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우리가 잘하는 일을 세상이 모를 때

우리의 마음이 세상에 닿기까지

by 짱고아빠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아무도 모를까


사회복지사들은 참 열심히 일해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대상자에게 전화를 돌리고, 보고서를 쓰고, 회의와 프로그램 교실을 오가죠. 점심시간에도 식사보다 일 이야기가 먼저고 퇴근 전엔 내일 일정을 다시 확인합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에요. 누가 보지 않아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이 일이 소중하다는 마음 하나로 그렇게 하루를 채워갑니다. 그래서 때로는 속상해요.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아무도 모를까? 왜 아무도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예전에 자활 프로그램을 새로 시작했는데 아무리 홍보하고 기다려도 참여자가 모이지 않았어요. 내용도 좋고 준비도 충분했는데 이상하게 반응이 없었죠. 처음엔 프로그램명이 너무 생소한 탓인가 싶었고 나중엔 인근 복지관과 일정이 겹쳤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복지관을 찾은 주민 한 분이 이런 말을 하셨어요.


“아, 그런 프로그램 있었어요? 알았으면 신청했을 텐데요.”

너무 간단한 진실이었어요. 제가 말하지 않았던 거예요.

프로그램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닿지 않았던 겁니다. 홍보물은 복지관 게시판에 붙여두었고, 기관 소식지에도 실었죠. 하지만 그걸 당연히 사람들이 볼 거라는 우리의 착각이었어요. 그날 이후로 저는 홍보와 마케팅이라는 단어를 다르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매일 보는 장면을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합니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도 말하지 않으면 모릅니다. 보여주지 않으면 알 수 없고 기억시키지 않으면 잊혀집니다.



사회복지 홍보의 현실

안타까운 것은 복지현장에서 홍보는 아직도 부차적인 일로 취급 받습니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고, 평가하는 게 본업이라면, 홍보는 그 본업을 돕는 어떤 일쯤으로 치부되죠. 그래서 보통 가장 어린 직원이 담당하고 기관의 주요 예산표에서는 늘 맨 끝에 이름을 올리죠. 어떤 기관은 소식지 인쇄하는 정도의 예산만 배정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프로그램 참여율이 저조하거나 인지도 점수가 낮으면 모두 홍보 담당자 개인의 역량 부족으로 치부되는 일도 잦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사회가 조금 달라졌어요. 서류로 기관의 전문성을 증명하던 시대에서,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기관의 신뢰를 결정하는 시대로 넘어왔습니다. 그 기관을 향한 사람들의 인지도, 평판 같은 것들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먼저 말하면 어떨까요?

그래서 저는 요즘 더 자주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이 프로그램 콘텐츠의 타킷은 누구로 설정해야 할까?”

“우리가 이 정보를 전하려는 사람들은 어디에서 소식을 얻을까?”

사회복지사들은,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때로 너무 조용합니다. 겸손하라, 묵묵히 일하라는 사고가 아직도 기관을 지배하는 곳도 많죠. 하지만 이제는 누군가가 우리의 이야기를 대신해주기를 기다리기보다 우리가 먼저 말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이런 일입니다.”


사회는 이미 급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현장은 이 이야기를 먼저 말하기로 결심한 사람에게서 시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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