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 퀘스트 : 즉흥적으로 이야기 이어가기

무기력 탈출, chat GPT에게 퀘스트를 받다!

by 일칠삼공
이 글은 일상의 나태함과 무기력 해소의 목적으로, chat GPT에게 퀘스트를 받고 그 과정을 글로 남기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떠난 즉흥여행은 언제였을까?


2년 전, 친구들과 횟집에서 세꼬시를 먹는 도중 옛날 얘기가 나왔었다. 늘 그렇듯 과거의 풋풋함과 치기 어림을 이야기하며 술잔을 비웠다. 그렇게 이야기는 강원도 강릉으로 떠난 시절까지 흘러갔다.


한참 고갈비에 막걸리를 마시는 이십 대의 어느 금요일 저녁이었다. 그때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강원도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주로 내가 나온 군부대 근처의 풍경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러다 문득 친구가 말을 던졌다.


"갈까? 강원도?"

"지금?"

"응. 지금."

"갈까?"

"고고."


1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우리의 행선지는 2차 술집에서 강원도로 변경됐다. 곧바로 강원도로 떠나는 버스 시각을 알아보았고 강릉으로 떠나는 마지막 버스가 있었기에, 택시를 타고 고속버스터미널로 이동했다. 숙소는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떠난 젊음이었다.


KakaoTalk_20250126_131503263.jpg 다행스럽게 날이 맑았다.


그리고 다시, 세꼬시를 눈앞에 둔 2년 전의 횟집. 그때 함께 떠났던 친구 외에 2명의 친구가 추가됐다. 우리는 당시의 강릉-삼척 여행에 관해 신나게 얘기했다. 이윽고 맞장구치며 우리의 이야기를 듣던 한 명이 금기어를 던졌다.


"갈까? 강원도?"

"ㅋㅋㅋ 지금?"

"개 웃기네 ㅋㅋㅋㅋ"


그때 한 명이 다급히 버스 시각표를 확인했다. 공교롭게도 당장 택시를 탄다면 강릉행 마지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고민할 시간도 부족했기에, 우리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잠깐, 집에 낚싯대가 있어. 그것만 좀 챙겨가자."


그렇게 우리는 친구 집에 들러 낚싯대까지 야무지게 챙겨서, 별안간 강릉으로 떠나는 두 번째 여행을 시작했다. 가을이었다.


KakaoTalk_20250126_131503263_01.jpg 결국 밤부터 시작된 낚시는 아침이 밝아오는 새벽까지 계속 됐다. 사실 취했고 기분도 좋았기에 물고기를 낚느냐 마느냐는 상관 없기도 했다.



열세 번째 퀘스트 : “즉흥적으로 이야기 이어가기”


목표: 아무 생각 없이 떠오르는 첫 문장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이어가 보세요.

• 예: “오늘 아침에 만난 고양이는 말을 할 줄 알았다."처럼 즉흥적으로 시작하세요.


조건:

• 최소 10문장 이상 이야기를 이어가세요.

• 이야기가 논리적일 필요는 없으며,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세요.


③ 기록하기:

• 완성된 이야기를 포함해, 이야기를 쓰는 동안 느낀 감정과 상상력을 발휘하는 과정을 2,000자 이상의 글로 기록하세요.

• 즉흥적인 글쓰기가 당신의 사고와 감정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적어보세요.


이 퀘스트는 창의력을 즐길 수 있는 가벼운 도전입니다.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라는 GPT의 퀘스트 앞에서 지난날의 즉흥적 여행을 문득 떠올렸다. 하지만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한 이야기를 지으라는 말에 강원도 여행에 관한 글은 나중에 자세히 풀어보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첫 문장은 고민하지 않았다. GPT에게 퀘스트를 받은 만큼, GPT가 예를 들어준 문장으로 글을 시작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창의문으로 가는 길을 아세요?


오늘 아침에 만난 고양이는 말을 할 줄 알았다. '미야옹'을 '뭐햐옹'으로 듣거나, '먀'를 '인먀'로 듣는 것 같은 발음이 헷갈릴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분명하고 유창한 한국말이었다.


"창의문으로 가는 길을 아세요?"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아무도 없었다. 스마트폰에서 소리가 났을까 싶어 확인해 봤지만 정상이었다.


'...뭐야.'


괜히 오싹한 마음에 이어폰을 꺼내서 귀에 꽂고 걸음을 옮겼다. 스마트폰으로 음악 재생목록을 찾던 와중,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 창의문 가는 길 아세요?"


잘못 듣지 않았다. 누군가 분명히 있다.


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없다. 목소리는 있는데 사람은 없다. 순간 팔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그때 신발 위로 낯선 감촉이 느껴졌다.


"!..."


소스라치게 놀라서 발을 뺐다.


"저기...."


언제 나타났는지 고양이 한 마리가 방금까지 내 신발이 있던 자리에서 나를 올려다봤다. 노란빛 털을 가진 고양이였다.


"고양이...?"

"네, 고양입니다."


잠시 멍한 눈으로 고양이를 봤다? 뭐? 고양이라고? 잠깐, 말이 안 되잖아. 고양이가 말을 한다고? 방금 저기라고 한 거야?


"진짜...라고? 네가 말한 거야? 방금?"

"뭐가 잘못됐나요? 제가 길을 물었는데 대답이 없으셨잖아요."

"아니, 잠깐만.... 말이 안 되잖아. 이게 뭐야?"

"뭔가 혼란스러우신 것 같은데, 용건만 간단하게 물을게요. 혹시 창의문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세요?"

