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수록 가관! 무역실무 미생탈출 2-3(上)
<컨테이너와 벌크운송 장은 길이가 길어 상, 하 2편으로 연재합니다.>
지금까지는 국제운송 방식 중 항공운송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제는 국제 해상운송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현대의 국제 해상운송은 컨테이너(freight container, cargo container)를 빼고는 실무방식 전반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국제 해상화물이 컨테이너에 실려서 운송됩니다. 그래서 현대의 국제 해상운송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컨테이너에 대해 알아보아야 합니다.
컨테이너 운송 혁명
컨테이너는 말 그대로 물건을 담을 수 있는 용기를 말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컨테이너라고 하면 화물을 옮길 때 사용되는 cargo container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컨테이너는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규격화된 화물운송용 금속 상자입니다. 단순한 금속상자가 20세기 국제물류혁명을 일으켰습니다. 현재의 무역실무는 컨테이너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국제 해상운송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컨테이너 운송의 장점을 이해하기 편하도록 컨테이너 운송이 일반화되기 전의 해상운송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국제무역으로 거래되는 물품들의 종류가 많아지고 수량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1950년대 미국과 유럽 사이를 오가던 화물선에는 식품, 의류 등 가정용 제품, 산업용 제품, 심지어 자동차까지 다양한 물품들이 실렸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물품들을 싣고 내리는 일이었습니다. 당시 항만노동자들은 항구에서 다양한 상품들을 팔레트에 차곡차곡 쌓고 고정하는 일을 주로 했습니다. 화물들이 팔레트에 고정된 후에 크레인으로 화물선의 갑판으로 옮겼습니다. 그럼 노동자들은 갑판 위에서 이 팔레트를 끌거나 밀어서 화물 적재 위치를 맞추고, 또 필요한 경우 화물들을 다시 갑판 아래(under deck)로 옮겨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었습니다. 당시 5000톤가량의 화물을 내리고 싣는데 열흘 정도 걸렸다고 합니다.
이런 모습을 바꾸어 놓은 것이 컨테이너입니다. 뉴스나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적인 항구의 모습을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화물들이 컨테이너에 적입 된 상태로 항구에 진입하기 때문에 항구 근처에서 물품을 다시 팔레트에 싣는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현재는 팔레트 단위로 크레인을 쓰지 않고 컨테이너 단위로 하역합니다. 아마 TV에서 컨테이너 2개가 한 번에 크레인에 실려서 운송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컨테이너 하나에 보통 15톤 정도의 화물을 실으니까 한 번에 30톤가량 운송이 가능합니다. 과거에는 하역에 열흘 정도 걸리던 화물을 불과 몇 시간 만에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컨테이너 운송의 특징
-. 규격화(일관 운송)
컨테이너 운송의 장점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컨테이너 운송은 규격화된 컨테이너를 운송 처음부터 끝까지 사용합니다. 국제운송은 하나의 물품을 운반하기 위해서 다양한 운송수단을 필요로 합니다. 트럭에서 크레인, 다시 크레인에서 외항선, 그리고 다시 크레인 또 트럭… 이런 식으로 여러 운송 수단을 거쳐서 운송됩니다.(중간에 다른 배로 환적되는 화물은 이런 과정을 다시 반복합니다.)
그런데 컨테이너의 크기는 규격화되어 있어서 그 규격에 맞도록 설계된 여러 종류의 운송수단에 빠르고 쉽게 옮겨 실을 수 있습니다.(과거라면 매번 화물들을 운송수단에서 내리고 다음 운송수단에 싣는 과정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즉, 한 번 컨테이너에 실린 화물은 운송수단이 여러 번 바뀌는 동안에 계속 같은 컨테이너에 실린 채로 운송이 가능합니다. 이런 점 때문에 컨테이너 운송을 Door To Door 운송이 가능한 일관 운송 체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수출자의 창고에서 화물이 컨테이너에 적입 되면 수입자의 창고에 도착할 때까지 화물을 컨테이너에서 적출할 필요가 없습니다.
-. 반복 사용-> 내후성-> 정기선 운송
과거에는 수출포장을 수출화물의 다양한 크기, 형태에 따라 매번 새로 만들고 폐기했습니다. 그런데 컨테이너는 같은 규격의 상자이므로 한 번 만들면 화물의 형태에 관계없이 다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컨테이너를 만들 때 재사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금속으로 튼튼하게 만들게 되었습니다.
금속으로 튼튼하게 만든 만큼 컨테이너는 기본적인 내후성(耐候性, proof against climate)을 갖고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비가 오는 날에도 맑은 날처럼 배에 싣거나, 트레일러로 옮기는 것이 가능합니다.
외항선사들은 이렇게 환적이 편리하고 비가 오는 날에도 작업을 할 수 있는 컨테이너를 활용해서 컨테이너선 정기노선을 만들었습니다. 마치 노선버스처럼 정시에 도착하고 정시에 출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은 정기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컨테이너전용선(Container Ship)의 시대입니다.
만약 어떤 수출자가 외국으로 화물을 보내기 위해서 포워더에게 부킹을 요청하면 포워더는 외항선사가 공개해 놓은 컨테이너선의 입출항 스케줄을 확인하고 수출자에게 알려줄 것입니다. 요즘 수출입기업의 무역실무 담당자에게 해상 국제운송은 컨테이너선의 스케줄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만약 컨테이너가 없었다면 이런 정기선을 통한 무역실무는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1. 다음 연재 글에서는 컨테이너의 형태를 살펴보고, 벌크운송은 무엇인지 짚어보겠습니다.
2. 그림과 함께 동영상으로 컨테이너와 컨테이너 운송의 특징을 살펴보고 싶은 분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