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by Celine
“언제든 내 집은 바로 너의 집이야”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증국상 감독/2017/중국> 나는 이 영화를 몇 번을 보았을까? 지난 연말 친구와 함께 지내며 그녀에게 이 영화를 보여 주고 싶었다. 영화를 시청하는 내내 그녀는 말이 없었고 돌아보니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흐르는 눈물만이 그녀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었을 뿐이다.

<성인이 된 후 지하철에서 만난 안생과 가명>

덜컹 거리는 지하철. 많은 사람들 속에 검정 구두를 신고 차분히 묶은 머리의 안생은 사람들 속에 서 있다. 문득 밖을 바라는 순간 지하철 유리로 비치는 한 남자. 소가명이 눈에 보인다. 안생은 도망치듯 자리를 옮기지만 가명은 안생을 따라온다.


가명 : 결혼생활은 어때? 그동안 잘 지냈니?

안생: 그 사람과는 헤어졌어.

가명:나는 네가 그 사람과 결혼해 해외에 나간 줄 알았는데. 칠월은 어떻게 지내?

안생: 나도 몰라 연락 끊은 지 오래야.

가명: 나는 너희 둘은 영원히 함께 할 거라고 믿었는데....


안생은 급히 지하철에서 내린다. 지하철 문이 닫히려는 순간 가명은 자신의 명함이 들어있는 지갑을 통째로 안생의 앞으로 던져버린다. 떨어진 지갑은 가명의 흩어진 명함과 함께 바닥에 뒹굴고 있다.



13살부터 15살 때까지 둘은 3년을 그림자처럼 붙어 다녔다. 어떨 땐 칠월이 안생의 그림자였고, 어떨 땐 안생이 칠월의 그림자였다.


<어린 시절 안생과 칠월-:왼쪽부터>

칠월과 안생은 13살의 어린 나이에 처음 만났다. 늘 쾌활하며 도전적이고 자유로움을 좋아하는 안생 그와 달리 부모님의 사랑과 보호?를 받으며 살아가는 칠월. 그녀들은 너무도 다른 환경과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안생의 엄마는 매우 사회적인 엄마였다. 늘 어린 안생을 집에 혼자 두고 일과 연애를 즐기는. 자식보다는 자신에게 더 충실했던 그런 엄마. 안생은 칠월의 집안 분위기를 좋아했다. 밥 냄새가 가득하고 대화와 사랑이 가득했던 칠월의 집. 안생은 사랑이 한창 그리웠을 나이에 칠월을 만났던 것이다. 칠월의 부모는 엄마에게 버림받은 후 혼자 사는 어린 안생을 정성을 다해 사랑을 나누어주고 함께 했었다. 둘은 책에서 보았다.

그런데 안생은 평생은 너무 길다며 그저 27살까지만 사고 싶다고 했다.



둘은 첫 만남 이후 언제나 함께 했었다. 칠월은 명문고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안생은 직업학교에 갔다. 안생은 미용을 배우며 자신이 자유롭게 살기를 원했고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며 그렇게 둘은 서로가 하나가 되어 함께 했었다. 드디어 작고 허름하지만 자신의 방이 생긴 칠월. 안생을 초대하며 둘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잠이 든다.


안생:칠월 나도 드디어 널 초대할 곳이 생겼어. 그래도 여기서 계속 살진 않을 거야.

칠월:어디 갈 건데? 돈 진짜 많으면 어디 갈 거야?

안생:너는?

칠월:엄마가 여자는 갈만한 곳이 많이 없대, 그저 한 집에서 다른 집으로만 가는 거래.

안생:그걸 믿어? 벌써 나는 계획을 다 만들었어. 난 이번 생엔 떠돌아다닐 거야. 그래도 앞으로 내 집이 곧 네 집이야.

-중략-

칠월: 그 애가 나를 좋아하는 것 같아. 그 애는 잘 생겼고, 음악을 좋아하고 장거리 육상부 주장이야. 중요한 건 시험에서 세 번 연속으로 내 등수 바로 앞이었어. 완전 운명 같지 않니? 남자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아도 돼. 중요한 건 나를 사랑하는 거야. 그 애 이름은 소가명이야.

그렇게 안생과 칠월은 모든 것을 함께 하며시간을 보냈었다. 칠월이 좋아하는 '소가명'이 안생 앞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안생이 사랑에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칠월

어느 날 안생은 칠월의 학교에 찾아간다. 그리고는 아무나 붙잡고 "네가 소가명이야?"라고 물으며 소가명을 찾으러 다닌다. 우연히 만난 소가명. 가명은 안생의 개성 넘치는 말과 행동에 왠지 모를 호기심을 느끼며 그녀를 따라간다.

가명: 너 이름이 뭐니?

