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짱고책방

세상에 이렇게 사랑스러운 잡지가 있었다

<MELLOW> / 매거진

by 짱고아빠


그동안 난 꿈을 '단어'로만 생각했어. 멋진 직업이나 지위 같은 것, 이를테면 '배우'같은 것 말이야. 그런데 널 만나고 '문장'으로 된 꿈도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단다. 지금 내 꿈은 이거야. '크리미 너와 함께 좋은 집에서 건강하게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기' _ 새 삶을 안겨준 너에게(김태린) 중


세상에 이렇게 사랑스런 잡지가 있었다. 와 미쳤다를 연발하며 읽었다. 읽다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Thank you for being together'를 타이틀을 달고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이야기를 진짜 쉬지 않고 들려준다. '맞아맞아' '나도 그랬어' '어머 너 왜 이렇게 예쁘니'를 연발하고 이내 울어버릴 것만 같았다. 아니 실제로 조금 울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짱고라 부르는 고양이와 9년째 함께 살고 있다.

짱고가 우리 집에 처음 온 날을 기억한다. 빨간색 케이지에서 겁먹은 눈으로 엉금엉금 기어 나온 아기 고양이는 온 방을 킁킁거리며 다녔다. 한 시간이었나 두 시간이었나. 꼬물거리는 생명이 신기해서 눈으로 그를 따라가고 있었는데 방구석 탐사를 끝낸 솜뭉치는 이윽고 자박자박 내게 돌진했다. 그러고는 내 오른쪽 겨드랑이 아래 자리를 잡고는 이내 코를 골기 시작했다. 신뢰. 그때의 감정은 꽤 설명하기 어려웠다. 새근거리는 아이가 깰까 전전긍긍하다 나도 이내 잠이 들었다.


짱고가 범백에 걸려 일주일 동안 병원 신세를 질 때다. 회사 근처가 병원이라 점심을 김밥으로 대충 때우고 늘 병원에 갔다. 입원할 때만 해도 침을 질질 흘리며 초점 없는 눈으로 누워만 있던 녀석이 나를 보자 엉거주춤 일어섰다. 그리고 나를 향해 한 발 한 발 힘겨운 걸음을 떼더니 케이지 밖으로 할 수 있는 한 얼굴을 비벼댔다. 그릉그릉 반갑다는 소리와 함께. 눈물이 그렁그렁 한 눈으로 나만 보는 고양이와 놀아줄 시간은 30분 밖에 없었다. 회사로 복귀하려는 내 뒤통수에 대고 짱고는 잘 내지 않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냐옹 냐오오옹' 다급해지는 고양이 울음소리에 몇 번을 뒤돌아 갔는지 모르겠다. 의사선생님이 그랬다. '짱고가 살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짱고는 범백을 이겨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치고 이 정도 에피소드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함께할 때 채워지는 온기, 외로움을 순식간에 몰아내고 빈 공간을 꽉 채워주는 묵직한 신비, 절대적인 신뢰 앞에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뜬금없는 다짐. 그래 모든 사람은 고양이가 필요하다.


주변에 고양이 입양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여럿 있다. 생명을 책임진다는 부담, 얇은 지갑, 고양이 털에 대한 두려움에 입양을 망설이는 누군가에게 난 이 책을 건넬 예정이다. 고양이는 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 고양이는 힘이 세다.

그나저나 이 매거진 만들어주셔서 진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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