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106부작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KBS2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최고시청률 49.4%로 대박쳤다. 일본 지상파에서도 방영되어 코로나로 집콕하는 나를 즐겁게 해준 드라마다. 이 드라마에서 인지증이 있으신 왕진국의 어머니를 진정시키기 위해 김박사를 부르는 장면이 자주 나온는데, 이건 한국드라마의 부잣집에선 단골로 등장하는 씬이다. 한국의 일반시민들도 김박사를 편안하게 부를수 있을까? 현재 대한민국의 재택의료는 어디까지 와있을까?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에 따르면, 한국도 커뮤니티케어 등으로 재택의료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재택의료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행방법 등 여전히 발전 방안이 부족하다는 전문가들의 평이 다수라고 한다.
반면 일본정부는 2005년 노인의 존엄성 유지와 자립생활지원의 목적하에 가능한 한정된 지역에서 자신다운 생활을 인생최후까지 할수 있도록 지역의 종합지원서비스인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도입하고,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의료비 절감을 위해 입원 대신 집에서 치료하는 "재택의료"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2019년 K본부의 다큐세상 “이제는 돌봄사회” 취재로 재택전문클리닉 의료법인사단 유상회(悠翔会, 일본발음으로 유우쇼우카이) 사사키의사를 따라다녔다. 이곳은 2006년 재택의료진료소가 처음으로 정의된 재택의료의 여명기때 도전적으로 개업한 곳이다. 처음부터 24시간 연중무휴으로 운영하고 본부를 포함해서 총 11곳(도쿄 7곳, 카나가와현 1곳, 사이타마현 2곳, 치바현 1곳)에서 의사가 49명, 간호사가 39명, 사회복지사가 15명, 그리고 14명의 기타의료전문직을 포함해서 총 205명이 근무하고 있는 수도권 최대규모의 재택의료팀이다(2018년 9월기준). 관리환자수는 3,310명이고, 거주하는 주택에서 36.5%, 거주하는 시설(그룹홈, 요양원 등)에서 63.5%, 진료분야는 내과, 외과, 정신과, 피부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마취과, 완화케어과 등 다양하다.
재택의료는 의사가 환자가 살고 있는 가정이나 요양시설 등을 찾아가 종합적인 의료서비스를 하는 것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의사가 월 몇회정도 환자의 자택을 방문진료, 돌발적으로 환자의 상태가 안좋을 때 의시가 왕진하고, 간호사에 의한 방문간호, 치과의사의 방문치과진료, 약사에 의한 방문 약제지도, 물리치료사의 방문재활 등의 서비스를 받을수 있다.
사사키의사가 이 분야에 뛰어든건, 방문진료를 하는 병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할때다. 원래 급성기병원(긴급환자나 중증환자 치료를 24시간 보살피는 병원을 말함)에서는 병을 고치는 것이 의사의 사명인데, 방문진료에서는 대부분 환자의 병세가 호전되지 않는 것을 보고 쉽지 않는 의료분야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환자들이 완치되지 않는 상태 자체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인생을 즐기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방문진료가 본연의 인간을 구제할수 있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재택환자의 대부분은 인생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 그들의 희망은 자신의 인생을 하루라도 길게, 마지막까지 집에서 안심하게 지내고자 하는 것이기에 의료는 필요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기 때문에 재택의사는 그걸 최대한 보조하고, 링거나 약으로 치료하기보다는 환자본인과 가족, 방문간호사, 개호복지사, 물리치료사 등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함께 가장 좋은 방법을 생각해서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다.
취재 중, 사사키의사는 재택의료를 꿈도 꾸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고, 혹시 의사의 재택의료서비스가 좋지 않아도 허리를 90도 숙일정도로 고마워했는데, 지금은 재택의료가 당연시되면서 고객들의 눈이 높아지고(까탈스러워짐), 의료서비스의 질도 향상되었다는 말이 참 와닿았다. 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뀌면, 산업도 그 환경에 따라 도태도거나 진화를 한다. 현재 일본의 고령화율은 28%, 머지않아 47%까지 늘어나, 국민 2명 중 1명이 고령자시대가 될 것이며, 급성기중심인 현재의 의료시스템으론 고령자를 케어하는 것이 힘들어질 것이고, 고령자를 지원하는 개호자원도 절대적으로 부족해질 것이기 때문에, 더 늦기전에 재택의료시스템을 강화해야한다고 사사키의사는 강조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소아전문 재택의료서비스도 등장에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도 재택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 정부가 추진하는 커뮤니티케어의 축을 형성할수 있고, 요양병원 등에 누워있는 환자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역할, 즉 탈시설화도 촉진할수 있기에 최고의료진이 모여있는 서울대병원에서도 재택의료를 위해 의료법을 바꾸고 재택의료센터설립을 서둘러야한다고 자주 언급한다.
향후 재택의료는 틈새시장으로 미래의 먹거리다. 분명 시장확대가 될 것이고, 일본처럼 소비자가 선택하는 재택의료시대가 곧 닥칠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이 시점에 놓쳐서 안될 기회가 찾아온 것임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