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반려인이 된다

<태수는 도련님> 도대체 저

by 짱고아빠


도대체 작가님의 첫 책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를 접하고 도대체 작가님의 팬이 되었다. 그러다 <태수는 도련님>이라는 웹툰을 연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역주행을 시작했다. 개의 이름은 <테스>를 따 <태수>다. 나훈아가 테스형을 부르기 이전에 테스라 불리는 개가 있었다니! 태수와 함께하는 작가님의 이야기와 함께, 태수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꽤 즐겁게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이야기들을 엮은 책이다.

책을 펼치면 프롤로그로 태수의 아기 강아지 시절, 예방접종 시 수의사가 넌지시 던진 말이 나온다. `태수가 없는 삶은 상상도 하지 못하게 되실 거예요`. 작가님은 훗날 이날을 추억하며 빙그레 웃는다. `정말 그렇게 되었네요` 이미 책의 본전은 뽑았다. 정말 그랬다.


반려동물은 우리에게 참 많은 이야깃거리를 가져다준다. 어지간해선 웃을 일 없던 하루도, 집에 돌아와 녀석의 얼굴을 보는 순간 사르르 풀어진다. 기다렸다고 내가 널 기다렸다고 짖어주고, 부비적 거려주는 녀석의 모든 순간이 사랑스럽고 그 사랑스러움이 잔뜩 움츠러들었단 단단한 나를 무장해제 시킨다.

동물들은 재지 않는다. 일단 좋아하는 것을 향해 달리고 본다. 사랑하지 못하는 이유를 찾는다든지, 사랑을 뒤로 미루는 일 따위는 하지 않는다. 정말이지 녀석들은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오늘을 즐긴다. 동물들은 무조건적인 신뢰를 주인에게 보낸다. 누군가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받아본 적이 언제였는지는 모르지만, 반려동물에게서 우리는 종종 절대적인 신뢰를 발견한다. 그 눈빛을 경험한 이들은 그 눈이 너무 좋아서 나도 자꾸 반려동물과 같이 있고 싶어진다.


내게도 8년 된 고양이가 있다. 아깽이 시절부터 나와 함께 삶을 버텨온, 이제는 차마 짱고없는 삶을 상상도 할 수 없는 고양이가 있다. 퇴근하면 대문 앞까지 달려와 반갑다고 드러눕고, 잘 때면 어깨 밑으로 기어들어 와 내 팔을 고이 베고, 화장실에 있으면 그 위험한 데서 얼른 나오라고 울어준다. 행여나 혼자 아파 낑낑대면 머리맡에 한참을 앉아 같이 낑낑대준다. 그 따뜻함이, 그 위로가 너무 좋아 힘들고 지친 날은 내 고양이가 자꾸만 보고 싶어진다.


아마도 이 페이지를 읽는 이들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책은 언제 읽어도 좋지만, 햇살 내리쬐는 어느 날, 삐걱대는 흔들의자에 앉아 괜찮은 커피와 함께 책을 읽고 있고 발밑 혹은 무릎에 예쁘게 앉은 내 반려동물을 상상해보라. 행복하게 골골대며 앉은 고양이와 가장 편한 얼굴로 깊이 잠든 강아지. 당신이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이 행복한 풍경을 하루빨리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나도 그랬다.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는 수백 가지의 이유가 있었지만, 이들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그들을 키울 수 없다는 그 어떤 이유와도 바꿀 수 없더라.




태수는 도련님 / 도대체 저 / 동그람이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