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놀아줘!

by Celine

어젯밤 잠이 들어야 하는 시간을 놓쳐 버렸다. 그래서 새벽에야 간신히 눈을 감게 되었다. 한참을 자고 있었을까? 전화벨이 울린다. 잠결에 시계를 보니 6시. 전이였다면 눈을 떠 커피를 마시고 있을 시간이었겠지만 오늘은 조금 더 잠을 청하고 싶었다. 그러나 전화벨은 계속 울려댄다.


ㅡ여보세요?

엄마 자?

ㅡ응~ 어제 늦게 잤더니 졸려. 무슨 일 있어?

아니 뭐 아직도 자고 있어?

ㅡ왜 어디 아프기 시작했어?

아니야 안 아파.

ㅡ그럼 무슨 일이야 아침부터.

엄마! 나 심심해 놀아줘~~~


뜨악 이 무슨!



딸은 금요일 한국에 도착했다. (나는 딸이 토요일 도착으로 알고 있었다. 참 정신이 없는 건지ㅜㅜ)

딸은 한국 도착 후 집으로 바로 올 수가 없었다. 나와 같은 체질인 건지 봄이면 알레르기로 콧물과 목의 간질거림이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공산당? 까지 쳐들어와 미열도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그 소식에 너무 놀라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딸 또한 공항 자가격리시설에서 하루를 보내며 통화를 하는 내내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그러나 다음 날 오전 음성 판정을 받고 딸은 집으로 올 수 있었고 나 또한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딸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멀찍이서 말이다. 딸이 캐나다로 떠난 후 서울 집을 이사했기 때문에 딸은 집을 모르기에 주소를 보냈었다.


그날 나는 공항에서 타고 온 택시에서 내리는 딸을 안아주지도 못했다. 이 무슨 헤프닝인것인지ㅜㅜ


ㅡ그렇게 심심하면 머리 묶었다 꼬았다 옷을 입었다 벗었다 그것도 아니면 화장을 했다 지웠다 혼자 놀아. 아침부터 나 괴롭히지 말고~

엄마 그것도 이미 다 했어. 너무 심심해.

ㅡ그럼 영화를 봐.

엄마 영화도 한국 떠나기 전 너무 많이 봤더니 볼 것도 없어. 지금 읽을 책도 없고 아~~ 나 심심해. 참 엄마 구청에서 선물 주고 갔어. 마스크도 많이 주고 화분도 줬다. 화분이 엄청 이뻐~

ㅡ잘 됐네. 창가에 두고 이쁘게 키워.

아~~ 그래도 심심해.

ㅡ야~~ 나 너한테 이렇게 떨어져서도 정신적 학대를 아침부터 받아야겠어. 엄마 졸려 하며 전화를 끊자 벨이 다시 울린다.

ㅡ네 어디시죠? 전화 잘못하셨어요.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또 벨이 울린다. 콧소리를 내며 전화를 받았다.

ㅡHello ~영깅 우룽과이 잉니다.라고 말하자

엄마 알았어. 있다 전화할게. 더 쉬어.

ㅡ아니용~ 하지 마세용 절대 하지 마세용.


아침부터 작은 웃음을 딸과 나누자 딸이 더욱 그립다.

부디 이 힘든 시간들이 빠른 시간내 과거가 되길 이 아침 소망해본다.


자가격리중인 그리운나의 딸 shasa.

화창하던 그날! 꽃집과 카페를 함께하는 집 앞 카페(청담동 카페 마룬)에서.

커피를 주문하자 사장님이 후리지아 한 다발을 선물하셨다.

세상이 시끄러워도 봄은 봄이다.


20200414_131018.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