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5일 용눈이오름 모니터링

by 나비할망

오름 입구에는 화려한 원예종 산철쭉이 활짝 피어 흐린 날씨의 저기압을 살짝 끌어올려 줍니다.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이 겹친 긴 연휴라 그런지 탐방객이 많고 어느새 주차장에는 차가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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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단장한 탐방 매트는 낡고 헤진 예전 매트와 나란히 있어 매트를 까는 것이 과연 최선인지 다시금 갸우뚱하게 하네요. 돈 들이고 공 들인 새 매트 위를 걷는 것이 오히려 더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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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를 꺾으러 다닌 사람들과 방목한 말들이 다닌 흔적



지난 모니터링 때 멀쩡했던 경사면의 출입 금지 방지목은 두 달 사이 쓰러지고, 뽑히고, 흩어져 있고, 그 너머로 탐방객이 올라갔던 길이 점점 뚜렷해집니다. "진입 금지" 라 표시했고, 탐방로 밖을 벗어나지 않기를 안내하고 있거늘 사람들의 심보가 참 못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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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압으로 인한 경화가 눈에 띄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DSC_1507.jpg 왼쪽부터 돝오름 다랑쉬오름 아끈다랑쉬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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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하늘 멀리 성산일출봉과 서쪽 하늘 멀리 한라산



기본적으로 꽃은 곤충, 새, 바람 등의 수분 매개체가 있어야 열매를 맺을 수 있지만, 제비꽃을 비롯한 일부 식물은 자가수분을 통해 결실하는 번식 방법을 쓰기도 하는데 이를 "폐쇄화"라 합니다. 이름 그대로 꽃이 닫혀 있다는 것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는 뜻이지요. 그러니 굳이 공들여서 화려한 꽃과 달콤한 꿀을 만들 필요가 없어진답니다. 과감하게 에너지 절약 정책을 단행한 결과이지요. 타가수분과 자가수분을 동시에 적절하게 만들어내는 제비꽃의 경우는 참으로 총명한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음이 분명해 보입니다.

물론 빛과 온도 등의 환경요인이 나빠져서 꽃이 피지 못하니 자가수분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지만, 자력갱생 비책을 쓰는 폐쇄화는 곤충, 새, 바람 등의 힘을 빌려서 만들어낸 열매에 비해 유전적으로 다양하지도 않고 건강하지 않은 열매가 맺힌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혼자서도 뭐든 척척 잘 해낼 수 있겠지만,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지속 가능한 건강함을 위한 삶의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하네요.

왜제비꽃  열매집  DSC_1544.jpg
제비꽃 폐쇄화  DSC_7770.jpg
왜제비꽃 열매껍질(타가수분 결과)과 제비꽃 폐쇄화(자가수분 결과)


벌노랑이 DSC_7767.jpg 발노랑이
솜방망이 DSC_7778.jpg 솜방망이
씀바귀 DSC_7766.jpg 씀바귀
점박이꽃검정파리  찔레꽃 DSC_7755.jpg
풍뎅이  찔레꽃  DSC_7762.jpg
찔레꽃과 점박이꽃검정파리와 풍뎅이
죽은 말  DSC_9318.jpg
죽은 말 뼈 DSC_1538.jpg
2023년 2월 모니터링 당시 죽은 말이 있던 자리에는 앙상한 뼈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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