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하보험

볼수록 가관! 무역실무 미생탈출 2-8(上)

by 볼수록 가관

<적하보험장은 길이가 길어 상, 하 2편으로 연재합니다.>


지금까지 여러 국제운송 수단과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위험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수출입물품의 화주는 운송과정에서 발생한 손해에 대해 일차적으로 운송인에게 배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손해액 전부를 보상받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대비해서 수출입 화주는 적하보험(insurance on goods)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운송된 화물에 대해 적하보험을 가입하는 것은 수출입자가 선택하는 것으로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조건으로 수출자에게 수입자를 위해 보험을 가입하도록 하는 경우(인코텀즈 기준으로 CIP 또는 CIF)가 아니라면 수출입자 모두 자신의 판단으로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적하보험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무역실무에서의 보험의 종류


무역실무와 관련있는 보험상품은 다양합니다. 국제물품매매거래를 하는 무역실무 담당자라면 그 중에 ‘적하보험’과 ‘무역보험’의 2종류는 이해하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적하보험


적하보험이란 운송하는 화물이 운송 중에 일어나는 사고로 손해를 입었을 경우 보상하는 보험입니다. 적하보험상품이 처음 나왔을 때에는 대부분의 물품이 해상으로 운송되었기 때문에 해상보험상품의 일종으로 개발되었습니다. 해상보험이란 항해에 따르는 사고로 인하여 생긴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입니다. 과거에 항해란 굉장히 위험이 큰 모험산업이었습니다. 초기 국제해상운송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영국에서 이와 같은 위험을 대비한 보험산업이 크게 발전하였습니다. 당시의 적하보험은 배로 운송하는 화물의 손해에 대해 보상하는 상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교통수단과 국제운송이 발달하면서 지금은 항공운송, 육상운송을 포함한 컨테이너 운송 등 다양한 화물운송수단이 생기게 되었고 적하보험상품의 부보대상은 이러한 운송들로 확대되었습니다. 아직 적하보험상품의 약관, 증권 등 관련 서류에는 해상보험에 관련한 용어가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적하보험을 제대로 설명하려면 해상보험에 대해 설명을 할 수밖에 없지만 이 연재글에서는 그런 내용을 최대한 생략하고 간단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무역보험


무역보험이란 위에서 살펴본 적하보험이나 해상보험과는 전혀 다릅니다. 해외의 수출입자와 무역 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국내거래보다 상대방의 파산 등 신용과 관련한 정보가 부족해 위험이 높은 편입니다. 특히 수출자의 입장에서는 해외로 물품을 보내고 나서 해외 수입자의 부도, 자금사정 악화 등으로 대금결제를 받지 못하면 물품만 잃어버리게 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러한 위험을 신용위험이라고 하는데 개별 수출기업이 이러한 위험에 대응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수출자를 위해 신용위험을 담보하는 보험을 수출보험이라고 합니다.


수출자가 물품 수출 전에 수출보험에 가입하면 수출보험사에서 해외 수입자의 신용도를 조사한 후 일정 수수료를 받고 해외 수입자에게 부도 등 사고가 생기는 경우 수출자에게 수출대금을 대신 지급합니다. 이러한 보험이 있으면 수출자들이 조금 더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으로 수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해당 국가의 수출확대에 도움이 됩니다. 반면에 수입자가 파산하는 경우 등에는 보험사에게 끼치는 위험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일반 사기업 보험사들은 이런 상품을 잘 판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수출보험공사라는 공기업에서 이런 보험상품을 운영해 왔습니다. 지금은 한국무역보험공사로 이름을 바꾸고 수출보험 외에도 수입보험 같은 다양한 무역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무역보험은 일종의 대금결제 안전장치로 운송에 대한 위험을 대비하는 적하보험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보험입니다.)


적하보험의 실무


실무상 수출입자가 보험대리점에 적하보험의 가입을 신청할 때 보험금(Unsured amount, 사고 발생시 지급받을 수 있는 최대금액)은 인보이스에 기재된 금액의 110%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험금을 꼭 110%로 하도록 법률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적하보험은 손해보험의 일종으로 보험사는 실손보상의 원칙에 따라 피보험이익을 초과한 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보험신청서에 보험금을 높게 써도 사고가 발생한 뒤에 조사를 통해 밝혀진 피보험이익을 초과하는 보험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실익이 없습니다.


보험료(insurance premium, 보험회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보험금이 클수록 커지므로 실익 없이 보험료만 많이 부담하게 됩니다. 통상 인보이스 금액보다 보험금을 10% 높게 설정하는 것은 정상적으로 거래되었을 때의 기대이익을 반영하는 것으로 관행적으로 확정성이 있는 금액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보험가입을 의무로 하는 인코텀즈인 CIF 규칙이나 CIP규칙에도 인보이스 금액의 110%의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수출 실무에서 적하보험을 가입하는 절차는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수출자가 보험회사 대리점이나 포워더(보험가입 신청을 대행하게 하는 경우)에게 선적일정과 선명에 대한 정보와 함께 선적서류(커머셜인보이스와 패킹리스트, 품명, 수량, 금액, HS CODE등 정보 포함)를 보내 주면 적하보험 가입 신청이 진행됩니다.


수입자도 위와 같은 서류가 준비되면 보험 대리점이나 포워더에게 적하보험 가입을 의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종종 수출자가 수입자에게 필요한 선적서류나 선적정보를 전달하기 전에 선적을 해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럼 선적일자 이후에 수입자가 선적서류 및 필요한 서류를 받아서 보험가입을 신청하는데 신청하는 수입자와 접수 받는 보험 대리점 모두 찜찜한 기분이 됩니다.(선적 후 보험가입 시점 전에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보험의 효력 문제에 대한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예상된다면 수입자는 커머셜인보이스를 받거나 선적일 정보를 알기 전에도 미리 보험계약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수입자가 견적서(Proforma Invoice)나 주문서(P/O)등 품명, 금액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보험대리점에 제출해서 보험을 가입해 두고 선명이나 선적일정 등은 나중에 알려주면 됩니다.


위와 같이 개별 운송 건이 있을 때마다 적하보험계약을 하는 것을 개별보험이라고 합니다. 위의 사례에서 수입자가 적재선박명이나 도착예정일자를 모르는 상태에서 미리 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렇게 일부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맺는 개별보험계약을 개별예정보험계약이라고 합니다.


개별보험과는 달리 계속적, 반복적으로 운송이 이루어지고 보험가입이 필요한 경우에는 장래 선적될 불특정화물에 대해 예정보험을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이를 포괄예정보험이라고 합니다. 보험가입 실적이 많은 보험계약자(최근 3개년간 연 납입 보험료 2,000만원 이상인 경우 등)는 보험사에 대해 포괄예정보험계약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포괄예정보험을 체결한 경우 보험사와 계약자에게 Open Policy(포괄예정보험증서)를 발급해 주거나 Open Contract(포괄보험계약서)를 작성합니다. 포괄예정보험에 가입된 보험계약자는 포괄예정기간 중에 화물이 선적될 때마다 이를 보험자에게 통지하면 됩니다. 만약 통지가 누락된 경우에도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보험자가 보상책임을 부담하기 때문에 무보험 상태에 빠질 위험이 낮은 편입니다.


1. 위의 글에서 다루지 못한 적하보험의 약관은 다음장인 운송과 위험(下)편에서 좀 더 자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2. 가디언관세사무소의 홈페이지에 방문하시면 무역실무 미생탈출 2-8 적하보험 전편과 그 외 다양한 정보를 찾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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