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록

정치인의 풍경

by 코디정

정세균 지음 <수상록>은 정치인의 책이다. 그냥 정치인의 책이 아니라, 국회의원을 여섯 번이나 했으며, 당 대표를 3번 하고, 국회의장과 국무총리까지 역임한 그야말로 국가대표급 정치인의 책이다. 그렇다면 이런 분 저런 분의 정치인의 책과는 격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국민들은 국가대표 급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게 있다. 세계적으로도 부끄럽지 않는 실력과 인격이다. 국가대표라면 내가 떳떳하게 내세울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 과연 이 책은 어떨까?


한편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은 2차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후 회고록을 저술했다. 그리고 처칠은 그 회고록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록? 에이, 정치인의 책이라고? 그러나 허를 찔릴 수도 있지. 아니, 이 책의 편집자로서 독자의 허를 찌르고 싶었다. 편견은 역시 편견에 불과하다는 체험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자, 책은 나왔다. 어떨까?


이 책에는 93개의 짧은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다. 정치인의 책이니 물론 정치적인 얘기가 많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나는 '정치의 풍경'이 아니라 '정치인의 풍경'을 보여주고 싶었다. 세 편의 에세이 전문을 소개한다. 이 글들이 <수상록>에 흐르는 저자의 정서와 관심사를 대변하지는 않지만, 책의 느낌을 전하기에 좋을 것 같다.


첫째, <영어 잘하기>다.

저자는 미국에서 주재원 생활을 9년 정도 했기 때문에 영어를 잘할 것이다. 국회의원 중에서도 제일 잘하는 사람 중의 한 명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글에서 저자는 자기 영어를 뽐내지 않고 DJ의 '허튼 영어'를 상찬한다. 언어는 겉으로 드러나는 유창함이 아니라 마음속의 진심을 어떻게 꺼내느냐가 본래의 역할이라는 메시지가 되겠다. (각주 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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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영어 못하기>

이것은 이 책의 제5장에 수록된 <영어 잘하기>에 이어지는 에세이다. 한미 FTA 협상과정에서 관료들의 전략에 관한 일화인데 가벼운 내용이면서도 미국과의 그 어려운 협상에 임하려는 사람들의 각오와 마음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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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노인의 꿈>

이것은 제1장에 수록된 <소년의 꿈>에 이어지는 에세이다. <소년의 꿈>은 깊은 산골마을에 사는 가난한 시골 소년이 꿈을 품고 그걸 이뤄내가는 드라마틱한 성장기가 담겨있다. 이어지는 <노년의 꿈>은 할아버지의 마음이다. 에세이집인 <수상록>에는 이런 할아버지의 순정한 정서가 많이 담겨있는데, 편집자로서 그런 정서가 독자에게 잘 전해지도록 힘썼다. 물론 저자가 노인이 되기까지 보여줬던 리더십이라든가 비전이라든가 어떤 괄목할 사건들도 에세이라는 형식에 맞게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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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한다는 건, 결국 독자에게 책이 많이 팔리기를 바라는 숙명적인 소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구술에세이로 집필한 <수상록>이 많이 팔렸으면 한다. (여러분도 좀 도와주세요!!!) 정치인의 책을 정성껏 만들면 이렇게도 품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또 정치라는 게 이렇게도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다는 것을, 독자에게 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정치인 책 출판의 모범을 만들고 싶었다. 정치에 관해서라면, 우린 너무 남의 얘기를 안 듣는다. 그러나 국가대표급 정치인의 수준을 결정하는 책이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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