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늦은 토요일 오후. 전화벨이 울린다. 감자를 안고 낮잠에 빠져 있던 나는 잠결에
응~ 나 00 왔어. 잘 지내?
너 00 왔어? 그런데 왜 연락도 안 했어~ 저녁에 시간 되면 얼굴이나 보자!
응~ 몇 시에 끝나는데?
일 마치고 나가면서 연락할게. 우리 오늘은 조금 멀리 갈까?
응~ 좋아~
잠시 후 친구가 집에 도착했다.
야~ 그런데 우리 어디로 갈까?
글쎄 어디로 가지......
우리 바다나 갈까~ 셀린 너 괜찮은 거지?
그래 난 좋아. 우리 오랜만에 동해바다 다녀오자.
그렇게 다 늦은 저녁 출발 두 시간쯤 후 동해바다에 도착했다. 비릿한 바다 냄새가 나질 않는다. 우린 막 문을 닫으려는 수산시장을 어슬렁대며 한참을 걸었다.
도미 한 마리를 회 뜬다. 눈에 보이지 않아 다행이다. 참 아이러니하다. 살아 팔딱이는 녀석의 숨통을 끊는 것도 잔인하것만 그 녀석의 살점을 베어 고추냉이 간장에 찍는 순간 입에 침이 고인다.
약간의 취기와 함께 검은 바다를 찾아 걷는다. 방파제 소리가 유난히 요란 아니 왠지 모를 두려움을 준다.
검디 검은 바다가 일렁인다. 다 집어삼킬 만큼.
그날 조금 더 취기가 올랐다면 거친 바람과 함께 나를 향해 입을 벌리던 그 검푸른 바다에 나를 던졌을지도 모르겠다.
적당한 취기가 있어 참으로 다행이었다.
셀린..... 밤바다가 오늘따라 할 말이 많은가 보다 그치?
숙소로 돌아오는 길 친구가 한 마디를 내뱉는다.
그래... 오늘 만난 바다는 두려웠다.
오랜 친구가 있어 아직은 살아갈만하다. 늘 변함없는.....
네가 늘 나를 반겨주고 함께 해 주어 참 고맙다.
이렇게 가을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