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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고아빠 Oct 10. 2023

컨셉과 체험, 브랜드의 모든 것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 홍성태 저

생각보다 두꺼워서 놀랬던 책은 브랜드에 대한 스승과 제자의 대화 내용, 더 구체적으로는 브랜드에 대한 강의다. 브랜딩에 관한 많은 책들이 있지만, 게 중 한 권을 추천하라면 제일 위에 올려도 될 정도로 브랜딩의 A부터 Z까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리뷰하기 가장 어려운 책이 이런 책이다. 밑줄 그을 내용이 많다 보니 리뷰라기보다 책 요약이 되고 마는 글. 책 요약은 이미 다른 누군가가 잘 해놓았을 테니, 나름의 감상을 한 글자씩 적어 보려 한다.


생각보다 두꺼운 책은 브랜드를 설명하기 위해 크게 1) 브랜드의 탄생 : 이름과 의미 2) 브랜드의 체험 : 재미를 더하다 두 부분으로 나눈다. 브랜딩이 왜 필요하며, 탄생한 브랜드를 어떻게 네이밍하고, 어떤 전략으로 알릴 것이며, 어떻게 체험시킬 것인지에 대한 각론은 16개의 챕터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브랜딩에 대해 처음 접하거나 브랜딩을 알고자 한다면 이만한 책이 없을 것 같다.


다만 브랜딩, 마케팅처럼 ing가 붙은 단어는 활자로 인쇄된 책안에 멈추지 않는다. 책의 출간일이 2022년인데 우리는 이미 2024년을 바라보고 있다. 고작 2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책에 나온 많은 사례들은 이미 지나가버린 사례들이 더 많다. 덕질, 잉여 등은 이미 트렌드에서 사라진 단어다. 아! 그리고 <배민다움>의 저자여서 인지 배민 이야기가 과도하게 많이 등장하는데, 마케터들 사이에서는 이미 흔해져 버린 레퍼런스의 반복이 조금 식상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브랜딩 개론과 전략은 유효하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브랜딩을 공부할 때 생겨나는 많은 질문 중, 꽤 많은 질문들은 이 책으로 해소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브랜딩과 마케팅의 경계가 점차 희미해지고, 브랜딩에 대한 정의들이 한 곳으로 모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전문가란 사람들 사이에서 조차 브랜딩의 정의가 제각각인 점을 감안한다면 브랜드에 관한, 아니 정확하게 내 브랜드에 대한 정의와 전략은 어느 책 한 권의 도움을 받기 보다는 개인과 조직이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잡아나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의미 있었던 몇 개의 문장과 배움.



1. 브랜드가 노려야 할 궁극의 타깃은 스티브 잡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의식 있는 소수'야. 그 소수가 형성하는 파급력은 결코 작지 않아. 의식 있는 소수를 지향한다는 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일까? 바로 선망의 대상을 좇는다는 것이지.

→ 팔로워 수에 집착했던 적이 있었다.(사실 지금도 완전히 자유롭진 못하다) 그런데 누가 그랬다. 소소한 만 명의 팔로워보다, 만 명의 팔로워를 지닌 계정 100개가 나를 팔로 하는 게 더 영향력 있다고. 규모에 빠져 혹은 쓸데없는 경쟁의식에 ‘의식 있는 소수’를 놓치고 있었는데, 꽤 유효한 조언이었다. 커뮤니티가 이래서 필요하다.



2. 배달의민족 사옥 벽에 이런 글이 새겨져 있어. "평생직장 따윈 없다. 최고가 되어 떠나라!" 개인의 성장 욕구를 건드릴 때 주인의식이 생긴다는 걸 기억하렴. 각자가 자기발전을 도모하다 보면, 회사도 발전하는 것 아니겠어.

→ 옳다. 조직의 관리자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후배들을 단지 우리 조직에 맞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이 업계의 최고로 길러내는 것이다. ‘예산 팡팡 쓰면서 전국 광고를 돌리는 것보다 고객과 직접 만나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홍보매체가 되어주고 디즈니월드의 사장이 될 수 있는 것처럼 판을 깔아주는 데 집중한 게 지금의 디즈니를 만든 성공 비결’ 이라고 한다. 행여 키우면 떠날까 교육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임원과 회사에서는 예스맨이지만 블라인드에 들어서자마자 회사를 깎아내리는 조직원이 대다수라면(없을 수는 없으니) 이제 회사와 조직원의 미래는 없다. 브랜드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자신과 그 모든 구성원들이 표방하는 메시지나 컨셉대로 살아야 한다. 주인의식은 여기서 생겨난다.



3. 어떻게 보여줄까를 먼저 보지 말고 무엇을 보여줄까를 먼저 정하라. 그래야 브랜드가 나에게 뭘 말하고 있는지 소비자가 체험할 수 있다.

