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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도가와 J Jul 20. 2020

제작지원사업은 엑스터시다

2011년 일본정부관광국의 제작지원과 2013년 큐슈올레의 지자체제작지원은 나에게 엑스터시 같은 존재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재다보니 조심스럽고 망설인다. 한번 저지르고 바르게 사용하면 천국같은 달콤함이 있다. 반면에 방법을 알기시작하고 욕심이 과하다보면 사고가 발생하고 결국 지옥으로 떨어질수 있기 때문이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발생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극감했다. 이때 관광활성화 정책으로 일본정부관광국의 제작지원사업을 실적도 없는 내가 예산을 따냈다. 꿈만 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 뒤로 일본정부에서 시행하는 제작지원사업구조를 자세히 살피고, 더 많은 실적을 만들고자 동분서주했다. 2013년 그 기회가 찾아왔고, 힐링로드 큐슈올레 여행프로그램으로 오이타현과 카고시마현 그리고 사가현과 관계를 맺을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나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제작지원사업은 항상 설레이고 짜릿하다.



제작지원은 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 취재로 만난 담당자들에게 안부를 묻고, 그 지역의 상황을 고려하여 관심가질만한 정보를 자주 공유하다보면 그들이 마음의 문을 열어준다.


2015년 E본부 리얼극장, 배우 박상민편을 제작 중인 선배가 일본 지자체로부터 제작지원을 받을수 있는지 물었다. 기획서를 살펴보니 장애가 있으신 어머님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였다. 난 일반인말고 장애가 있으신 가족분들에게 충분히 어필할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서로 윈윈했던 사가현과  큐슈올레 시즌2로 한번 물먹었던 나가사키현에서 한턱 거하게 쏘았다. 어머니를 위한 복지택시(휠체어를 탄 상태로 차를 타거나, 힘들때 침대에 누울수 있는 차량)를 선보이고, 휠체어로 편안하게 다닐수 있는 식당과 숙박시설, 그리고 관광지를 보여주면서 최대한 지역소개가 될수있도록 장치를 했다. 그 결과 시청률도 제법 잘 나왔고, 서로 관계가 돈독해졌다.



한국과 일본을 잇는 저가항공이 증가하면서 큐슈지방의 한국관광객이 증가했다. 이를 놓치지 않고 나가사키현이 2017년 또 일을 벌렸다. 나가사키현을 종합적으로 소개할수 있는 여행지침서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했다. 외주제작사를 불러서는 답이 안나오는 예산이여서 지역M본부에 직접 요청했다. 선배님은 두말하지 않고, 내 얼굴을 세워주셨고 10분 분량 3편을 제작하는 조건이였으나, 내용이 재미나서 4편을 만들어주셨다. 나가사키현 담당자는 입이 찢어졌고, 실적이 반영되어 1년 더 한국담당을 맡게되었다. 서로 좋은 파트너가 된 셈이다.



방송사도 타지역 M본부에 재방송을 틀정도로 인기가 좋아 기회가 있으면 한번 더 제작하고 싶어했다. 2018년 니가타현에서 입질이 왔다. 그 담당자는 종편채널 CH본부 그들처럼 먹어라 취재때 만난 니가타시 관광과 K상이였다. 사케로 잘 알려진 동네이지만, 항공편이 인천 밖에 없어서 한국의 남부지방 관광객을 끌어모을수 있는 홍보장치가 필요했다. 나리타공항으로 입국해 신칸센을 타고 니가타현을 제대로 즐길수 있는 여행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였다. 니가타시는 저비용으로 한국매체에 니가타현을 홍보하고, 방송사측은 경쟁력있는 컨텐츠 확보와 지역방송사의 구조적문제인 해외제작경험이 없는 젊은 피디를 교육할 기회로 활용할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난 제작지원의 실적을 쌓고 또 다른 지자체에 문을 두드릴수 있는 자료가 늘어나서 행복했다.



하지만 제작지원은 매번 성공하지 않는다. 10번이상해서 한번 될까 말까다. 시기와 예산도 맞아야하고, 한일관계도 좋아야하고, 서로 조율해야할 것들이 많다. 복권처럼 당첨될지 안될지 모르기에 제작지원은 설레이고, 내가 두 다리를 이어주는 중간자 입장에서 기획한 것이 제작지원될때는 참 짜릿하다. 이 맛을 잊지 못해 떨어져도 오뚜기처럼 계속 도전하는 것 같다.


코로나로 전세계가 비상이다. 당분간 해외여행은 쉽지 않아보인다. 코로나가 종식되는 순간 제작지원사업이 봇물터지지 하지 않을까 싶다. 미리미리 기획하고, 선점한다면 새로운 돌파구가 생길 것이다. 어디부터 전화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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