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수능 문제 ㅋㅋㅋ

윤리와 사상 한 문제 풀어봤다.

by 코디정

오늘, 출근하자마자 갑자기 든 생각.

2022년 수능 윤리와 사상 기출 문제를 검색해서 한 문제 풀어봤다.

인문고전 책을 편집하느라 내가 몇 년 간 공부했던 철학지식이 어느 정도 수준인가 싶어서 ㅋㅋㅋ 이런 문제가 있었다.


다음을 주장한 근대 서양 사상가의 입장으로 옳은 것은? [3점] (2022년 수능)

내 위의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안의 도덕 법칙, 나는 이 둘을 마치 어둠 속에 감춰져 있는 것처럼 찾거나 추측하지 않는다. 나는 이 둘을 눈앞에서 보고 나의 존재 의식과 직접 연결시킨다. 도덕 법칙은 나의 인격성에서 출발하고, 참된 무한성을 갖는, 그러나 지성에 의해서만 감지되는 세계, 즉 예지계 속에서 나를 나타낸다. 예지계와 나의 연결은 결코 우연적이 아니라 보편적이고 필연적임을 나는 인식한다.

① 보편적 도덕 법칙만이 명령의 형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② 신과 인간 모두에게 도덕 법칙이 의무로 부과될 수 있다.

③ 의무로부터 비롯된 모든 행위는 의무에 맞는 행위에 속한다.

④ 개인의 주관적 행위 규칙은 보편적 도덕 법칙이 될 수 없다.

⑤ 인간은 자연법칙의 지배하에 있지 않으며 도덕 법칙에만 지배받는다.


ㅋㅋㅋ 답이 보인다. 답은 3번. 해설을 해봤다.

‘내 안의 도덕 법칙’이라는 표현에서 임마누엘 칸트를 발견하는 게 포인트. 즉 칸트의 윤리학에 관한 문제이다. 칸트는 중력의 법칙처럼 자연을 지배하는 자연법칙과 같은 보편적인 원리가 인간에게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것을 ‘자유의 법칙’이라고 생각했다. 이성을 갖고 있는 존재인 인간은 누구에게나 자유의지가 있다. 그런 의지 중에서 선의지가 있고, 이 선의지가 선한 행동을 해야 한다는 의무를 낳는다. 이것은 타인이 내게 명령해서 생겨난 의무가 아니다. 내 스스로, 즉 내 안의 이성이 내게 자발적으로, 예를 들어 ‘위험에 처한 저 사람들을 도와 주라’라는 의무를 명령한 것이다. 이성은 내 머릿속에, 내 양심에 명령문을 내놓는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모든 인간에게 공통된 것이어서 다른 사람들도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자발적으로 도와준다. 칸트는 여기에서 보편적인 도덕법칙을 찾아낸다. 그것이 정언명령이다. 무조건적인 형식의 도덕 명령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다양한 도덕 가치와 원리가 있으며, 사람마다 기질과 성향이 다르다. 그래서 ‘무조건’이 아니라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도덕명령도 있을 것이고, 그것을 가언명령이라고 했다. 가언명령에 따르는 행위는 인간적으로 바람직할 수는 있어도 도덕법칙은 아니다. ①번은 ‘만이’라는 조사가 틀렸다. ‘가언명령’이라는 형식도 존재한다. ②번에서 신을 제외해야 한다. 신과 인간은 모두 ‘이성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신은 완벽한 존재로 가정되므로 자유만 있고 의무가 없다.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은 자꾸 유혹에 빠지고 잘못된 선택을 하므로 도덕 의무가 부과된다. ③번 정답. 동어반복 표현이지만 잘못이 없다. ④번은 준칙(maxim)이 갖는 의미를 간과했다. 칸트에게 도덕법칙은 자유의 법칙이므로 준칙(개인의 주관적 행위 규칙)이 주어가 된다. 자기 준칙이 보편적인 수준이 될 때, 그때 그 준칙은 도덕법칙이 된다. ⑤ 인간에게 중력의 법칙이 적용된다. 그러므로 당연히 인간은 자연법칙의 지배하에 있다.



2018년에 칸트의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라는 책을 편집해서 <굿윌>이라는 책으로 펴냈다. 2쇄에서는 <굿윌,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라고 정정했다. 이 책을 번역하고 편집하느라 칸트의 원고를 수십 번을 더 읽은 기분이다. 그래서 이제는 아예 머리에 박혔다. 칸트 할아버지의 사상이;;;


굿윌.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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