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가 지천이다. 노란 민들레 홀씨가 벌써 날리기 시작한다. 이맘때가 되면 나를 찾아오는 손님? 이 있다. 바로 꽃가루 알레르기. 아침에 눈을 뜨면 콧물은 흐르고 목이 간지럽기 시작한다. 그리고 더 힘든 것은 외부로 피부가 노출되었을 땐 어김없이 가려움증이 생긴다. 며칠 전 반팔 차림으로 감자와 동네 골목을 한 바퀴 돌았을 뿐이거늘 딱지가 앉을 만큼 손가락이 흔적을 남기고 말았다.
언제부터인가 자연이 자꾸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친구가 말한다."셀린 고등학교 때 우리 할머니가 산과 들에 핀 꽃이 자꾸 이쁘다는 거야. 그때 나는 우리 할머닌 산에 핀 꽃이 뭐가 좋다고 하는 생각을 했었어 그런데 나도 꽃이 자꾸 이뻐지더라. 생각해 보니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 인공물보다 자연이 눈에 들어오는 나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어."
어제 시골집으로 내려와 들꽃을 마주하자 그래 맞아 나도 카메라를 열면 언젠가부터 찍었던 꽃 사진이 폴더에 가득하구나라는 생각을 하였다.
나이가 들어가니 면역력이 더 낮아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자연을 받아들이며 신체의 쇠락해짐을 인정한다. 꽃들은 이처럼 이쁜데 나의 알레르기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때론 나에게도 살기 위해 갑옷이 필요하다. 갑옷을 입을 땐 괜스레 모든 것이 무겁다. 그래도 어찌하랴. 나도 인간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