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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디정 Jul 16. 2021

인간의 법칙

50. 무엇이 진짜 법률이고, 누가 범죄를 저지른 것인가?


무엇이 진짜 법률이며, 누가 범죄를 저지른 것인가?
인간의 법칙, 법(law)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 해요.

유튜브 영상을 만들려면
스크립트를 먼저 준비해 둬야 합니다.
안 그러면 발음이 꼬이고 더듬게 되거든요....
스크립트는 손으로 쓸 때도 있고
컴퓨터로 작성할 때도 있습니다.

이번에 포함된 스크립트는 다음과 같아요.

(전략)

제가 철학을 공부하는 까닭은
한 번 사는 인생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건
조직폭력배도 할 수 있습니다.
남을 괴롭히면서도
풍요롭게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육체적인 본능에 충실하게 살면서
정신적으로도 풍요롭게 살 수 있습니다.

이런 건 여러분도, 저도 압니다.
우리가 아는데,
철학자들이 몰랐을 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혜로운 선생님들이
제시한 게 있습니다.

법입니다.
도(道: Tao)일 수도 있겠지요.

고대철학자들은 하나같이
이 세계 삼라만상은 아무렇게나 만들어진 게 아니라
어떤 원리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간도 그 원리의 일부로 여겼습니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자연에서 적용되는 원리는
자연의 일부인 우리 인간에게도
적용되리라 생각했던 겁니다.

서양에서는 그걸 ‘law’라고 불렀습니다.
자연에 대한 원리도 ‘law’
인간에 대한 원리도 ‘law’
이것은 누구에게나, 무엇에나, 어디에서나
예외없이 적용되는 ‘보편적인 규칙’을 뜻합니다.

우리 한국인들은,
자연에 관해서는 ‘법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인간에 관해서는 ‘법률’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이처럼 법칙과 법률을 구별하지만
실제로는 똑같은 뜻입니다.
서양에서는 법칙과 법률을 구별하지 않고
어느 쪽이든 그냥 ‘law’입니다.

임마누엘 칸트는 이 law에 대해서
자연에 대해서는 자연법칙이 적용되고,
인간에 대해서는 인간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말했습니다.
자연법칙은 모든 것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법칙이며
인간의 법칙은 모든 것이 발생해야
모든 것이 발생해야 한다는 점에서 법칙이라는 겁니다.

우리 인간에게 적용되는 어떤 보편적인 원리,
즉,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적용되는 원리가 있고,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적용되는 원리이므로
그걸 ‘법law’이라 부르자는 겁니다.
이해하시겠지요?

인간행동에 관한 법이니까,
법률 앞에 ‘도덕’이라는 단어가 붙습니다.
도덕법, 도덕법률, 도덕법칙 다 같은 말입니다.
즉, 도덕법률이 바로 인간의 법칙입니다.

(중략)

제가 아이들한테 설명했던 표현을 써보겠습니다.
아이들은 모든 규칙을 다 지키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주 헷갈려하지요.

세상에는 두 종류의 규칙이 있단다.
언제나 규칙과
이게 좋아 규칙.
언제나 규칙은 언제 어디에서든 

꼭 지켜야 하는 규칙이에요.
예를 들어, 누구를 때리거나 괴롭혀서는 안 된다,
거짓말로 남을 골탕먹여서는 안 된다, 

이건 언제나 규칙입니다.


그런데 이게 좋아 규칙은 

장소마다 사람마다 달라요. 그렇지만 

지켜주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규칙이에요.
학교에서는 스마트폰 사용해서는 안 된다,
앉아서 얌전히 밥을 먹어라 같은 거예요.

언제나 규칙이 곧 도덕법률이라는 것이고
이게 좋아 규칙은 도덕법률이 아니라는 겁니다.

다시 어른들 얘기로 돌아오지요.

법을 어기면 범죄라고 부릅니다.
죄를 범했다는 겁니다.
범죄의 종류를 구별할 수 있느냐에 따라
지성인과 미성숙한 사람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대부분 지성인입니다.

법을 어겼다고 해서 다 똑같지 않습니다.
오늘날 법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나도 모르는 법도 많아서
내가 법을 어겼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자, 홍길동, 장길산, 임꺽정 세 사람을 소개합니다.
이들이 다음과 같은 일을 했다고 가정하지요.



만약 임꺽정, 장길산, 홍길동 모두 법을
어긴 범죄자로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신다면…

철학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먼저 홍길동의 위법행위를 생각해 보지요.
새로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학교 앞 도로에서는
시속 30km 이하로 주행해야 합니다.
남이 정한 새로운 의무가 생긴 것이지요.
홍길동은 그걸 어긴 겁니다.
만약 그런 도로교통법이 없었다면
홍길동의 행동은 위법이 아닙니다.
도로교통법이 있어도 다른 도로에서는 문제가 없습니다.
이건 자연법칙을 어긴 수준은 전혀 아니라는 겁니다.

장길산의 위법행위는 어떨까요?
장길산은 저작권법을 어겼습니다.
옛날에는 저작권법이 없었지요.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자는 발상은
그게 돈이 되기 때문이고
돈은 재산이니까 보호를 해야 하지 않겠냐는
정책적인 판단 때문입니다.
근데 이게 또 예외조항이 매우 많은 복잡한 법입니다.
자연법칙 수준은 아니라는 겁니다.

홍길동과 장길산이 어긴 법은
‘이게 좋아 규칙’입니다.
지켜주면 좋은 겁니다.
안 지켰다면 사회가 정한 벌을 부과합니다.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을 수준은 아니라는 거지요.
장길산과 홍길동이 어긴 법은
사회안전망 또는 상업적인 이익을 위해
인간이 편의적으로 혹은 정책적으로 만든 법입니다.
그걸 일컬어 ‘실정법’이라고 합니다.
이건 도덕법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임꺽정이 어긴 법은 다릅니다.
살인을 금지하는 법률은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지켜야 하는 법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지키는 것도 마찬가지지요.
이런 법은 자연법과 같은 겁니다.
이런 게 바로 도덕법이며,
임꺽정은 그걸 어긴 겁니다.
이런 도덕법을 어기면
형벌이 내려집니다.
설령 공소시효가 지나서 형벌을 면제받는다고 해도
도덕적 비난은 결코 피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모든 법이 같지 않습니다..
방금 살펴본 것처럼 구별이 어렵지도 않습니다.

(중략)

임마누엘 칸트는
진정한 법은 우리들 마음속에 있다고 했습니다.
양심입니다.
법을 만드는 사람은 우리들 자신이라고 했습니다.
내 양심에 있는 법률은 타인이 새긴 게 아니라는 겁니다.
모든 인간이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며
가르치지 않아도 배우지 않아도
이미 내 마음속에 있는 법이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그것만이 진정한 법입니다.
우리들 양심이 이렇게나 소중합니다.

누군가 양심이라는 법을 위반해서
풍요로운 삶을 이루어냈다면
대체로 범죄로 얻은 인생입니다.
비난을 할지언정
부러워할 인생은 아닌 것이지요.

*****
위와 같은 스크립트를 이용해서
아래와 같은 유튜브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여러분의 지적인 하루에
보탬이 될 거예요~~

https://youtu.be/MAWois3XT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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