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의 쇼 타임> 고마다 미츠오 저
뜨뜻미지근한 표정으로(정확히는 내가 이 걸 왜 읽고 있지라는 표정으로) IFC 영풍에 서서 20분 만에 책을 훓었다. 그리고 돌아와서 과연 이 책의 라이선스가 오타니에게 있는 건지 혹은 오타니가 이 책을 내는 걸 허락했는지에 대해 더 많이 찾아보았다. 과연 오타니가 이 책을 내는 것에 동의했을까? 잘은 모르지만 아닐 것 같다.
책은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를 소재로, 오타니가 어떻게 최고의 자리에 올랐나를 심층 분석한 책이다. 2015년 프리미어 12 대회에서 한국 팀을 7이닝 1안타 무실점 삼진 11개로 묶어버린 괴물투수. 이후 메이저리그로 건너가 메이저리그 초유의 투타 겸업(야구 분업이 자리 잡은 이후로 투타 겸업은 진로가 정해지지 않은 고등학교때나 가능한 이야기다)을 21세기에 제 멋대로 행하면서 10승 3할을 치는 만찢남. 야구 밖에 모르는 사람인지라 사생활 문제가 1도 없으며 실력 뿐 아니라 인성으로도 모두의 혀를 내두르게 하는, 그렇게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계약 7억 불의 사나이가 된 리빙 레전드.
사실 우리는 오타니가 유명해질 무렵 그가 그려서 실천했다는 갓생 만다라트로 될성 싶은 나무의 노력을 이미 알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만다라트를 포함하여 오타니의 삶을 열심히 열심히 책 한 권으로 풀어쓴 자기 계발서다. 오타니의 광팬이라면 그의 정보를 수집할 겸 읽어보기 괜찮을 수도 있는데, 오타니의 팬이라면 사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가 전부일지도 모르겠다.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실력과 노력 정도의 하나마나 한 얘기가 될 것 같은데, 워낙 말도 안 되는 캐릭터 아니아니 인물이라 사실 따라 살 엄두도 못 내겠는 그의 이야기가 소설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운칠기삼. 사실 나는 이 말을 믿는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지만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 이도 있고, 누가 봐도 놈팽이지만 기가 막힌 행운으로 누구보다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사실 이 운은 공평하지 않아 보이는데 (혹 누군가는 시기가 다를 뿐 누구에게나 역전의 기회는 찾아온다 말하기도 한다.) 뭐 어쩄든 그렇게 찾아오는 운을 기회로 만들어 내는 건 오롯이 자신의 몫이라고 믿는 편이다. 그렇기에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그 운을 맞이하기 위해 오늘의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오늘까지만 놀고, 오늘까지만 먹고, 오늘까지만 쉬고. 그런 것 없다. 그 기회는 당장 오늘 저녁에 찾아올지도 모른다. 이미 옆에 있음에도 모르고 있을지도.
심지어 오타니의 만다라트에는 실력을 넘어 그 운 마저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그의 의지가 보이는데, 아마 그를 최고 중에 최고의 자리로 만들어준 건 언제 어디서 맞닥뜨릴 기회도 놓치지 않을 그런 그의 철저한 자기관리였을 것이다.
따라 할 만해야 도전이라도 될 텐데 뭐 워낙에 만화 같은 캐릭터라 대단한 인간이라는 말 밖에는 더 보탤 말이 없다. 언젠가 시간이 많이 지난 후 그의 입으로 그의 인생을 돌아볼 때 나는 귀를 크게 열려 한다. 나는 오타니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를 듣고 싶다.
혹시나 갓생을 살기 위한 동기부여의 수단으로 이 책이 궁금하다면 그냥 덮으시길 추천드린다. 우리는 이렇게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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