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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도가와 J Jun 30. 2020

로드킬 VS 야생동물 VS 동물원

인류의 편의를 위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그곳에 살던 야생동물은 새로운 보금자리와 먹이를 찾아 길을 떠난다. 그 과정 속에 인류의 문명이 만들어낸 교통수단에 의해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다. 대한민국에서 매년 2,000여마리의 야생동물(멧돼지, 고라니, 뱀, 멸종위기종 삵, 수달 등)이 로드킬로 세상을 떠난다고 한다. 이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에서도 2016년 기준으로 에코로드 같은 유도울타리가 2000KM, 생태통로가 164곳이 설치되어있지만, 사고율은 크게 변화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과 함께 공생할순 없을까?


나도 로드킬을 경험한적이 있다. 2019년 K본부의 고양이 취재때다.  장소가 정확히 기억나질 않는데, 후쿠이현에서 나고야로 이동할때인 것 같다. 달리는 자동차에서 “푸지직” “푸지직”같은 소리가 들렸다, 자세히 살펴보니 해안가 도로를 가로지르는 꽃게무리였다. 수많은 꽃게를 피하면서 운전할수도 없고 참 난감했다. 이때 예전에 방문했던 오키나와현의 장수마을 오오기미무라의 정책이 생각이 났다.  


일본도 에코로드(친환경도로)라고 하여 야생동물과 더불어 살수 있는 생태계를 예전부터 조성해왔다. 친환경도로는 도로 건설시 자연환경에 피해를 최대한 줄이고 도로공간을 이용하여 친환경 공간을 창출한다.  그 예로, 야마가타자동차도로는 원래 산자락 중간을 가로지르는 직선도로를 건설할 예정이였으나, 계곡쪽으로 노선을 변화시켜 자연환경이 풍부한 지역을 보전했다.


홋카이도의 경우, 습지식물인 물파초 생육을 보전하기 위해 습지에 교량을 설치했다. 긴 다리기 때문에 중간에 교각을 세울  계획이였지만, 물파초 생육환경에 피해가 일어날 것을 고려하여 교각을 세우지 않는 구조로 건설했다. 사슴이 많아  아웃점프라는 토양의 대를 설치하고 만일 출입방지벽을 뛰어 넘어 고속도로 부근에 침입하여도 쉽게 돌아갈수 있는 탈출 지원책을 마련했다.  



 오키나와현의 장수촌인 오오기미무라의 정책은 한눈에 봐도 종합선물꾸러미 같다.


1981년 신종으로 발견된, "흰눈썸뜸부기". 오키나와 북부에만 서식하는데, 이 새는 날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어미새가 먹이를 찾아 동분서주하다  교통사고로 많은 개체수가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고양이나 야생동물에 의해서도 피해를 입는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흰눈썸뜸부기가 잘 타나나는 도로에 진입방지책으로 울타리를 만들고 도로 아래에 횡단도로도 만들어 줬다.



이곳은  オカガニ(오카가니, 한국어로?)와 イワガニ(바위게,Grapsoidea)가 많이 서식한다. 5월하순부터 10월 산란시기에 교통사고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터널을 만들고 횡단수로를 만들었다.  바다로 돌아갈 때 무사히 돌아갈수 있도록  경사지게 만들고   에코패널도 설치했다.  방파제는 참게가 집게로 집을수가 없어서  그물을 설치해 쉽게 올라갈수 있도록 해놓았다.  



지방 작은 동물원의 기발한 발상             

야생동물은 로드킬 말도고 생태계 변화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 일본 지비에(Gibier, 지비에는 일본식 발음)진흥협회에 따르면, 2010년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액이 연간 239억엔(현환율로 2,700억원)을 정점으로, 전국적으로 포획체제강화되어 매년 조금씩 줄어들어 2018년에는 158억엔까지 떨어졌다. 전체의 70%가 사슴, 맷돼지, 원숭이에 의한 피해라고한다. 포획된 조수(鳥獣새나 짐승)의 대부분이 매립 또는 소각된다고 한다(이건 한국도 거의 비슷한 실정일 것이다). 일본은 2008년 “조수에 의한 농림수산업 등에 관한 피해 방지를 위한 특별조치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후, 야생동물(지비에, 일본식 발음)의 소비확대가 이뤄지고 있고 지역의 활성화 정책으로도 활용된다고 한다. Gibier 프랑스어로, 사냥을 통해 음식재료로 포획된 야생조수를 말한다.


야생동물이 인간이 즐기는 먹거리가 아닌, 후쿠오카현의 오무타시 동물원에서는 효자노릇을 한다. 동물원의 사육환경풍부화(Environmental Enrichment)로, 동물 복지와 행복한 삶을 목표로 하기 위해 먹이로 사용된다고 한다. 2019년 후쿠오카현 오무타시동물원은 “사육환경풍부화”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기본적으로 동물원에서는 닭이나 말고기의 근육덩어리에 보충제를 섞어서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기 때문에 그들의 영양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하지만 본래 살던 야생의 자연환경이 아니다보니, 야생상태의 행동은 전혀볼수 없고 심리적 신체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이 동물원은 대학교와 콜라보하여 매년 100만마리 이상 포획되고 버려지는 야생동물을 도살장에서 잘 세척(감염 확률이 높은 내장과 머리를 제거)하고 저온가열(63도에서 30분이상 가열하는데, 저온가열하는 이유는 75도를 넘기면 단백질이 변성되고 모피가 벗겨진다고 한다)을 해서 맹수인 사자나 호랑이의 먹이로 활용한다고 한다. 사자와 호랑이들은 이 먹이에 흥분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없었던 행동(먹이를 낚아채거나, 점프를 해서 물거나, 빨리 먹지 않고, 먹이를 입에 물어 여기저기 움직이고, 핥기도하고 뼈까지 다 먹는)을 보여줬다고 한다. 동물의 복지관점에서 볼 때, 섭취시간이 증가하고 행동의 레퍼토리도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 주목할 부분이라고 했다. 현재는 일본 전역에 있는 동물원에서도 오무타시동물원의 사례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하며, 동물원이 사람과 동물의 공생을 생각하는 장소로 거듭나고자 하는 그들의 작은 움직임이 대단하다.


로드킬을 테마로 프로그램을 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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