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일본의 행정구역 47토도후현을 정복했다. 회사를 설립하고 10년만에 이룬 성과다. 전문여행가나 일본전역을 다녀야하는 업무가 아니고서는 일본인조차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10년간의 자료를 정리하면서, 문득 뇌리를 스치는 것이 바로 일본매체가 한국취재팀을 촬영하러 온 역취재다.
일본의 수도인 도쿄에서 진행되는 취재는 일본매체가 워낙 다뤄야하는 국내뉴스가 많아서 그런지 일본미디어가 한국취재팀을 역취재하는 사례가 없었지만, 지역으로 갈수록 달랐다. 취재처가 지자체일 경우, 담당부서 또는 홍보실에서 지역매체에 한국취재팀의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고, 개인이나 단체일 경우는 지역매체와 끈끈한 관계가 있으냐에 따라 좌우된다. 때론 내가 의도적으로 준비하는 경우도 있었다.
10년간 300여편의 프로그램을 담당하면서 역취재는 대략 15편정도 된다. K본부의 <고속철도와 지역경제>라는 주제로 호쿠리쿠신칸센 개통으로 엄청난 혜택을 본 카나자와를 방문했다. 전문가인터뷰는 츄니치신문호쿠리쿠본사의 논설위원인 야마모토상에게 부탁했다. 그는 나의 지인이자 이 지역의 터줏대감이다. 그는 재치있게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이 카나자와에 취재온 것을 놓치지 않고 지역뉴스로 대문짝만하게 보도되었다.
G본부의 <인형극>, K본부의 <인삼>과 <메밀> 그리고 <로컬푸드> 등 다수의 프로그램 제작에 나가노현의 우에다시(長野県の上田市) 시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줬다. 그들도 나의 지인이자 든든한 후원자들이다. 한국에서 우에다시를 검색하면, 거의 자료가 나오질 않는다. 그래서 난 방송취재로 그곳을 널리 알리고 싶었고, 그들은 제대로된 취재가 될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다. 때로는 뒷풀이까지 거창하게 열어주셨다. 취재때마다 지역매체들의 역취재가 있었는데, 그 내용들은 그들의 정치활동에도 도움이 되었다. 듣는 소문에 의하면, 한국미디어 제작지원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지역대학의 대학생들 교류사업을 진행하여 지역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M본부의 <수은중독>취재와 한국의 모지자체가 일본의 키타큐슈시(北九州市)를 방문했을땐, 내가 일본측 담당자에게 의도적으로 제안했다. 수은중독에 관한 시민활동을 하는 이 지역의 쇼시샤는 그들을 지원해주는 회원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고, 지역매체를 통해 그들의 활동을 지역주민들에게 환기시킬수 있는 절호의 기호였다. 지자체교류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다. 국민이 피땀흘려 낸 세금으로 온 출장이기에 회유성이 아닌, 업무를 제대로 하고 돌아왔다는 소중한 자료가 된다. 그들은 행운을 잡은 것이고, 난 실력발휘하여 주가를 올렸다.
CA본부의 <게르마늄>취재는 잊을수 없다. 지금까지 역취재 중의 최고봉이였다. 코우치현에 있는 신문사 2팀과 방송사 3팀이 몰려왔다. 이 지역에서 게르마늄 관련 사업을 하시는 분으로 한국취재팀의 출연자이기도 했는데 그의 네트워크는 실로 엄청났었다. 일본의 가장 작은섬 시코쿠 중에서도 인구가 가장 적고 낙후된 곳이다보니 해외취재는 그들에게는 취재꺼리로 안성맞춤이였고, 출연자는 자신의 사업에 도움이 되고자 취재협조를 요청한 것 같았다. 살짝 사짜냄새가 났지만 취재는 그의 도움으로 잘 마쳤다.
역취재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코디입장에서는 한국취재팀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이라면 누이좋고 매부좋은 일이다. 코디는 지역매체와 관계를 맺을수 있고, 취재팀은 해외미디어에 소개된 자료가 추억거리로, 지자체와 업체들은 업무홍보수단으로 널리 활용할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수 있다. 수동적인것보다 능동적인 것에 힘을 쏟아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올하반기부턴 내가 적극적으로 일본매체 활용하여 전국 네트워크를 확대해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