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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방인(1942): 정직한 범죄자

도덕적 괴물의 탄생에 사회의 책임은 없을까?

by 정가은 Mar 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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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게시물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줄거리
 혼자 사는 직장인 뫼르소는 어느 날 양로원에 모신 어머니의 부고 소식을 전해 듣는다. 그는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 슬퍼하는 대신 피곤해했다. 그리고 다음 날 우연히 마주친 전 직장 동료 마리와 교제를 시작한다. 그는 햇빛이나 열기를 받으면 졸려 한다. 나름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던 그는, 여러 우연이 겹치며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특이한 점은 이미 총알을 한 발 맞아 쓰러진 상대에게 네 발을 더 쐈다는 점이다. 공판이 진행되는 중에 뫼르소는 더운 날씨 탓인지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다. 변호사는 법정에서 그의 발언을 제지한다. 그가 너무 정직하여, 스스로를 불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결국 뫼르소는 참수형을 선고받는다. 그는 항소하거나 탈옥하지 않고, 형벌을 받아들인다.

2. 파고들기
 뫼르소는 자주 '그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여기서 '그런 것'이란 사랑, 우정, 죽음 등 대부분의 사람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그는 사랑 없이 결혼하려 하고, 어머니의 장례식에서도 자고 싶다는 생각만 한다. 자신을 '육체적 욕구 때문에 종종 감정이 교란되기도 하는 기질을 가진 사람'으로 묘사할 만큼 말초적인 자극에 약하다. 뫼르소가 중요하다고 말한 두 가지는 기소, 참수형의 집행이다. 특히 참수형의 집행에 큰 흥미(아마 원초적인 자극)를 느끼며, 그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고 한다. 필자는 이와 관련하여 주인공이 이미 죽은 사람에게 총을 네 발이나 더 쐈던 이유가 사람이 죽는 일에 쾌감을 느끼기 때문일 수 있겠다고 추측한다.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뫼르소는 자신이 배제된 자신의 공판에 참석한다. 검사는 뫼르소의 도덕성을 판단한다는 명목으로 어머니의 사망에 그가 보인 태도를 거론한다. 그는 어머니를 애도하지 않았다. 뫼르소는 우발적으로 살인한 일을 후회한다고 말하지 않았고, 실제로도 후회하지 않는다. 검사는 모든 질문에 솔직하게 답변한 그를 두고 '도덕적 괴물'이라고 한다. 재판에 방관하다시피 참여하던 뫼르소는, 사전에 계획한 대로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가 된다.

3. 질문
 이 책은 뫼르소와 어머니가 함께 살았을 적 둘의 관계에 대해 자세히 알려 주지 않는다. 어린 시절을 거의 보여 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건강한 애착을 형성했는지, 학대를 당했는지, 그저 그런 가정에서 자랐는지 알기 어렵다. 가정에서 학대 혹은 방임을 당했던 사람이 부모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 것과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사람이 그렇게 하는 것은 다르다. 독자는 뫼르소가 살인자가 되는 과정은 보았지만, 무심함과 정직성을 갖추게 된 배경은 알지 못한다. 사랑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건강한 성장 배경을 가졌을 것이라고 확언하기는 어렵다. 뫼르소의 삶을 일부만 아는 우리는 그가 죽음으로써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도 될까? 이른바 정직한 도덕적 괴물의 탄생에 주변인 국가의 책임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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