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에서는 1시부터 3시까지 아이와 함께 있을 시간을 준다.
처음으로 아이를 받아 안았고, 쥐면 부서질까 불면 날아갈까 조심조심 방으로 돌아왔다.
방안의 침대에 자는 아이를 눕히곤 처음으로 꼼꼼하게 뜯어보았다.
이목구비가 큰 건 확실한 것 같고, 엄빠가 다 있는 쌍꺼풀이 이 녀석에겐 왜 없는 것인지
다른 애들은 분유 60g을 먹는다는데
처음 보는 이모님들에게 안겨 80g을 대차게 먹고는 트림 끄윽 하고는 더 달라고 운다는 이 상황에 대해 이야기 했다.
괜스레 아이 볼을 콕콕 찔러보기도 하고, 몇 가닥 없는 머리카락을 예쁘게 쓰다듬었다.
손수건으로 베개를 만들어 주려 했는데 왠지 거부하는 느낌이라 그건 하다 말았다.
그렇게 뜯어보기도 1-20분 더 볼 것도 없는 얼굴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새근거리는 아이의 숨소리에 맞춰서 그만 우리도 잠이 들어버렸다.
고작 10분.
둘에서 셋이 된 평화로운 시간.
여기는 남의 집이지만 머잖아 우리 집에서 고양이도 함께 딩굴거리겠지.
아이는 끝끝내 깨지 않고 두 시간 동안 가만히 잤다.
자면서도 뭘 먹고 있는지 하염없이 양볼 가득 무언가를 쩝쩝대다가 한 번씩 웃어주기도 했다.
자꾸 아빠가 된 기분이 어떻냐고 묻는데 사실 아무 생각이 없다.
그냥 아기구나. 갓난 아기구나.
많이 먹고 트림 잘하고 많이 싸는구나.
하긴 지금 기분이 뭐가 중요할까,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중요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