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에는 왜 이상한 사람이 많을까> 모니카 비트블룸 등 저
동서고금을 막론한 아주 중요한 질문이다.
왜 내 옆에는 늘 이상한 사람이 많을까? 유독 내 옆에만. 다른 사람들은 행복한 팀을 꾸리고 재밌게 일하고 잘 사는 것 같은데 딱히 죄진 것 하나 없는 나만 항상 그렇다.
예전에 누군가 그랬다. 또라이 보존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고.
어느 조직에서 또라이 하나 정도는 존재하기 마련인데, 어느 조직에 참여해 6개월이 지나고 1년이 지나도 그 또라이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와 이 조직은 원더풀한 조직이야!'가 아니라 바로 내가 그 또라이일 가능성이 높다고. 비교적 과학적인 이야기다.
책의 저자는 우리 삶 구석구석에 있는 또라이들의 유형을 열두 가지로 구분하여 이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들을 우리가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조목조목 알려준다.
소설가가 본업인 저자의 이야기는 꽤 흡입력 있다. 적절한 예화는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고, 밑줄 치고 기억해 두고 싶은 썰(혹은 이름) 들이 제법 넘쳐난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렇게 조목조목 이상한 사람들을 파헤치다 보면 문득 나도 모르게 숨어있는 내 모습이 선뜻선뜻 이상한 이들의 모습 속에 섞여 나타날 때가 있다는 것이다.
(니가 거기서 왜 나와.....)
1. 남의 업적을 가로채는 사람
이들의 마음에는 뿌리 깊은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고 본다. 이들은 사람들이 서로 도우며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모두 자기 잇속을 채우려고만 한다고 생각한다.
2. 뭐든지 아는체하는 사람
이들은 어떻게 보면 크게 나쁜 사람들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들은 다른 사람을 지적하고 싶은 게 아니라, 자신의 무지가 탄로 날까 봐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가 아무것도 아닌 형편없는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늘 우리와 구분 짓는 걸 좋아한다.
난 너희들과 다른 사람이야. 네 정말 그렇습니다.
3. 화를 잘 내는 사람
화를 잘 내는 사람은 상대방이 불안해하며 움츠러들수록 자신을 더 크게 여긴다. 나르시시즘적인 성향이 강한 이런 유의 사람들은 일단 서열을 따진다. 공격은 최선을 방어라 생각하고, 매사에 공격에 공격을 거듭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의 파트너를 보자면 화.잘.사가 건강한 자아상을 가진 파트너를 고르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고 한다.
4. 치근덕거리는 사람
괜스레 친하지도 않은 데 모든 일에 치근덕거리는 이들이 있다.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역할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점이다. 낮은 자존감일는지도 모르겠다. 있지도 않은 친밀함과 우정을 조장하려는 모든 수작은 근본적으로 불안감에 토대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5.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
진실은 그의 머릿속에 있는 자아상과 모순된다. 이때 그는 아마 자신의 자아상을 낮추기보다 현실을 끌어올리는 편을 택한 것이고 이것이 무리수와 직결되는 것 같다. 물론 이들의 말이 거짓이라는 게 들통나는 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6. 남의 성공을 시기하는 사람
이런 유의 이들의 목표는 자신의 성공이 아니라 단지 다른 사람을 깔고 자신이 우위에 설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한 경우가 많다. 이해하기 힘든 목표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이들은 가끔 이상한 사람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유의 사람들은 대개 이렇게 대화를 시작한다.
“야 내가 예전에 그랬더라면…"
7. 까다로운 척하는 사람
컨셉이 시크인 이들이 있다. 이들의 내면에는 위축된 자의식이 깔려있다. 자신은 원래 다른 큰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데 어쩌다가 이 일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원래 다재다능한 사람인데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여기에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조종하고 이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합쳐지면 옆에 두고 보기 힘든 캐릭터가 탄생한다.
8.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
이들은 늘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힘을 키우고 잘못이라고 추정되는 것을 발견하면 바로잡기 위해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그래서 이들은 늘 피곤하고, 이들을 지켜보는 이들도 함께 피곤하다.
9. 그때그때 인격이 달라지는 사람
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착각이 이런 거다. '내가 힘과 영향력이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면, 나도 그런 사람이 되는 거야' (응?)
이들은 위계질서를 세상 누구보다 강조한다. 이런 유의 사람들에게 효율, 안전, 편의는 있을지 모르나 창의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진실된 자아도 기대하기 어렵다.
10. 거저먹으려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보통 무리 내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앞서지도 않고 뒤처지지도 않고 무난히 평균치를 걷는다. 그리고 누군가 피해자가 돼야 할 상황에 그 피해자를 귀신같이 찾아낸다.
저자는 말한다. 이런 사람들을 성공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유토피아적 목표라고.
11. 불행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람
필자는 이 경우는 답이 없다고 말한다. 견디든가. 쫓아내든가.
12. 긍정을 강요하는 사람
그는 공동체의 모두를 ‘우리’라는 틀안에 가둬버린다.
‘내 의견은 네 의견이다. 나는 뭐가 중요한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의 답정너의 자세로 늘 웃는 표정을 짓는다. 이는 긍정이 아니다. 이들은 모든 일에 책임감을 느끼고 다른 사람에게도 그것을 강요한다.
열두 가지의 인간 유형을 상세히 열거하며 그들을 이해하는 방법, 그리고 그들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하지만 이 글을 읽으며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그 사람에게 이 방법을 써먹을 때 효과가 있을까를 한번 생각해 본다면 답은 'no'일 경우가 훨씬 많다.
언제나 그렇듯 책은 모든 것을 우리게 알려주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남의 눈에 들보를 보기 전에 내 눈의 티를 먼저 돌아봐라 따위의 얘기는 생략하기로 하자.
하지만 이상한 인간들을 떠올리며 문득문득 마주친 내 모습이 있다면 외면하지는 말자.
지금쯤 어딘가 이 글을 읽으며 당신을 떠올리는 누군가 있을지도 모르니.
내 옆에는 왜 이상한 사람이 많을까 / 모니카 비트블룸, 산드라, 뤼프케스 / 동양북스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