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3번째주
[아래는 제가 발행하는 뉴스레터인 Balanced의 내용입니다. 매주 월요일날 오전에 발송한 이후 1주 늦게 브런치에 올립니다. 구독을 원하시는 분은 다음주소로 오시면 됩니다 https://balanced.stibee.com
지난주는 제가 일본 출장으로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한주를 쉬었습니다. 덕분에 일본에서 얻은 인사이트들도 있어서, 여기에 대해서도 추후에 짧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지난주 두번째 특성인 유연성에 이어서 세번째 특성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소년만화에 나오는 흔한 주제입니다. 결국 살아남아야 뭐든 말할 수 있다는 것이죠. 스타트업계에 있으면 온갖 뛰어남 사람들부터, 높은 학력을 지닌 사람, 지적 능력이 월등한 사람, 학계에서 유명한 교수님, 각종 박사, 그리고 누가봐도 뻔히 보이는 브로커들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각종 지식을 얻게 되죠. 과거에 본인이 누렸던 화려한 시절 이야기도 듣게 되고, 아는 정치인들과 유명한 사람들 소식도 덩달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인연들을 다양하게 이어가지만, 경기가 나빠지거나 혹은 경기가 좋을때에도 일이년만 지나면 모두 시장에서 사라집니다. 망해서 사라지고, 힘들어서 사라지게 됩니다. 뻔한 이야기지만, 결국 스타트업 세상에서 내가 성공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살아남은 사람 밖에 없습니다.
원대한 꿈은 대부분 원대하게 부러진다.
살아남는 과정은 생각보다 치열하고 지저분합니다. 물론 운과 돈과 사업성 모두를 갖춘 분들도 있을것입니다. 실제로도 돈을 많이 벌고 엑싯한 분들의 후기나 신문 기사를 보면 처음부터 가졌던 웅대한 꿈이 실현된것처럼 나오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생각한 것들을 차분히 이뤄지는 과정은 마치 영화와 같습니다. 물론 제 주위에도 돈을 꽤 많이 벌고 성공한 분들이 계시지만, 위와 같은 스토리로 매우 멋지게 돈을 벌게 된 분은 한명도 없습니다. 대부분 치열하고 떄로는 지저분하고 굴욕적이게도 "어떻게든" 살아남은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제가 모든 사람들을 다 만나본것은 아니라서 예외가 있을 수도 있겠죠. 수퍼히어로처럼 먼지 하나 안묻히고 모든것을 계획한 대로 이루는 경우도 말이죠.
하지만, 스타트업이 성공에 이르는 과정이 생각보다 엉망진창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누구나 위와 같은 말을 자신있게 할수는 없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처음에 생각했던 계획은 다 없어지고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치면서 생각을 수정해가기 때문이죠.
그렇게 원대한 꿈들은 대부분 처음처럼 원대하게 무너지며, 결국은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순간만이 남게 됩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성공하게 된다면 인터뷰에서 "이 모든것은 계획했던 바와 같이 이루어졌고, 나의 꿈은 처음부터 원대했다"고 말하면 되니까요.
살아남는 법: 죽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제 주위에 있는 살아남은 사람들은 대부분 어떻게든 극한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 발버둥 치면서 일어난 분들입니다. 생존력이라고 부를만한 능력이죠. 당연히 사업가 답게 자신이 생각한 분야에서 성공할 확률은 100%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될 수 있는 금액을 베팅하고 앞으로 나아가죠. 하지만 한두번의 실패를 경험하다 보면 본능적으로 알게됩니다.
"이렇게 사업하다가 완전히 망할 수도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약간의 위험인지능력이 생긴다면 성공의 유전자가 하나 더 만들어진 것입니다. 미디어에 나오는 초보 사업가들의 "나는 위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는 외침들은 대부분 조용히 사라집니다. 그런 외침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아마도 버블기에 용맹하게 전진하는 창업자에 대한 기사를 써야하는 기자분들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불황기에도 그런 수요가 있을까요? 불황기에 모든 미디어들은 망하는 기사만 씁니다. 여러분들이 보다시피 말이죠.
실제로 버티면서 성공에 도달하는 창업가들은 대부분 완전히 망하지 않기 위한 플랜B 정도는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가 망하지 않기 위해서 극한의 노력을 쏟죠. 직원들에 대한 복지, 자신의 평판과 이미지등 모든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것은 회사가 망하지 않는 것입니다. 망하면 모든것은 잊혀지고, 나에게 호의적이었던 직원이 3개월 정도 급여를 밀리면 노동청으로 달려가는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창업자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망하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합니다. 아니면 아예 답이 없는 상태에서는 빠르게 손절하는것도 방법이겠죠.
빠르게 손절해서 피해가 크지 않다면 그것 또한 큰 실패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다시 일어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어느정도 회사가 커버린다면 아무런 타격없이 회사를 적당히 정리할 수 있는 비결 따위는 한국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수년이 걸린 상황에서 창업자는 개인파산과 회사청산이라는 과제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위험을 탐지하는 센스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성공하는 길을 찾는 노력만큼 회사가 망할 정도의 위험에 처하는 것을 막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센스라고 이야기 한것은 본인의 노력만으로 안될 경우에는 도와줄 사람이라도 찾아야되기 떄문입니다. 자신의 지식으로 위험의 파악이 안된다면, 주위에 도움이라도 요청해서 위험을 발견해야겠죠. 그래야 엄청난 실패를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일어서도 위험을 탐지하는 기능이 없다면 또다시 실패하겠죠. 경기가 불황이라면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을 것이고, 운좋게 호황기에 창업을 해도 망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경기 호황기에도 수많은 투자를 받고 쓰러져간 스타트업들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주에 네번째 조건으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