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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고아빠 Jun 12. 2022

아깽이 대란

#12.아깽이를 발견하면 이렇게 대해주세요

최근에 부쩍이나 '야 여기 아기 고양이가 있는데 뭐 먹여야 해? 어떻게 해야해??'라는 전화를 많이 받는다.

어쩌다 고양이 전문가 처럼 되어버려서 각종 고양이 문의를 종종 받는 편인데 이런 문의는 좀 당혹스럽다. 왜냐하면 아기 고양이의 경우 아무리 자기를 보고 운다해도 사실 그냥 두는 것이 제일 좋기 때문이다.



4,5월이 접어들면서 밤마다 고양이 울음소리에 잠을 못이룬 경험이 한번씩은 있을 것 같다. 대부분 암컷고양이들이 아이를 만들며 내는 소리인데 보통 봄/가을에 발정기가 찾아오는 탓에 이 시기에 녀석들의 활동은 최고조에 달한다.(수컷이 내는 소리는 콜링, 암컷이 내는 소리를 메이팅이라 부른다)

이 시기가 집고양이들이 가장 가출을 많이 하는 시기이기도 하니까 중성화 되지 않은 고양이들은 이 시기에 꼭 관리를 잘해줘야 한다. 온집에 오줌싸놓고 돌아다니는 것도 이 때문이다.(온집에 오줌싸는 걸 전문용어로 ‘스프레이’, 봄만 되면 기어나가려는 습성을 ‘스프링 피버’라고 부른다)


어쨌든 거사를 치른 고양이들의 뒤처리는 늘 암컷의 몫이다. 이 부분은 참 하나님도 너무하신데 어쨌든 사람이든 동물이든 엄마는 위대하다.


이러한 연유로 5~6월은 아기 고양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고양이 보호소가 꽉차고 SNS에 입양홍보가 가장 많은 시기, 이 시기를 우리는 ‘아깽이 대란’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길에서 안쓰러워 보이는 길고양이를 발견했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을까?

최초 발견자면 아무리 안쓰러워도 그냥 두는 것이 제일 좋다. 어미 고양이는 아기 고양이가 사람의 손을 탔다고 판단되는 경우 더 이상 케어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미의 판단에 새끼를 안전한 곳에 두고 먹이를 찾으러 가거나 본인이 먹으러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석에서 아기 고양이를 발견했을 경우 그 고양이는 버려진 것이 아닐 가능성도 꽤 많다. 그러니 며칠은 그냥 지켜보고 2-3일 이후에도 어미가 데리러 오지 않는다면 그 때 구조하는 것이 좋다.



*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이 아깽이들을 아이들이 발견해서 데리고(가지고) 놀다 놀이터에 그냥 버려두고 가는 경우다. 이 경우 놀이터에 방치된 아기 고양이들은 누구의 케어도 받지 못하고 그대로 무지개 다리를 건널 가능성이 100%다. 자녀들에게 혹시 길에서 아기 고양이를 보더라도 절대 만지지 않도록 주의줄 필요가 있다.


3일 이상 지켜봤는데 아기 고양이가 그 자리에 있다면 구조하는 것이 좋다. ‘구조해야 한다’가 아니라 ‘구조하는 것이 좋다’는 표현은 그 이후 구조자가 겪게될 재정적, 시간적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인도 그렇겠지만 쉬 고양이를 입양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구조는 본인이 했는데 친한 누군가에게 처리를 넘길 생각이라면 아예 구조하지 않는 게 낫다. 다른 구조자가 아이를 책임질 수도 있고, 사실 묘생은 그냥 묘생 그대로 두는 것이 옳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우리는 신이 아니고 모든 생명을 책임질 수 없다.


구조했다면 동물병원에 데려가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그것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면 몇개월령인지라도 체크한 후 월령별 고양이 먹이라도 사서 먹여야 한다. 보통 2개월령 이상은 일단 사료를 물에 불려주면 먹을 수 있다. 그런데 1개월령 이하의 꼬맹이라면 어미가 주는 것처럼 고양이 우유를 먹여야 하는데 이걸 당장 구하기 쉽지 않다.(보통 아이 고양이는 2개월정도까지 어미의 케어를 받는다. 이 시기에 모유를 끊고, 화장실처리하는 법을 배운다. 그 이후에 입양하는 것이 좋다.)


그러니 차리리 병원에 데려가 권해주는 초유를 받아 먹이는  맞다. 급여용 주사기, 쪽쪽이도 있는데 . 그냥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다. 요즘은 24시간 펫몰도 있기 때문에 급하면 그곳에서 사서 먹이는 방법도 있지만, 아기들은 아무래도 조심스러우니까 ㅠ


* 중간에도 썼지만 불쌍하다고 무턱대고 구조할 게 아니라, 이 아이가 버려진 아이인지 확인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리고 길에서 태어났으면 그 묘생을 살게 해주는 것도 나쁘진 않다. 물론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 대단한 일은 아니기에 그냥 키우는 것도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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