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가 사용하는 총 전기 사용량은 1위 중국, 2위 미국, 3위 인도, 4위 일본, 5위 러시아이며 우리나라는 7위입니다.
이를 인구수로 나눈 1인당 전기 사용량 순위는 1위 캐나다, 2위 미국, 3위 대한민국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집에서 그렇게 전기를 많이 사용할까요? 정답은 아니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전기 사용 비율이 독특합니다. 총 전기 사용량 중 산업용 53%, 공공&상업용 32%, 가정용 14%를 각각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정용 사용량은 미국 38%, 캐나다 35%, 일본 27%이며 우리나라는 14%로 현저히 낮은 편입니다.
산업용 전기 사용량이 매우 높은 이유는 뭘까요? 우리나라는 제조업 강국입니다.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선박 등을 만들어 수출해 돈을 버는 구조입니다.
금융이나 의료, 목축으로 돈을 버는 나라에 비해 산업용 전기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가정용’ 전기 사용량을 인구수로 나눠야 1인당 전기 사용량이 명확하다는 주장이 인정받고 있는데요. 이렇게 순위를 다시 매겨보면 한국의 가정용 1인당 전기 사용량은 연간 1304kWh, OECD 국가 중 25번째입니다.
한국의 가정은 전기 난방보다는 대부분 화석연료를 태워 난방을 돌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아직은 인덕션보다 가스레인지 사용 가구가 더 많습니다.
가구당 월평균 전기 사용량은 307kw인데요. 이중 냉장고가 32%, TV/형광등/전기밥솥이 각 14%, 김치냉장고 10%, 컴퓨터 6%, 모니터/청소기/다리미가 각 2%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합친 만큼 에어컨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덥고 습한 여름에 각 가정은 두 배의 전기를 사용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여름을 나기 위해 발전소를 두 배로 늘리기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여름에 많이 쓰지 못하게 누진세를 적용합니다.
[누진세의 의미]
우리나라 4인 가족 평균 307kWh의 전기를 사용하는데요. 누진세는 1구간 0~300kWh는 약 93원/kWh, 2구간 301~450kWh는 2배인 188원, 3구간 450kWh 초과 시 3배인 281원을 내는 것입니다.
월평균 307kWh를 쓰는 사람은 월 4만원이지만 450kwh 사용자는 월 8만5천원을 내게 됩니다. 많이 쓰는 사람이 많이 내는 것은 공정하지만 여기에 두 가지 불만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누진세가 너무 과하다는 주장입니다. ‘같은 전기를 쓰는데 왜 2배, 3배를 내야 하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기를 아껴 환경을 보호하자는 명분을 넘기에는 부족합니다.
두 번째는 ‘왜 나만 갖고 그래!’입니다. 한국전력은 원가를 제외하고 산업용 전기에서 수익 10%, 가정용에서 5%를 거둬가고 있습니다.
어차피 기업의 혜택으로 돌아가는 산업용 전기에서 수익을 더 가져가고 가정에게는 저렴하게 공급해 주기를 주장합니다.
게다가 산업용 전기의 총 사용량이 53%나 되기 때문에 ‘산업용 전기 요금을 조금만 올려도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라는 의견입니다.
(원자력 발전소 이슈, 원자재값 인상, 전기요금 수년째 동결 등으로 시작된 한국전력 적자로 인한 전기료 인상 이슈는 논점이 너무 넓어져 이번 글에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전기 생산은 분명히 환경을 파괴합니다. 3억 년 전 고생대 석탄기에 땅속에 묻힌 나무만이 석탄이 되었고 그 석탄, 석유로 물을 끓여 전기를 만듭니다. 원자력발전소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환경을 생각해 전기를 아끼며 에어컨을 꺼야 할지요?
가정용 전기 사용량 25위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 정도는 쓰고 살아도 되며 가정용 전기료를 더욱 저렴하게 제공하라고 해야 할지요?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