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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고아빠 Jan 23. 2024

왜 그런 날 있잖아 그냥 막 따뜻하고 기분 좋은 날

<좋은 일이 오려고 그러나 보다> 박여름 저

제목에 이끌려 책을 집어 들었다. 좋은 일이 오려고 그러나 보다. 좋은 일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만으로 기분 좋은 제목이다 :) 물론 나쁜 일이 생겼을 때 액땜을 했다며 이 비슷한 말을 하시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아무튼.


다정하다. 책을 읽으며 자꾸만 든 생각이다. 저자는 참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쉽게 쓰인 책은 아닐 테지만 저자가 고르고 고른 단어들은 그리고 문장들은 쉽게 쉽게 읽히며 따뜻하게 독자를 감싸 안는다. 정말 좋은 사람과 볕이 잘 들어오는 따뜻한 카페에서 좋아하는 커피 한 잔 가운데 놓고 도란도란 얘기하는 느낌. 딱 그런 느낌이 들었다.

더 좋았던 건 그 좋은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이렇게 저렇게 하면 이런 실수를 하지 않을 거야 혹은 성공할거 야라며 자신의 경험을 강요하지 않는다. 나 이런 일이 있었는데 내 마음은 이래. 어떻게? 뿌잉 ㅠㅠ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읽다보면 자꾸 웃음이 큭큭 터져 나온다. 그렇게 뜯어말리는 CC를 여섯번이나 했다는 대목에서는 진짜 대놓고 웃어버렸다.

여기서도 사랑을 찾고, 여기서도 이별을 말하는. 그 모든 사랑의 경험 가운데 삶을 따뜻하게 감싸안는. 그렇게 우리 삶의 모든 경험들이 따뜻하게 기록되길 바라는 사람. 사실 어떤 이야기를 읽을 때 나는 이렇게 성공했어. 이렇게 살면 너도 성공할거야 따위의 간증을 읽느라 피곤했었는데 나는 그런 불굴의 의지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늦잠 자고 싶고, 게으름 부리고 싶고, 쇼츠에 2시간을 태우는 보통의 사람이기에, 저자의 이 경험들들 여지없이 거울처럼 내게도 존재했다. 그런데 이 모든 작은 실수들을 저자는 마치 자신의 것으로 풀어내며 ‘괜찮다’고 말해준다. 괜찮다.


지금은 좀 어렵고 힘들지라도, 이 모든 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시간, 좋은 일이 다가오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하는 사람. 그래서 그의 글이 묘한 위로가 되고 마음이 몽글해졌다.

책을 읽다 보면 이 작가는 직접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 꼭 같이 커피 한 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이가 있는데 이 책의 작가님도 꼭 그런 사람이었다. 매일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오늘도 어딘가에서 바둥거리며 살고 계실 테지. 작가님의 오늘을 응원한다. 더불어, 나의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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