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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일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아도, 나는 오늘도 간다

by Jwook

명절 연휴 동안 가족들과 지인들을 만나고, 오랜만에 시간을 보냈다. 간만에 즐기는 풍족한 연휴였다.


연휴가 시작되던 날, 나는 긴 연휴 동안 반드시 지켜야 할 두 가지를 마음속에 정했다.


거창한 다짐이라기보다 실천가능한 나와의 작은 약속이었다.

‘1일 1브런치 글, 그리고 매일 헬스장 가기.’


명절이라는 핑계, 쉬어도 된다는 분위기,

가족들의 “오늘은 쉬지 그래?” 하는 말.


그래도 갔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돌아올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하기로 했으니까 했다. 그게 전부다.


요령 같은 건 없다.

그냥 일어나서, 그냥 간다.

생각하면 안 가게 된다.


‘오늘 하루쯤이야’가 일주일이 된다.

그래서 생각 안 한다. 알람 울리면 일어나고, 옷 입으면 나간다.


명절 아침, 가족들이 자는 사이 노트북을 열었다.

창밖은 아직 어둡고, 집 안은 고요했다.


머릿속은 텅 비어 있었다. 그래도 한 문장을 썼다.

키보드 소리만 조용히 울리는 새벽.

한 문장이 두 문장이 되고, 어느새 한 편이 됐다.


명절 오후, 텅 빈 헬스장에 갔다.

평소엔 사람들로 가득한 공간이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전날 많이 먹어서 인지, 평소보다 몸이 무겁고, 10분도 버티기 힘들었다.

그래도 갔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운동을 끝내고 나면, 몸이 달라진다.

팔과 어깨 근육이 팽팽하게 당겨지는 느낌.


땀이 식으면서 피부가 조금 차가워지고,

호흡이 천천히 제자리를 찾아간다.


그때, 머리가 맑아진다.

러닝머신 위에서, 덤벨을 들 때,

얽혀 있던 생각이 풀린다.


다음 글 소재가 떠오르고, 문장이 정리된다.

좋아요와 댓글, 물론 좋다.

하지만 그보다는 나와 한 약속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세상이 몰라줘도 괜찮다.

오늘 내가 나와 한 약속을 지켰으면 된다.

앞으로도 거창한 다짐 대신, 작은 약속들을 쌓아갈 것이다.


요령은 없다.

그냥, 간다.

오늘도.

연휴의 고요 속, 혼자만의 루틴이 이어지는 공간. “그냥, 간다.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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