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지구는 없다> 타일러 라쉬 저
더 이상 북극곰들의 문제가 아닌 이야기
지구의 평균온도가 1도 상승하면 북극의 얼음이 녹는 속도가 빨라져 북극곰이 멸종 위기에 놓인다고 한다. 2도가 올라가면 그린란드 전체가 녹아 마이애미, 맨해튼이 바다에 잠긱,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환자들이 수십만명으로 늘어난다. 3도가 오르면 지구의 폐 아마존이 사라진다. 4도가 오르면 높아진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뉴욕이 물에 잠긴다. 5도 이상 오르면 정글이 모두 불타고 가뭄과 홍수로 인해 지구에 인간이 거주할 공간이 얼마 남지 않는다. 이제 살아남은 모든 사람들은 생존을 위한 전쟁을 벌이게 된다. 평균 온도가 6도, 오르면 지구에 존재하는 생물의 95%가 멸종한다.(p.29)
<비정상 회담>으로 유명한 타일러 라쉬의 책이다. ‘소문난 천재가 공부를 참 열심히 했다’라는 감수자의 말처럼 책에는 지구를 생각하고 걱정하는 타일러의 진심이 책 여기저기 묻어 있다. 어릴적 교과서에서나 배운 지구온난화는(이제는 기후위기라 명명한다) 더 이상 교과서에 박제된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미세먼지와 마주하고 있으며, 동남아에서 볼 수 있다는 스콜을 마주하고 있다. 화면 너머 북극곰의 참상을 공감하느냐 아니냐에서 기후위기는 이제 나와 당신의 목줄을 쥐고 우리 코 앞까지 다가와 있다. 예전에는 그린피스 같은 NGO에서나 외쳤던 기후위기 대응에 애써 환경을 무시했던 글로벌 기업들마저 각기 다른 ESG 전략을 모색하며 참여하는 추세다. 정말로 우리는 지구의 끝을 향해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인류의 종말
책에도 나와있듯이 지구의 온도가 올라간다는 것은 곧 인류의 종말을 이야기한다. 지구의 온도는 산업혁명 이후 이미 1도가 올랐으며 가속도를 붙여 7년뒤인 2028년에는 지구의 기온이 1.5도 상승한다고 한다.(IPCC 특별보고서, 2018) 기후변화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진다는 건 단지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사라진다거나, 바다 수면이 높아져 잘 알지도 못하는 투발루 같은 나라들이 사라진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해수면 상승은 당장 인천공항을 서해 바닷속으로 밀어넣고 김포나 마포, 잠실을 수몰시킨다. 부산 해운대나 인천 송도도 마찬가지다. 이 기후 위기는 일부 마을과 도로를 물 속에 밀어넣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렇게 높아진 수면은 이내 지하수를 오염시켜 식수원을 끊어버린다. 도로와 전기 그리고 하수도가 끊긴 도시, 끔찍하지만 서울과 부산, 인천. 우리나라의 3대 도시는 기후위기가 지속된다면 향후 몇십년 이내로 도시의 기능을 잃어버릴수도 있다.(영끌로 서울 각지와 인천 송도, 부산 해운대에 투자하신 분들에게는 비극이겠지만)
노르웨이의 소녀 그리고 우리 이야기
“당신들은 자녀를 가장 사랑한다 말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
노르웨이의 소녀 툰베리가 2018년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여해 공개적으로 어른들을 질타하고 미래를 지켜달라고 애원했다. 이에 소녀는 세계 최강 미합중국과 러시아의 대통령으로부터 ‘급진적’, ‘세상이 복잡한지 모른다’는 조롱을 당했다. 지구 온난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강대국의 법과 기업들은 여전히 기후위기에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은 이 피해를 지금은 태평양의 섬나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의 국가들이 받고 있지만 아마 모든 인류가 지구의 화를 받아야 할 날도 머지 않은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도 미국과 유럽은 매년 허리케인과 이상 고온의 피해를 천문학적 단위로 입고 있지만 지구의 분노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 같다. 코에 빨대를 꽂고 고통하는 바다거북의 모습이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에 매달려 태평양을 떠도는 인류의 모습과 자꾸 오버랩 되는 건 내 비루한 상상일까.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미안해하며 이제 계속 이야기해야한다. 우리가 파괴한 것들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서. 불편하고 힘들겠지만 계속 움직여야하고 계속 귀찮아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투자자들이 기업에 ‘ESG 전략이 없인 투자도 없다’는 메세지를 분명히 하며 각 기업에 어떻게든 ESG 전략을 만들어 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보다 기업이 움직일 때 더 큰 변화가 온다는 것이 좀 서글프긴 하지만 어쨌거나 지구에는 좋은 일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지구를 누리고 살아왔다면 우리 아이들도 똑같이 이 지구를 누릴 수 있게 해줘야한다. 더 이상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을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와 당신의 내일 아침인사가 주식이나 코인이 아닌 오늘의 온도였으면 좋겠다.
두번째 지구는 없다 / 타일러 라쉬 저 / 알에이치코리아 출판 / 202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