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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line Nov 23. 2019

너의 글이었어?

외로워 보이더라.

    나는 브런치에 글을 쓴다는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모두 알리지 않았다. 그것은 아주 소수의 친분을 유지하는 이들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내가 그들에게  알리지 않은 이유는 나만의 공간에 나의 생각을 채우고 싶었고, 그들에게 나의 내장까지 다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건축 인테리어를 하는 친구에게 나의 글을 한 편 보낸 적이 있다. 그러나 그는 며칠이 지나도 나에게 글에 대한 답변이 없었다.  어제저녁 친구와 간단한 술자리를 하게 되었다.(나는 아직 치료 중이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 안 된다 그러나 가끔은 아주 조금 마시기도 한다.)

친구와 대화 도중

 "야~ 너 내가 지난번에 미술 칼럼 하나 보낸 적 있지? 그 글 끝까지 읽어는 봤어?"

 "어. 다 읽었지. 왜?"

"왜라니? 읽어보니 글이 어땠어? 느낌을 솔직히 말해줘"라고 친구에게 말하자 그는 나에게 이렇게 답변하였다.

"어~~ 그 글을 쓴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참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데 그건 왜 물어?"

"그 글이 그렇게 외로워 보였니? 야~ 그거 내가 쓴 글이거든!!!"

잠시 멍하니 앉았던 친구는 나에게 다시 말을 한다.

"그게 너의 글이었니? 나는 누가 이렇게 외로운 글을 썼을까? 그 생각만 했었어. 미안해 너 외롭니?"

나의 대답은 "................."이었다.


나의 글이 그렇게 외로움으로 가득 차 있단 말인가? 예술도 문학도 작가의 생각이 깊이 전달되는 것인데.  친구는 나의 글을 그렇게 느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걷는 동안 차가운 밤공기는 왠지 나의 몸을 뜨겁게 만들고 있었다.


브런치에 글을 쓴다는 것은 만인에게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함께 공유하고 때로는 모르던 것들을 새로이 알아갈 수 있다는 장점에 대해서만 나는 생각했었다. 친구가 느꼈다는 나의 그 외로움을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어떻게 느꼈을지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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