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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고아빠 Feb 14. 2024

당신의 스크린 타임은 안녕한가요?

<도둑맞은 집중력> 요한 하리 저

우리는 더 빨리 걷고 더 빨리 말하며 더 오래 일하라고 명령하는 문화에 살며, 바로 거기서 생산성이 나온다고 생각하게끔 배웠다. (중략)  사람들 대부분은 속도를 늦추지 못하는데, 그렇게 하면 일자리와 사회적 지위를 잃을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오늘날 미국인의 56퍼센트가 1년에 단 1주일의 휴가를 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에게 집중력 개선을 위해 해야 하는 일들을 말하는 것이 그토록 쉽게 잔혹한 낙관주의로 변질되는 것이다. (p.299)


1. 지금 아이폰을 켜서 확인한 나의 스크린타임은 일일 평균 5시간 53분이다.(이것도 지난주 대비 34%나 떨어진 수치라고 한다) 조금 더 뜯어보자면 소셜미디어에 6시간 32분을 투자했고 정보 및 도서에 4시간 36분을 사용했다. 게임에 3시간 9분을 갖다 버렸으며 이하 쇼핑 및 음식, 엔터테인먼트 순이다. 일일 평균 149번의 화면을 깨웠으며 제일 먼저 사용한 앱은 블로그 64번, 다음이 45번이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인스타는 24번 페북은 12번에 그쳤다. 알람은 324번 울렸는데 팀즈가 176번, 당근이 134번이다. 카톡은 76번에 그쳤다. 


굳이 이 숫자를 보지 않더라도 최근 손목에서 울리는 이 알람이 진절머리나 워치를 벗어던진 적이 있다. 손목에 터널 증후군이 생긴다면 아마 워치 때문일 거라 말하며 예전에 처박아둔 시계를 고쳐 차고 다녔다. 하지만 단지 일주일이었다. 내 손목에는 다시 애플워치가 채워졌고, 워치의 알람에서 팀즈와 당근을 빼는 것으로 스스로 합의를 봤다. 여전히 내 당근 리스트에는 애플워치 울트라가 자리하고 있다.(비싸서 못 삼)


아마 누구의 사정도 그렇게 녹록지 못할 것 같다. 우리 모두는 하루 24시간 중 많게는 1/3, 적잡아도 1/5 이상을 스마트폰을 깨우거나 혹은 폰이 우리를 깨우는 세월을 보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소수마저 코쿤이 했다는 디지털 디톡스(요즘 이 금욕 상자가 또 불티나게 팔린단다) 같은 방법으로 개인의 자제력에 기대 해결하려 한다는 점이다. 이미 이는 개인이 막아설 수준을 넘어셨다.


2.OTT가 주범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사람들이 극장을 예전처럼 찾지 못하는 이유를 이 집중력에서 찾는 사람도 있다. 10분에서 5분, 5분에서 1분 이내의 쇼츠로 길들여진 이들에게 2시간의 러닝타임은 지옥 그 자체라고 한다. 극장 올빼미가 예전에는 비매너 중의 비매너였는데 요즘은 꽤 자주 보이는 게 이런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3.SNS의 순기능을 이야기하며 빠르고 광범위한 지식 습득을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단언한다. SNS를 통해 우리는 짧고 단순한 발언을 하며, 보는 이는 그 즉시 세상을 이해하는(척 해야) 하고, 동의하든 반대하든 좋아요나 댓글을 달 것을 강요받는다. 그런데 알고리즘에 의해 거의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글만 보이기에 반대 의견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성장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생각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것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일 뿐이다.


<도둑맞은 집중력> 제목 그대로 저자는 몰입하지 못하는 우리 시대를 14가지의 현상을 들어 조망한다. 멀티태스킹, 수면 부족, SNS, 자기 합리화(문제는 네 안에 있어), 싸고 형편없는 식단, 신체적 심리적으로 감금된 아이들 등 몰입하지 못하는 세대의 이유 뿐 아니라 잘못된 ADHD의 진단, 텍스트를 읽지 못하는 사람 등 몰입하지 못하며 발생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도 꽤나 예리하게 짚어 낸다. 그리고 이것이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현대사회에 일어난 구조적, 집단적인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개인적, 사회적 해결 방안 등을 제안한다. 


저자가 스스로 해결한 집중력의 문제를 대처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사전 약속을 통해 지나친 전환을 멈춤 

2. 나의 산만함에 반응하는 방식을 바꿈(나를 게으르게 여기보다 다른 것에 집중함). 

3.SNS를 사용하는 시간을 줄임. 

4. 생각이 배회하게 내버려둘 뿐 아니라 배회하는데 집중함. 

5. 정해진 수면시간을 지킴. 

6. 자녀나 어린 아이들의 삶에 깊이 관여함.(최대한 자유롭게 놀아줌)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방법도 아래와 같이 제시한다.


1. 감시 자본주의를 금지(SNS 등) 

2. 주 4일 제 도입 

3.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어린 시절을 되찾게 도와줌


최근 들어 계속 고민하던 주제라 꽤 많은 밑줄을 그으며 읽었고, 마음이 슬프면서 울렁거렸다. 나도 모르게 빼앗긴 내 시간이 아까워서 이기도 하지만 자꾸만 아무 생각 없이 거꾸로 가는 우리가 좀 답답해서 인지도 모르겠다. 맞다. 싸우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워치는 팔아버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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