안생:그런 철학적인 질문은 하는 게 아니야라고 말을 하고는 동네 오토바이족의 뒤쪽에 타고는 사라진다. 칠월은 소가명과 함께 학원을 마치고는 안생이 다니고 있는 나이트클럽으로 향한다. 안생과 소가명의 두 번째 만남이다. 어색한 만남이었지만 칠월은 아무것도 모른 채 즐겁게 소리치며 춤을 춘다. 칠월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소가명은 안생에게 다가간다. 안생은 소가명에게 면박을 주지만 가명은 다시 한 번 왠지모르는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안생과 칠월 그리고 가명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산속에 있는 동굴 사찰에 가기로 한다. 그때 칠월이 다시 잠깐 자리를 비우고 안생이 자리를 비키려 하자 가명은 안생의 손을 잡아 버린다. 둘은 어색한 미소로 잠깐 서 있는다. 가명의 목에는 어린 시절부터 걸고 다니는 부적과 같은 목걸이가 있었다. 안생은 너의 엄마가 참 좋은 물건을 고른 것 같다고 말하고는 자리를 피하고 만다.

이후 안생은 자신이 계획했던 대로 고향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기차 안에 있는 안생 그리고 기차 밖에서 울고 있는 칠월. 기차는 출발한다. 순간 칠월은 안생의 목에 걸린 그것을 보게 된다. 바로 가명이 늘 부적처럼 목에 걸고 다니던 목걸이. 그 목걸이가 안생의 목에 걸려 흔들리고 있었다.

안생은 클럽에 같이 일하던 기타리스트 남자와 함께 생활하기 시작한다. 연탄가스를 마시고 죽을 뻔한 그를 살려 내기도 하고 힘들지만 자신이 선택한 인생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기타를 치던 남자가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는 것을 목격한 안생은 남자의 기타를 다 부수어 버리고는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난다.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경험하고 있는 안생. 그러나 안생은 칠월을 잊을 수 없었다. 안생은 자신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칠월에게 편지를 쓴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가명에게 안부를 전해줘'라는 말을 남긴다.

안생은 여러 경험을 한 후 다시 중국으로 돌아와 공부를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이 자유롭게 살았던 지난 날의 모습과는 정 반대의 모습으로 살아가려 노력한다. 안생과 칠월은 다시 만나게 되지만 사이가 예전 같지는 않다. 둘은 한 바탕 말싸움을 하고는 헤어진다. 안생은 여전히 자신의 고향에서 생활한다. 대학을 졸업 후 큰 도시로 나가지 않고 어린 시절부터 살았던 고향의 은행에서 일을 하며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가명과 서로 연락을 하며 사랑하는 사이로 지내고 있다. 어느 날 우연히 가명과 안생은 다시 만나게 되고 실의와 절망에 빠져 있는 안생을 가명은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한다. 그토록 고향을 벗어나지 못하던 안생은 가명의 집을 찾게 되고 그곳에 안생이 머물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안생은 가명을 포기하지 못한다. 어쩌면 어린 시절 둘이 함께 하며 나눈 대화처럼 사랑은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라고 말했던 안생의 말처럼. 안생은 서둘러 가명과 결혼 준비를 한다. 결혼식 당일 신랑이 사라지고 없다. 안생은 놀라는 기척이 없다. 오히려 담담하다. 결혼식 전날 밤 가명과 사랑을 나눈 안생은 가명에게 자신과 결혼하지 말자고 말을 했기 때문에 가명이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안생과 같이 자유로운 자신을 만나기 위해 새로운 출발을 하는 칠월>

안생은 칠월과 같이 자유롭고 싶었다. 짧게 자른 머리 그리고 치마를 던져버리고 점퍼에 배낭을 메고는 자유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중국을 떠나기로 한다. 칠월은 안생이 그랬던 것처럼 전 세계를 다니며 인생의 참 의미를 여행 도중 느낀다.

이후 안생의 앞에 나타난 칠월. 둘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린다. 칠월의 부풀어 오른 배를 함께 안고는.

칠월은 이후 예쁜 딸을 출산하다. 안생은 칠월에게 자신과 함께 아기를 키우자고 약속한다. 그리고 매일 병원에 안생을 만나기 위해 발길을 옮긴다. 어느 날 안생은 병실에 들어서자 칠월이 사라졌음을 알게 된다. 정신없이 병원 구석구석을 뒤지고 찾지만 칠월은 보이지 않는다.


영화의 끝 부분은 글에 서술하고 싶지 않다. 호기심을 자극하려는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아니 사랑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고 싶다. 왜냐하면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저 마다 자신의 방법대로 살아간다. 하지만 때로는 신의 장난인지 아니면 자신들이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길로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린 시절 둘이 늘 말했던 것처럼 둘은 서로를 사랑했지만 어쩌면 자신을 더 사랑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영화를 딸의 추천으로 지난 여름 보게 되었다. 워낙 '주동우'라는 배우를 좋아했기에 망설임 없이 바로 시청했던 영화이다. 주동우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감독들이 선호하고 있는 배우이며, 그녀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하게 개성 넘치는 연기는 지금껏 중국 영화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새로움이라 말하고 싶다. 이 영화는 영화 첨밀밀 등을 감독한 '증국상' 감독의 영화로 Golden Horse award에서 중국 영화 사상 최초로 여우주연상 부분 공동 수상을 받기도 하였으며, 중국 및 홍콩에서 많은 상을 받은 영화이다.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는 원래 중국의 소설 <칠월과 안생>을 영화한 것이다.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과 인생을 말하는 이 영화를 눈이 소복히 쌓인 오늘 이야기하고 싶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CNb6DW7Cps


https://www.youtube.com/watch?v=PTksKi_bIUA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