보자. 근무환경이 얼마나 활기차게 되는지 놀라게 될 것이다.
원장이 직원을 항상 아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직원의 생일에는 10-20만원의 상금, 5,10년 근속자에게는 각각 해외여행 비용을 일부 또는 전액 지원, 병원전체가 함께 리조트로 떠나는 여름휴가 등을 생각해보자. 원장들은 병원 복지가 잘 되어있다고 생각하지만, 직원들은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장은 자신만의 합리적인 기준을 먼저 마련하고, 필요시 직원들을 설득하거나 잘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한다.
4) 업계수준보다 높은 연봉을 주는 것이 유리하다
직원들의 급여는 주변보다 10-15%정도 높게 부여하는 것이 좋다. 급여를 조금 더 주면서 해당 지역에서 가장 괜찮은 직원을 선발한다. 미리 연봉을 올리지 않고 나중에 뒤따라가는 병원은, 시세를 비교해 마지못해 급여수준을 높이게 된다. 퀄리티있는 급여로 퀄리티있는 직원을 영입하자. 주변 병원의 직원 급여 시세를 6개월에 한번 정도는 조사해보자. 필요하다면 외부 컨설팅업체에 의뢰하는 것도 좋다. 만일 우리 병원에 면접 온 직원이 주변 병원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면,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물어보자. 이러한 데이터를 통계내서 향후 급여 시스템을 정할 때 근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병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탁월해져야 한다. 포부가 커야하고, 목표도 분명하고 담대해야 혁신율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무엇보다 직원들의 급여와 복지수준을 탁월하게 만드는 것이 병원장 목표가 되어야 한다. 탁월한 성과는 탁월한 직원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업계 평균에 머물려는 원장이 되지 말라. 시간이 지나며 직원들의 급여와 복지수준을 점점 맞춰주기 힘들어 질 것이다.
5) 비금전적 인센티브로 자부심을 높여줘라
비금전적 인센티브의 핵심은 자부심과 자긍심을 주는 것이다. 친절직원 표창,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게 늦은 출근이나 빠른 퇴근과 같은 시간적인 배려, 수영장 또는 스키장 이용권 증정, 교육관련 세미나 지원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런데 비금전적인 인센티브가 조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잘 고려해야 한다. 타 직원의 시기와 질투로 오히려 직장을 그만두는 역설적인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직원만 매달 우수직원으로 선정된다면, 계속 선택이 안 되는 직원들의 시기와 질투를 무조건 받게 된다. 그러다 보면, 인센티브를 받은 직원이 다수의 시기와 질투를 이겨내지 못하고 상처받고 퇴직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때에는 보다 더 심사숙고해야 한다. 비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때는 회의시간이나 남들이 다 같이 모여 있는 시간을 피하자. 차라리 원장이나 총괄실장이 1:1로, 개인적으로 불러서 주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누구나 인센티브 제도가 좋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공연히 인센티브를 줬다가 받지 못하는 직원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 어쩌나하고 고민하는 원장들이 많다. 인센티브로 평지풍파를 일으킬 필요가 없다. 그래서 현재 많은 병원은 No인센티브가 베스트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애초부터 인센티브 시스템이 잘 발달한 곳은 병원이 아닌 투자은행, 금융계, 마케팅 부서다. 돈을 끌어오는 이에게 더 많이 준다. 그러나 병원은 그 존재의 목적이 다르다. 사람을 치유하는 곳이지 돈을 끌어오는 곳은 아니다. 병원의 문화를 감안할 때 인센티브 시스템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위와는 다르게 인센티브는 직원들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충분히 발산하며 보람과 주인의식을 갖기에 적합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는 원장도 많다. 이들은 원장의 의지와 약간의 컨설팅만 받는다면 리스크 제로에 가까운 인센티브 시스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내부 고객인 직원에게 힘을 쏟는다면 틀림없이 확실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한다.
인센티브 시스템이 병원에 잘 맞고, 잘 맞지 않고를 결정하는 변수는 너무나 많다. 어떤 병원에 잘 맞는 인센티브 시스템이 다른 병원에는 독약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급여나 인센티브 시스템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병원을 위해 열심히 일해 줄 올바른 직원을 선발하는 일이다. 성실한 직원은 인센티브가 없어도 열심히 일한다. 다만, 인센티브로 더 열심히 일하게 되는 것이다. 인센티브가 아니더라도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주고 싶은 병원, 원장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직원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사소한 것이라도 칭찬을 아끼지 말자. 원칙을 정하고, 겸손하며 배려하자.
★작은 실천팁★
1.주변 병원보다 직원급여를 조금 더 주자. 아깝지 않다!
2. 이벤트와 프로모션의 주기적인 개최로 활기찬 근무환경을 조성하자
3. 인센티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실한 직원 선발이다. 매사에 그들에게 감사함을 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