→ 늘 까먹고 새로 다짐하는 것. ’어떻게‘가 아니라 ’무엇‘이 더 중요하다. ’채널‘이 아니라 ’콘텐츠‘가 더 중요하다.



4. 마케터에게 반드시 필요한 능력인 결(trend)을 따라 맥 (context)을 읽고 감(feeling)으로 촉(intuition)을 갖게 되는 것은, 책으로 공부해서는 얻을 수 없는 그 무엇이야. 자네의 촉이 부족하다 느껴지면 후배들의 감을 믿어보렴

→ 어느 나이가 지나면 자연히 익숙한 것이 편해지고, 그러다 보면 트렌드에 둔감해질 수 밖에 없다. 이건 도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때가 ’라떼‘의 함정에 빠지기 가장 쉬운데 과감하게 후배들에게 운전대를 넘길 필요도 있다. 인정해야 한다. 더 이상 나는 트민남이 아니다.



5. 트렌드는 하나의 점이 아니라 흐름이야. 윈드서핑할 때 물을 타듯이 흐름을 탈 줄 알아야 해. 지금의 트렌드 이전에 무엇이 있었고, 이 트렌드 다음에 무엇이 올지 캐치해야 하지. 내가 경험한 것들을 서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야. 일반인이라면 신기하다고 구경하고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그만이지만, 마케터는 거기서 영감을 얻어야 하니까.

→ 상상하라. 브랜더는 마케터는 데이터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에 있을 새로운 물결을 상상하고 그 위에 오르기를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물론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실패도 결국 내게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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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밑줄 그은 내용들.


컨셉팅(브랜드에 의미를 붙이는 과정)을 잘하기 위한 7가지 체크포인트.

• 고객지향성(customer-orientation) : 고객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무슨 사업을 하는 걸까?

• 응축성(condensation) : 우리 브랜드의 컨셉을 어떻게 고객 마음에 심어줄 수 있을까?

• 창의성(creativity) : 우리 브랜드의 컨셉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전달하지?

• 지속성(continuity) : 어떻게 해야 세월이 흘러도 브랜드가 한결같아 보일 수 있지?

• 조합성(combination) : 우리 회사의 품목들은 포트폴리오 균형을 잘 맞추고 있는 걸까?

• 일관성(consistency) : 우리 구성원들을 어떻게 한마음으로 움직이게 하지?

• 보완성(complementary) : 우리 구성원들의 마음을 응집할 내부브랜딩이 잘되어 있을까?

• 차별성(differentiation) : 우리 제품을 어떻게 차별화된 브랜드로 인식시키지?



브랜드를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체험하도록 돕는 7가지 체크포인트

•  비본질적 요소(extrinsic elements) : 니즈를 넘어 원츠를 어떻게 자극할 수 있을까?

• 엔터테인먼트 요소(entertainment) : 어떻게 타깃 고객의 삶에 파고들 수 있을까?

• 심미적 요소(esthetics) : 어떻게 하면 디자인을 마케팅에 잘 활용할까?

• 감정 요소(emotion) : 어떻게 감성을 건드리면 고객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 공감 요소(empathy) : 우리 구성원들은 고객접점에서 공감하는 스킬을 갖추고 있는가?

• 자아 요소(ego) : 고객들에게 우리 회사를 어떤 페르소나로 인식시킬 것인가?

• 스토리 요소(episode) : 브랜드와 관련된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호감을 이끌어내지?

• 확산 요소(diffusion) : 제품이 시장에 받아들여지는 시점 중 언제 끼어들지?



미션 - 우리 기업이 세상에 존재해야 할 이유

골 - 계량적 목표

비전 - 설레게하는 미래의 꿈



아주 조그만 차이를 각 (edge)으로 만들어 커 보이게 함으로써 차별화를 이루는 것, 이게 마케터의 역할이야.



이슈 만들기는 특히 신생 브랜드나 작은 기업이 존재를 알리는 데 유용해. ① 동시대의 화두로 의제를 만들든지 (agenda setting), ② 남의 화젯거리에 편승하든지 (hitchhike marketing), ③ 노이즈를 불러일으키든지 (noise marketing), ④ 아예 남의 이슈를 가로채든지 (hijack marketing), 어떻게든 이슈 메이커가 되어야 하거든.


브랜딩이란,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설정하는 과정인 '컨셉 만들기(concepting)'와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 그 컨셉을 얼마나 잘 느끼게 해주느냐 하는 '체험시키기(experiencing)'의 두 가지라 했잖아. 이를 개념적으로 설명하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네가 실제 아이디어를 얻도록 도우려고 나름대로 애써봤는데, 어땠는지 모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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