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마흔을 맞을 수는 없다
영포티라 입버릇처럼 2022년의 나를 정의하곤 했는데,
정부에서 우리도 만 나이로 통일을 한다고 한다.
졸지에 나는 1살이 어려졌고 마흔에서 순식간에 서른 아홉으로 내려 앉았다.
거짓말처럼 나는 두 번의 서른아홉을 맞게 되었고
지난해 정신 없이 올라선 마흔이란 숫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나이 앞의 숫자가 바뀌는 게 무슨 의미냐 했지만
선물처럼 찾아온 두 번째 서른 아홉은 왠지 이렇게 보내면 안될 것 같았다.
'이대로 마흔을 맞을수는 없어서요'
서른아홉이란 드라마에서 서른아홉을 맞은 연우진의 대사다.
그는 마흔으로 넘어가기 전 풀어야 할 인생의 숙제를 풀어내려고 한국에 왔다.
이대로 마흔을 맞을 수 없다며 미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사기캐마냥 멋질 순 없지만,
나도 마흔이 되기 전 정리해야 할 그리고 풀어내야 할 마음의 숙제들이 있을 것 같다.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얼마남지 않은 삼십대의 끝에서 그것들을 찾아 해결해 보려고 한다.
장기하가 유퀴즈에서 마흔이라는 나이에 대해 묻는 질문에
‘잘 준비해서 내 발로 걸어들어가겠다, 끌려가진 않겠다’ 고 했는데
글쎄 그 이야기가 꽤 오래 마음에 남았다.
마흔을 이대로 맞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