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워커> 구사부라 이쿠마 저
유튜브가 가져온 가장 긍정적인 점 중 하나를 꼽으라면 평소에는 만날 수 없는(직접은 물론이고 언론이나 미디어를 통해서도) 커리어를 가진 이들이 직접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하고, 유튜브 앱을 켜는 것만으로 우리는 쉽게 이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어쩌다 보니 알고리즘이 내게 자주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가져다 주는데, 그들만의 조직문화가 꽤 흥미로웠다. 어쩌면 상명하복, 리더는 지시하고 팀원은 손발처럼 움직이는 조직에서 팀원으로 사는 것이 지긋 거려서 조금 다른 문화를 찾아다닌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실리콘 밸리의 조직문화, 구글이나 메타 같은 기업들은 어떻게 일하며 성과를 만들어 내는지, 또 이 메시지를 전해 들은 우리나라의 소위 다음 세대 기업 <네카라쿠배당토> 같은 곳은 이 문화를 어떻게 이 땅에 접목시켜 가는가가 최근의 내게 꽤 흥미로운 화두 중 하나다.
그들을 조금 더 깊게 들어가자면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철저한 개인 위주의 업무 롤을 가져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팀을 강조하는 회사들이 많다. 매니저와 팀원들과의 관계 설정부터 역할 분담에 이르기까지. 물론 그들이 생각하는 팀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팀은 꽤 큰 차이가 존재한다.
이 책을 쉽게 받아든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그들의 팀은 우리의 팀과 무엇이 다를까?
IBM과 구글의 HR 파트에서 근무한 저자는 소위 일을 잘하기 위한 혹은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는 이들의 일하는 방법을 아래와 같이 5가지로 정리한다.
1) 피드백을 선물로 받아들인다
2) 다른 사람의 개성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
3) 작은 것부터 계속 개선해 나간다.
4) 팀과 함께 성장하며 개인의 목표를 이룬다.
5) 신뢰감을 주는 행동을 한다.
이 5가지는 각 챕터의 제목이 되어 구체화 되는데 이 중에서도 그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팀과 함께 성장하며 개인의 목표를 이룬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집중한다. 일본도 그렇지만 전통적으로 유교적 사회 분위기에 기반한 우리나라 역시 팀워크를 말할 때 '적당히 분위기를 파악해 원만히 해결하는 것'을 팀워크가 좋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를 '소극적 팀워크'라 부르기도 하지만 저자는 단호하게 이것은 팀워크가 아니라고 한다. 그가 말하는 팀워크의 정리는 이렇다.
다른 누군가의 손이 되어 움직이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존재감을 무기로 다른 사람을 움직여 하나의 팀을 성과를 올리는 것.
따라서 팀워크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이들의 모임이어야 한다. 팀에 소속되었다면 모두가 능력을 가진 인재들이어야 하고(그렇게 노력해야 하고), 각자가 하나의 구성요소로 팀에 공헌해야 한다. 축구팀을 예를 들자면 11명의 구성원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대의 역량을 가지고 자신의 위치에서 책임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 공격수는 골을 넣는 능력, 수비수는 상대 공격을 저지하는 능력을 최우선을 가져야 하며, 이들은 유기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때로 키퍼와 수비수는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팀원에게 말해야 한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지하며 그럴 때마다 팀원들과의 협업을 통해 가장 멋진 결과물을 도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이 작업들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팀은 서로가 필요하다고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는 이상적인 집단이 된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 우리 꼰대들이 저지르는 진심을 담은 실수가 꼭 있다. 우리는 하나야. 우리는 서로 이해해. 그런데 개인주의에 갇힌 애들은 이런 팀워크가 얼마나 좋은지 몰라. 심지어 이를 공동체라 명명해 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저자는 분명히 말한다. 회식 같은 걸로 만들어지는 '선공후사' 따위 가스라이팅은 팀워크가 아니라고. 진짜 팀워크는 모두가 '자신의 일'을 시작할 때 만들어질 수 있다고.
저자는 어떻게 하면 이 팀워크를 가져갈 수 있는지 짧은 책을 통해 (심지어 중간중간 밑줄 까치 쳐가며) 우리게 들려준다. 새로운 팀을 구성하거나, 뭔가 다른 팀워크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참고할 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