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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line Dec 08. 2019

그러게나 말입니다.

입원 일기

   내가 아픈 것을 브런치에 올리는 것은 나 아파요~~ 하고 알리거나 동정?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나의 주변에 내가 아픈 것을 알리는 것이 이제는 미안하고 그들에게 나에 대한 걱정을 덜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글로 쓰지 않으면 나는 너무도 외로울 것 같아 글을 올리게 되었다.


   오늘 아침 눈뜨자마자 침대에 누워 커피를 한 모금 마신 후 아이패드로 자료 검색을 하고 있었다.

 "식사하세요~~" 아니 밥차가 벌써 왔다니.

시계를 보니 7시 30분이다. 집에 있었다면 한참 잠들어 있을 시간이거나 아니면 침대에 누워 뒹굴대고 있었을 시간이다. 나는 보통 하루 한 끼의 식사를 하는 편이다. 그런데 병원 입원 후부터 매일 세끼를 먹어야 하는 것이 여간 고역이 아니다. 식사 쟁반을 받아 들자 그 무게가 느껴진다. "헉!!! 한 끼 식사가 이렇게 무거운 건가?" 억지로 목구멍에 밥알을 젓가락으로 세어 넣듯이 우겨 집어넣는다. 식사를 대충 마친 후 옆의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 식사 쟁반을 들으니 무겁더라고요. 그런데 살자고 이렇게 많은 것 이렇게 무게가 나가는 것을 먹어야 한다는 게 이상한 느낌이 들어요"하고 내가 말하자, 나의 침대 옆자리 딸들에게 납치당하듯 오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하신 80세의 할머니가 나를 보고 말하신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뱅크시 작품>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요즘 더욱 헷갈린다. 우리가 생을 이어나가 위해 의, 식, 주.가 기본적 요소임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그런데 그 의식주가 생존의 수단으로써 간단한 것이 아닌 필요 이상의 것들이 되어버린 오늘날. 나는 오늘 아침 식사 한 끼로 인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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