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K본부 <생로병사의 비밀> "1인가구의 건강" 취재로 알게된 건강경영(健康経営), 알면 알수록 참 매력적이다. 일본에선 2009년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작되었지만,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게 된 것은 경제산업성과 도쿄증권거래소가 공동으로 직원의 건강관리를 기업의 경영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고 전략적으로 임하고 있는 기업을 "건강경영우수기업"으로 표창하는 인증제도를 만든 2014년부터다.
직원의 건강관리를 경영과제로 파악하여 직원의 건강유지와 증진을 더불어, 기업의 생산성 저하를 방지하고 수익성 향상에 연결되는 경영자와 직원이 서로 윈윈할수 있는 있는 경영기법이다. 건겅경영의 시작은 미국이다. 1992년 출판된 “The Healthy Company”의 저자인 경영학과 심리학전문가인 로버트 H 로젠(Robert H. Rosen)이 제창했다고 한다. 미국은 공적의료보험이 없기 때문에 상승하는 직원의 의료비 부담으로 경영의 근간을 위협하는 사태로 1990년대부터 확산되었다고 한다.
일본에서 건강경영이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우선, 버블경제 후 일본의 장기침체로인해 기업이 인적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의 노동환경(노동착취기업 증가, 장시간근로와 비정규직 등)이 악화됨에 따라 자살 또는 산업재해가 늘어났다. 이건 모두에게 손해라는 것을 절실하게 인지하면서 직원에 대한 건강경영이 주목 받게 되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산업재해발생상황의 추이를 보면, 사망자가 2015년 기준으로 1,000명 미만으로 줄어들었지만, 4일이상 업무를 보지 못하고 쉬어야하는 사상자수는 증가했다. 현재 인력난 속에서 인재 확보에 고민이 많은 기업들에게는 산업재해는 앞으로도 피할수 없는 문제이고, 장시간 노동과 직장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노동부하가 증가하여 직원들의 정신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둘째, 일본의 고령화는 사회보장비인 의료비와 개호보험급부의 확대가 일본재정을 심각하게 압박(2017년 기준, 120조 초과)하고있다.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인구의 감소는 경제활동의 침체로 이어져 결국 사회보장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사회적 구조로 바뀌기 때문이다. 또한 전국건강보험조합의 적자가 매년 4,000억엔(현환율로 4조 4천억원이상, 2014년기준)이상 발생하고 있다. 이는 기업경영에 큰 부담이기에 직원의 건강증진은 단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2014년 6월 25일 공포된 <노동안전위생법>의 일부를 개정하여 직원50명이상의 기업은 산업전문의 배치와 스트레스 검사제도를 의무화해야한다. 산업전문의는 직원의 건강유지활동(건강검진지도와 장시간 노동자의 면접지도)뿐만 아니라, 건강의 유해환경이 발견되면 경영진에 환경개선과 재발방지노력을 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경제산업성과 도쿄증권거래소는 공동으로 건강경영종목을 만들어 건강경영우수기업을 선정, 인증제도를 신설했다.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이 건강관리등급을 대출제도 이외에 직원의 건강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우수한 기업에 우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현재 건강경영우수기업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22사에서 40사로), 기업뿐 아니라 일본의 지자체도 건강경영에 관심을 가지고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의료기기의 제조와 판매분야 1위인 테루모회사는 일본상장기업 3,600개사 중 6년 연속 건강경영우수업체로 선정되었다. 이 업체는 2016년 사내 전면 흡연금지를 시작으로, 금연외래진찰이나 금연보조제 구입시 비용을 보조한다 그 결과, 매년 1%씩 흡연율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건강측정기(체중계 등)만드는 업체로 유명한 타니타기업도 유명하다. 복부비만사원제로라는 목표를 세워 2주에 한번씩 체중과 체지방율, 근육량을 측정하여 데이터화한다. 또한 사원들에게 만보기를 배포하여 각자 매일 보행데이터를 데이터화하여 개인의 건강관리를 자동으로 그래프화 시킨다. 구내식당에서는 건강식을 제공한다. 500칼로리에 염분 3g이하로 억제하고, 채소는 140-250g을 섭취하도록 권장한다. 그 결과 직원의 의료비가 10%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코니카미놀타업체는 더 철저하다. 인사부서에 건강관리전문부서를 두고 건강보험조합과 함께 통합운영한다. 직원이 자신의 건강상태를 파악할수 있도록 검진데이터에서 산출된 미래의 질병위험을 수치로 제시하고 생활습관개선을 시킨다. 수면개선세미나, 체중감량캠페인, 혈관나이, 골밀도 등 연간 50회 이상의 건강이벤트를 실시한다고 한다.
기업뿐만 아니라 지자체도 발벗고 나섰다. 니가타현미츠케시의 <건강만들기정책>, 홋카이도 이와미자와시의 <건강관리도시선언>, 요코하마시의 <요코하마건강경영인증> 등 곳곳에서 실시하고 있다. 그 중 미츠케시는 건강데이터 활용을 잘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주민들 상대로 건강조사한 결과, 근력저하의 사람 비율이 높았다고 한다. 행정이 증상개선을 위해 헬스장을 시내 17곳에 설치하여 지역주민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했다. 그 결과, 운동을 열심히 한 주민의 의료비가 그렇지 않은 주민에 비해 연간 10만엔이상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앞으로 웰빙, 건강수명, 워라벨 등 건강복지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다. 기업도 사원도 모두 윈윈해야하고, 지자체도 시민들도 모두 윈윈해야한다. 2020년 코로나19가 창궐하여 전세계가 패닉상태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이 시작되었다. 현재 한국에서의 건강경영은 걸음마 단계라고 한다. 앞으로 한국사회에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건강경영>에 주목하고, 기획해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