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부재(不在)

2019.12.16.월요일. 제법 쌀쌀했지만 커피가 맛있던 하루.

by Celine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커피를 마셨다. 어제 저녁 친구와 나눈 마지막 말 "Bye. Take Care. Celine".


감자와 달리 늘 든든한 또 다른 매력의 나의 쿠키

돌아보니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은 정작 내 곁에 함께 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나의 딸, 나와 늘 투닥거리는 친구, 그리고 사랑하는 동생 모두 해외에 있어 눈물을 흘리고 싶을 때나 사람의 따듯한 온기가 그리울 때 나는 그 온기가 그리워 늘 우리 쿠키를 안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들이 내 곁에 함께 있다면 나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뱅크시 ㅡ거리예술가 작품>


딸은 나에겐 너무도 소중한 존재이다.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우리는 모녀의 관계를 넘어 여자와 여자로서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고 생각을 공유하며 상처를 매만져주는 소울메이트 같은 존재이다. 그래서인지 딸이 멀리 떠난 지 벌써 1년이 되었건만 아직도 나는 딸이 집에 있는 듯하다. 딸의 손이 주는 촉감은 매우 부드럽고 야들 거리며 촉촉했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기 위해 펜을 들었고, 남는 시간에는 아이폰을 끼고 살기는 했지만 우리는 태어나 지금까지 늘 함께였다. 그러나 딸은 이제 나를 영원히 떠났다. 자신의 인생을 위해 아마도 딸에겐 상처투성이였던 한국에서 살아가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나의 동생은 20대부터 해외에 나가 살고 있다. 그녀는 나에게 매일 전화를 했었다. 늘 별 일 아닌 동네 여자들 이야기, 지나가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또는 오늘 요리는 무엇을 했는지 시시콜콜 나에게 말하던 동생이었다. 어느 날 나는 동생의 시시콜콜한 전화를 1시간 이상 받는 것이 고역이 되어 그녀와 연락을 끊어 버렸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의 그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그 후 6,7개월이 지났을까? 얼마 전 팔 수술로 입원을 하였을 때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언니!! 아니 왜 그리 정신 줄을 놓고 살아. 정말 속상해 죽겠어"라는 말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었다.


친구M은 어제 몇 주 동안의 출장을 떠났다. 그리고 자신은 연락을 할 수 없으니 메일을 보내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비록 자신이 답을 쓰지는 못하지만 나의 하루가 어떠했는지가, 나의 건강이 어떤지가 늘 걱정이란다."셀린? 너의 몸이 완전히 건강히 지려면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 아니면 "셀린? 너의 정신과 건강의 완전한 회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일지 몰라. 넌 지금도 사람이 두려워 늘 도망치려고만 하잖아. 마음을 열고 세상을 다시 한번 믿어보면 어떨까?" 우리는 늘 투닥대며 이 늙은 나이임을 잊은 채 서로에게 입 닥쳐! 꺼져버려! 왜 전화했는데? 시끄러워! 나 바빠하고는 무조건 전화를 끊어버리기도 하는 정말 가까운 사이이다.


마지막으로 나의 히어로와 같은 언니에겐 더 이상 나의 내장을 보여선 안된다. 미안해서 너무도 미안해서.


<뱅크시>

사랑이란 얼마나 받아야 내가 이 지구별에 필요 존재라고 느껴질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은 이는 그 사랑이 간섭과 참견이 되어 토해 버리고 싶을 수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사랑이 고파 허덕일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사랑과 인정이란 어느 선에서는 멈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그 적정선! 그런데 과연 그 적정선이란 것의 표준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개인의 욕망 취향 성장배경 현재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과 내가 사랑하는 상대가 나를 인정 그리고 사랑해 주는 마음이 공존해야 사람은 그제야 편안히 살 수 있고 안정감을 느끼는 생물임을 인정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뱅크시>

지금 내 곁엔 나와 매일 투닥대던 이들이 나에게 그들을 뒤돌아 볼 시간을 내주었다. 떠난 사람의 자리는 크고 새로운 사람의 자리는 작다는 말처럼 그들의 자리가 내 맘 속에 얼마나 크게 자리했었는지 뒤돌아 보고 싶다. 그것이 사랑이든 우정이든 우리는 미래에도 함께할 인생의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서적 안정감과 유대가 없다면 나는 정말 미래가 없이 살아는 있으나 죽은 듯 스스로 사회로부터 고립을 선택한 채 영원히 살아가야 할 것 같다.



https://youtu.be/tLCdOc3IzCY

Return to love.

https://vod.melon.com/video/detail2.htm?mvId=50210047

요즘 매일 듣는 보첼리의 새로운 앨범이다.

사랑 그 이름 무섭고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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