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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도가와 J Jan 07. 2021

독도 때문에 울고 웃다

매년 독도프로그램의 제작에 참여함에도 불구하고, 신기할정도로 취재거리가 계속 나오 는걸보면 한분야에 전문가가 된다는건 참 쉬운일이 아니라는걸 절실히 느낀다. 한국과 일본에서 끊임없이 연구에 몰두하는 제작진들과 연구자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머리가 숙여지지만, 간혹 말도안되는 것가지고 딴지거는 일본의 수구꼴통들을 보면 역겁다.


하루는 일본측 독도연구자를 섭외하고자 시마네현에 있는 모대학교수에게 전화를 돌렸지만 부재중이였다. 난 간단히 취재의향정도 묻는 내용으로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메일로 보냈다. 그로부터 돌아온 1차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우선 얘기하고 싶은건, 일본어에서 일반적으로 선생님(先生様)이라고 사용하지 않아요. 당신은 이중존칭을 사용하고 있네요. 상대방에 대한 실례라고 생각하며, 일본어공부를 제대로 하시는게 어떤지요? 취재요청에 대해선 사절입니다. 한국사회에서는 멜로 보내는 것이 상식일지 모르겠지만, 일방적인 메일로 취재요청하는 것은 실례지요. 독도문제를 학술적인 입장에서 연구를 해오고 있지만, 한국미디어의 프로그램을 보면 모두 거짓말이고 비정상적인 취재밖에 없더군요. 이런 거짓말을 얘기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자유지만, 이런것이 한국내 에서만 받아들여질뿐 국제사회에서는 먹힐리가 없죠. 마지막으로 저는 지리학적입 장에서 독도문제를 연구하고 있으나, 재일교포를 시작으로 제 연구와는 별개로 비방만 받았어요. 나의 논리를 받아들이지않고 욕설꺼리로만 취급했지요. 독도문제에 관여하 기전까진, 저도 한국을 많이 좋아했는데 다시는 한국인과 관계를 하고 싶지 않아요. 시마네현에서 한국취재를 받은 많은 사람들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다시는 취재에 응하고 싶지 않다고 얘기를 해요. 당신은 이런 얘기를 듣고도 부끄럽지 않나요? 이런 메일을 받는 자체가 기분이 나쁘니, 다시는 메일을 보내지 마세요. 예전에 한국취재에 응한 도쿄의 지인이 동의도 하지 않았는데, 음성을 녹음하여 방송에 사용한적이 있어요. 한국국내에서는 이런 방법이 일반적인지 모르겠지만, 전 이해할수가 없어요. 혹시나 이런 행위를 한다면 법적조치를 취할겁니다. 그럼.


이 메일을 받는 순간, 정말 꼬일때로 꼬여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내용을 모두 반박하고 싶었다. 일본어는 틀릴수도 있다. 이중존칭이 메일 내용을 파악하는데 방해되는 요소가 아니다. 이런것을 상대방을 비하하듯 일본어공부를 제대로 공부하라고 얘기한다는 것이 더 결례가 아닌가. 또한 현대비즈니스에서 메일이 왜 있나? 전화가 안될 경우, 소통할수 있는 하나의 수단인데 아무런 얘기없이 취재의향을 물어보는 메일을 일방적으로 보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시대에 동떨어진게 아닌가. 그것이 싫다면 학교에 요청하여 홈페이지에서 메일주소를 내리면 될일이다. 영토문제는 각나라마다 주장이 다르다. 각기 다른 주장을 듣기위해서 취재를 하는건데,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이지 않기때문에 한국미디어의 내용이 모두 날조라고 하는것과 할생각도 없는 행위를 혼자 설레발쳐 법적조치를 하겠다는 내용을 보면서 그는 피해망상가가 아닌가 싶었다. 난 최소한 방어를 하고 싶어 그에게 마지막으로 메일을 보냈다.


신세를 지겠습니다.

보내주신 메일 잘 받았습니다.

일본어에 대한 지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중존칭에 대해선 한국정서가 묻어서 나온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주시길 바랍니다.

학교와 연구실에 전화를 돌려 부재중이여서,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취재의향을 묻고자 메일을 보냈습니다. 이것이 일본사회에서 왜 실례인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일본대학교수들에게 부재중일때 메일을 보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000선생의 답장을 보면, 지인의 사례를 가지고 모든 한국미디어가 나쁜 방법으로 취재하고 내용이 모두 날조이자 거짓말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바쁘신와중에 의견주셔서 고맙습니다. 말씀하신데로 다시는 연락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럼.


그로부터 답장이 바로왔다. 마찬가지로 어이가 없고 일방적이였다.


메일을 제대로 읽었는지요?

제가 다시는 메일을 하지말라고 부탁했고, 취재도 거절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내 얘기를 이해할수 없다며 항의같은 설교를 했습니다.

일본사회에서는 있을수 없는 일이에요. 정말 나를 인터뷰를 하고 싶은가요?

인터뷰하기전에 상대방을 화나게하는건 일본에서 있을수가 없고, 이런 고압적인 태도로 대하는 언론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한국의 방식과 가치관을 일방적으로 떠넘기는 것은 저로서는 이해가 안됩니다. 당신이 하는 것이 비상식적이고 실례라고 생각이 안드나요. 이런 고압적인 태도 부끄럽지 않나요? 왜 제가 당신과 방송사측의 얘기를 들어야하나요. 난 그런 의무가 없습니다. 내 주장이 궁금하면 논문을 적고 있으니 그것을 참고하세요. 당신은 사회인으로서 매너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판단되며, 향후 전화나 메일 일절 답변하지 않을겁니다.

그와 주고 받은 내용은 이것으로 끝났다.


한일취재를 하면서 이런 똘아이 같은 사람은 처음이라 멘붕에 빠졌다.

분을 삭히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아내(일본인)가 말을 걸었다.


아내: 뭔일 있어?

나: 별일아닌데, 취재건으로 모교수랑 주고받은 멜인데 어처구니가 없어서..

아내: 어떤 내용인데? 보여줘봐.

나: 여기 4개의 메일이야.

아내: 선생님이라고 쓴건 다음부터 주의하면 되지만, 찐다같은 새끼네. 그러니까 존재감없는 학교에서 교수를 하고있지, 일본인으로서 내가 부끄럽다. 그냥 똥밟았다고 생각해. 병신같은 새끼…


내 속이 뻥뚫리는 한마디였다~ 여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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