"창의문? 부암동에 있는?"


얼떨결에 고양이의 질문에 대답했다. 내심 궁금하기도 했다. 얘는 도대체 뭘까? 말을 하는 고양이랑 대화한 사람은 인류 역사상 내가 최초 아닐까? 아니면 국가에서 비밀리에 연구하던 녀석이 실험실에서 도망친 건 아닐까? 잠깐. 그럼 괜히 내가 위험해지는 거 아니야? 아니면 혹시 외계인? 머릿속에서 온갖 상상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네, 부암동 맞아요. 그곳에서 누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길을 잃었어요. 향긋한 포도 냄새에 정신이 팔려 걸어오다 보니 이곳이네요. 여긴 어디죠?"


정신이 팔렸다더니 아주 잘못된 길로 빠지진 않은 모양이다.


"여긴 궁정동이야. 그래도 길을 아예 잃지는 않았네."

"그런가요? 다행이네요. 그럼 길을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방향만이라도."


나는 얼떨결에 앞장서서 창의문으로 향하는 길을 안내했다. 중간중간 뒤를 돌아보며 고양이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했다. 고양이는 걱정 말라는 듯 꼬리를 여유롭게 흔들며 내 뒤를 종종 따라왔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고양이를 산책시키는 걸로 오해할만한 그림이었다.


문득 고양이에게 말을 걸고 싶어졌다. 걸음을 조금 늦춰 고양이의 보폭에 맞추며 옆으로 나란히 걸었다.


"그런데 창의문에서는 누굴 만나는 거야?"

"고들래미를 만납니다."

"고들래미가 누군데?"

"창의문 일대에 살고 있는 여우입니다."

"여우? 서울에 여우가 산다고?"


고양이는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왜죠? 여우가 살면 안 됩니까?"

"...아니. 안될 건 없는데, 이곳에 10년 넘게 살면서 여우는 구경해 본 적도 없거든."

"그렇습니까? 그럼 오늘 여우를 보게 되겠군요. 고들래미는 좋은 친구입니다."


어쩌면 정말 야생의 여우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대도 됐지만, 그와 함께 불안한 마음도 생겼다. 어찌 됐든 맹수잖아. 다짜고짜 공격하면 어떡하지? 주변을 둘러보며 무기가 될만한 것을 찾아봤다. 그러나 젓가락으로 쓰기에도 부족해 보이는 나뭇가지 정도가 다였다.


"찾으시는 거라도 있나요?"

"아... 아니. 그냥 풍경을 구경하고 있어. 경치 좋잖아."


나는 괜히 오르막길 아래로 펼쳐지는 서울의 풍경을 바라봤다. 멀리 남산과 빌딩숲이 펼쳐졌다.


"경치가 좋은가요.... 그런가요."


고양이는 내 말에 답하며 묵묵히 길을 걸었다. 괜히 분위기가 무거워진 듯하여 일부러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여우도 너처럼 말을 할 줄 알아?"

"...?"


고양이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올려봤다.


"말을 모를 수도 있나요? 지금 당신도 말을 하고 있잖아요. 고들래미도 말을 할 줄 압니다."


어쩌면 내가 잠든 사이에 세상이 바뀐 건 아닐까 생각했다. 말하는 고양이와 말하는 여우가 당연한 세상. 사람과 고양이와 여우가 함께 대화하는 게 일상인 세상.


걷다 보니 어느덧 창의문 앞에 도착했다.


"자, 여기가 창의문이야."

"방향만 알려주셔도 됐는데 어쨌든 감사합니다."


고양이는 주변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고들래미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 같네요. 기다렸다가 인사라도 나누실래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는 다른 약속이 있어서 돌아가봐야 해. 지금도 많이 늦었거든."

"그렇나요? 아쉽군요. 고들래미가 당신을 봤다면 좋아했을 텐데."

"다음에.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같이 보는 걸로 하자."


고양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저는 이곳을 돌아다녀보려 합니다. 오랜만에 왔거든요. 근처에 계시는 분들께 인사도 드려야겠어요."

"그래. 난 이만 가볼게 그럼."


나는 고양이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올라왔던 길로 다시 내려갔다. 고양이는 내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산책로의 덤불 속으로 몸을 훌쩍 날리곤 사라졌다.


돌아오는 내내 고양이와의 대화를 곱씹었다. 고들래미를 기다릴 걸 그랬나 후회하는 마음도 들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다시 올라가 볼까? 그렇게 절반쯤 길을 내려왔을 때 문득 생각했다.


아.... 고양이 이름을 물어보지 않았다. 정작 얼굴도 보지 못한 여우의 이름은 들었는데, 길을 안내한 고양이의 이름도 모르다니. 애당초 살아오면서 고양이에게 이름을 물어볼 일이 얼마나 있었겠나.


아쉬운 마음에 발길을 돌려 창의문으로 다시 올라갔다.


창의문 앞에 도착했을 때 역시나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다. 물론 여우도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담배를 태우며 고양이를 기다렸다. 하지만 삼십 분이 넘도록 고양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별 수 없이 걸어온 길을 따라 다시 내려왔다.


아마도 이 이야기를 믿어주는 사람은 없을 테다. 스스로도 긴가민가하다. 내가 정말 고양이와 대화를 했던 것이 맞는지. 고양이가 내게 창의문으로 가는 길을 물었던 것이 사실인지.


만약 길을 걷는데 고양이가 말을 건넨다면, 잊지 말고 꼭 고양이의 이름을 들어두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나처럼 평생 아쉬워하며 후회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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