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라디오를 듣는다. 내가 주로 듣는 방송사는 C사의 FM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 장르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 문득 라디오가 듣고 싶어 APP을 켜자 부드럽고도 단아한 그녀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세상 참 편해지긴 했다. 스마트폰이라는 단어가 어쩜 이리도 잘 어울리는지 녀석은 참으로 영특하기만 하다. 어찌 됐든 라디오 DJ의 목소리를 들을 때면 날씨와 그날의 기분에 따라 불편했던 하루가 차분해진다고 할까?
"딸~ 라디오 속 세상은 말이야 참 거짓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 왜?"
"라디오에서 나오는 사연들은 왜 그리도 행복하고 모두 다 착한 사람들일까?"
"착한 사람들인가 보지~ 엄만 참 별걸 다 신경 써"
"그러게. 나이가 드니 오지랖인가!"
딸과 짧은 대화를 나누며 이런 생각이 스친다.
과연 그들은 퇴근길 사랑하는 아내에게 빨리 달려가고 싶고, 종일 동동대며 열무김치를 담그고, 지는 해를 바라보며 행복하기만 할까?
아아~~마이크 시험중. 하나 둘 하나 둘 자~ 그럼 진실을 말해 봅시다.
어쩌면 사람들은 라디오를 듣고 사연을 보내며 자신이 행복하기 위한 주문을 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늘 하루하루가 새롭다. 매일 같은 일상을 보내는 듯 하지만 나의 인생에 있어 오늘은 처음이라는 뜻이다. 나와 같이 TV를 거의 시청하지 않는 이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매체 중 하나가 바로 라디오이기에 나는 사연자들이 조금은 더 솔직했으면 싶다. 나도 가끔은 힘들고 지쳐요. 그렇지만 봄날 저녁 불어오는 바람이 위로가 됩니다.라고 말이다. 오늘 라디오를 듣고 있자니 소소한 행복거리들이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을 넘어 시기와 질투까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