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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숀군 Apr 14. 2019

지방 분양 아파트 청약 현장을 보면서.#2

맞벌이 소득과 집값 올라가는 속도는 누가 빠른가...?

전편(#1)에  등장한 지방 분양 아파트 청약 현장 이야기이다.

70대1 흥행으로 1순위 청약 마감을 기록한 가운데

시공사는 분양 세대 중 약 25%를 임대물량으로 남겨놨다.

이른바 분양전환 단기 임대인데 임대계약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의무 임대 기간 4년

2. 4년 계약 종료 후 우선 분양 (분양가는 4년 뒤 감정금액)

3. 전세 보증금은 3억 (84타입:전 세대 로얄동 로얄층 배치)

4. 계약금 3천, 중도금 무이자 대출.

위 임대조건은 썩 내키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4년 뒤 우선 분양 조건.

: 입주 후 4년 뒤 시세로 분양한다는 계획은 시공사가 

지금부터 6년간 발생할 시세차익까지 챙기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포함된 거다. 

# 전세보증금 3억.

: 분양가 대비 60% 금액을 전세가로 책정했다.

일견 타당해 보인다. 왜냐하면 인근 준신축 전세시세가 3억인데

완전 새 아파트 전세가 3억이니까. 

그러나 입주 무렵엔 물량이 많아서 전세 시세가 쳐진다 본다.

게다가 인근에 입주 단지가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2년 뒤 84타입 전세 3억은 비싸게 들어가는 상황일 확률이 높다. 

# 계약금 3천

: 임차인 입장에서는 3천만원이 2년 7개월이나 묶인다.

2년 뒤 잔금인 계약금을 벌써 지급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나.

시공사 건축비 충당 말고는 딱히 이유가 생각나지 않는다.


임대 청약 신청 하루 전 분양에 떨어진 그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분양 떨어진 게 너무 아까워서 임대로라도 먼저 4년 살고 싶다. 

어차피 살아야 할 거 미리 전세로 사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고..,,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지인의 목소리는 이미 마음을 정한 듯 보였다.

84타입 분양가 5억은 지역 정서상 비싼 가격이었는데,

당첨되더라도 계약금과 잔금대출에 부담을 가졌던 지인의 경우

임대청약 전세금 3억은 금액적으로 부담이 적었을 터이다. 

지인의 말을 끝까지 듣고 내 생각을 말해주기 전에

왜 청약을 하고 싶은지 한 번 더 물어보았다.

분양가도 부담스럽고 등등등

지금부터 6년 동안 좀 더 저축해서 

돈 모아서 그때 분양전환해도 좋겠다고...

뭐시라...?

돈을 더 모아서,

이 아파트를 6년 뒤 가격으로 사시겠다고요...

지인의 가구는 지역 내 맞벌이 평균 소득 정도 되었다.

지금 분양가 5억 아파트와 맞벌이 저축금액이 동시에 출발하면,

누가 더 멀리 가있을지는 자명하다.

나도 이 사실을 깨달은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깨달은 것을 실행에 옮기기까지도 상당 기간이 걸렸기 때문에

지인의 마음을 깊이 공감하고 있었다. 

저축 속도로는 집값 올라가는 속도를 절대 따라잡을 수 없음을

말씀드리며, 임대청약보다는 6개월 뒤 적당한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분양권을 구입하는 걸 권유 드렸다.

적어도 6개월 뒤 가격이 6년 뒤 가격보다는 

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기 때문이다.

2019년 4월 현재 이 아파트 84타입은 분양가 5억에 완판되었다.

6개월 뒤 전매가 풀리면,

그리고 2년 6개월 뒤 입주할 무렵에는,

나아가 6년 6개월 뒤 분양임대 전환이 시작될 무렵에는.

이 아파트의 84타입 가격은 어찌 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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