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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도가와 J Jun 03. 2020

이방인의 도전기

K본부의 “미녀들의 수다”. J본부의 “비정상회담”, M본부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한국시청자를 사로잡은 인기방송이다. 이방인의 시각에서 한국을 거침없이 얘기하고, 자국의 문화와 비교하면서 서로 소통해나가는 내용이다. 때로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으로 시청자로부터 몰매를 맞곤 하지만, 현재는 한국방송에서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친구다.


2019년 K본부의 “차도삼국지”라는 취재를 맡았다. 한국, 일본, 중국 세나라의 茶Tea에 대한 다큐다. 교토에서 활동하는 티아스상은 일본인이 아니고 벨기에출신이다. 10대때부터 일본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우연히 접한 차에 꽃혀 지금은 어젓한 차스페셜리스트가 되었다.


차문화는 종합예술이다. 단순히 차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고 해서 될순 없다. 그 나라의 역사, 차를 담는 그릇, 일본차실의 공간연출, 그림, 글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해야한다. 자국사람도 힘들다고하는 차전문가에 도전장을 내민 이방인 티아스상. 교토에서 차를 비즈니스로 다루는 사람들 중에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일본인이 보지 못한 또다른 차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그의 능력을 높게 평가한다.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이방인의 신감각이 더해져 일본의 차문화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더 주목받으며 발전하고 있다.



일본광고에 칠기장인으로 등장한 로스 스잔, 그녀는 영국출신이다. 런던미술관에서 개최된 에도시대 전시물 중, 일본 이시카와현 북부지방 와지마칠기의 아름다움에 꽃혀 일본으로 왔다. 일본에서 석달정도 배워서 영국으로 복귀할 생각이였으나, 선생님을 찾는데 무려 5년 걸렸다고 한다. 아직도 득도하지 못했다며 29년째 와지마에서 칠기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와지마칠기는 분업이 기본인데, 그녀는 모든 과정을 혼자서 한다고 한다. 전과정을 마스터해서 영국으로 돌아갈려고 하는데 아직 부족해서 돌아갈수 없다고 한다. 옛말에 벼는 익으면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다. 그녀는 정말 와지마칠기를 사랑하고 있는 것 같다. 와지마칠기에 대한 그녀의 철학이 듣고 싶어졌다.



일본 미야자키현 타키치호에 있는 쇼우넨지에서 여승려로 대활약중인 빅토리아상. 우연의 일치지만 그녀도 영국출신으로 대학에서 언어학과 여성학을 전공했다. 해외에서 영어교사로 일하고 싶어서 1992년 문부과학성의 외국어지도조수로 일본에 와서 현재의 남편을 만났다. 결혼생활은 그리 순탄지 않았다고 한다. 결혼 8년째, 남편이 암으로 죽을고비를 맞았다. 만약 그가 죽는다면, 본인이 대신해서 이절의 주지가 되고자 마음먹고 남편을 간병하며, 죽을동살동 공부하여 승려자격을 취득했다. 3년동안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남편은 건강을 되찾았고, 지금은 부부가 함께 불교의 가르침을 500여명의 신도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이 지역의 주민들은 그녀의 집념을 높이 평가하고 응원한다. 불교를 중심으로 마을살리기에도 노력중인 그녀는 매일매일 바쁘다.  



난 한국과 일본에서 교양프로그램을 많이 다루다보니, 예능적 감각이 많이 부족하다. 외국인이 출연하는 한국방송은 예능이 많은 편이다. 위 사례를 참고하여, 한국에서 활약하는 이방인을 찾아서, 그들의 눈에 비친 한국문화의 장단점, 좌충우돌한 경험, 그리고 정말 자국민도 하기 힘든 부분에 도전하여 한국문화의 가치를 빛내고 있는 그들의 삶을 다큐로 담아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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