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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고아빠 Jul 11. 2023

기분을 빨아보자

<우리 다른 이야기 하자> / 조혜주 저

평소와 같이 정신없이 바쁘던 어느 날이었다.

회사일은 늘 여유가 없고,

취미로 시작한 인스타는 제법 입소문이 났는지

매일 같이 서평을 부탁하는 요청들이 들어오고 있다.


종이책은 들고 다니기 힘들어 주로 주말에 몰아 읽는 편인데,

최근엔 가끔 주말에 토스트를 구울 일이 생기기도 한다.


두 달여 매일 저녁을 투자하여 겨우 배운 코딩 공부,

혼자 하는 하반기 출장 준비인 영어쉐도잉도 순서를 기다리며 나를 보챈다.


그렇게 아침에 눈을 떠 이것저것 하다 보니

저녁에 잠들기 직전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내가 쓰는 글은 나조차 못 읽어줄 형편인데,

다른 글을 쓸 엄두가 나질 않았다.

인풋 없이는 아웃풋도 없을진대 이내 바닥나버린 나의 내공이 한심해지며 그래도 침대에 누워버렸다.


나 오늘 무슨 생각 하고 살았지?


언제나 대단한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일에 쫓겨 오늘을 보내고 있는 건 좀 아닌 것 같았다.


다른 이야기.

좀 다른 이야기가 필요했고,

다른 이야기 하자는 책을 집어 들었다.



기분을 빨아보자

사탕처럼 말고 돼지껍데기처럼 말고

걸레처럼

속옷처럼


을 노래하는 시를 보며 마음이 시원해졌다.

어떤 시는 단어 몇 개로 묵힌 감정들을 풀어버린다.

필요할 때 우연히 만난 글은 역시나 힘이 세다.


내가 원하는 기분을 사러 나 또한 머나먼 나라로 떠나고 싶어졌다.


쉽진 않겠지만.


*당분간 도서 협찬은 받지 않을 계획입니다.

취미를 일처럼 하니 몸도 마음도 어렵네요.

읽고 싶은 책 읽으며 어떻게 이 채널을 운영할지도 조금 더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휴 근데 협찬 안 받습니다를 이렇게 대놓고 말하다니 나 좀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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