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가 통틀어 겨울아이가 6명이라 행사도 그만큼 많은 달.
2023년 1월이 찾아왔다는 것은 새해가 밝았음을 의미함과 동시에 수많은 생일파티 행사를 기획, 실행해야 한다는 책임까지 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 아버지 생신, 장인어른 생신, 내 생일, 와이프 생일, 처제 생일...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나마 장인어른께서는 음력으로 생일을 쇠시기에 12월이나 2월로 넘어가는 때가 종종 있지만 나머지 분들은 양력 생일이라 일정상의 변동이 전혀 없다. 사실 말이 생일파티이지 그냥 가족끼리 매주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소소한 이벤트로 생각하면 부담될 것이 전혀 없다. 그러나 부모가 되고 나서 느낀 것은 그래도 부모님 생신 때는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음식을 차려서 대접하는 게 인지상정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올해는 미역국도 직접 끓이고 갈비찜도 직접 만들어서 식사를 대접해 드렸고 다행히 어르신들 모두 좋아해 주셨다. 무엇보다 미역국과 갈비찜은 우리 아들과 딸 모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서 애들 밥상도 동시에 챙길 수 있어 좋았다.
그렇게 매주 생일파티를 마주하는 사이, 우리 부부에게는 넷이서 맞이하는 첫 번째 겨울방학이 지나가고 있었다. 이번 겨울방학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까라는 고민 끝에 우선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그리하여 인근 눈썰매장을 검색해 보기 시작했고 우리 아이들이 탈 수 있을만한 곳을 찾아 눈썰매를 타러 갔다. 영하 10도를 웃도는 매서운 날씨 속에서도 눈썰매장을 찾은 가족들의 분위기만큼은 따뜻하고 훈훈했다. 우리 아가들도 처음 방문하는 썰매장이지만 별다른 거부감 없이 재미있게 눈썰매를 즐길 수 있었다. 첫째는 늘 그렇듯이 약간의 두려움을 갖고 썰매 타기에 임했지만 다른 가족들이 하는 것을 유심히 관찰한 끝에 슬라이드에 올라 썰매 타기를 해낼 수 있었다. 둘째는 아직 걸음마를 할 수 없는 시기여서 아빠의 보호 아래 눈썰매를 즐겼는데 생각보다 많이 즐거워 한 눈치였다. 눈썰매를 마치고 근처 매점에서 맛볼 수 있는 스낵 타임까지 덤으로 즐길 수 있으니 이만하면 잘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난여름 극성수기로 인해 예약조차 하지 못했던 바닷가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우리 부부는 연애했을 때 그냥 방문 자체만으로도 좋았던 강릉을 아가들에게 선보여 주고 싶어 여행 일정을 짜기로 했다. 일정이래 봐야 숙소만 정해지면 나머지는 그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전부이지만 그래도 여행 일정을 계획하는 것은 늘 설레는 일이다. 이 시기 둘째가 분유를 떼는 시기여서 분유 포트와 젖병을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되어 여행 짐을 싸는 일이 상당히 수월했다. 기저귀만 뗄 수 있다면 더더욱 여행 짐의 부피가 반으로 줄 테지만 특별히 강요하지 않도록 했다. 모든 것은 다 자기의 때가 있는 법이니까. 그렇게 방문한 강릉은 마찬가지로 춥긴 했으나 서울에 비해서 확실히 포근하고 불어오는 바람세기도 약했다. 첫째는 비록 모래 놀이는 하지 못하지만 바다를 직접 눈으로 보며 모래바닥을 밟는 행위 만으로도 기뻐했다. 비록 첫째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우리 집이지만 그래도 여행 간다고 하면 들뜨고 설레는 마음은 항상 간직하고 표현하는 모습에서 많이 성장했음을 느낀다. 내년에는 둘째와도 이 모래사장을 함께 걸어야지.
그리고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우리 가족은 대대적인 꽃단장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왜냐하면 둘째 돌을 기념하는 스튜디오 촬영을 하기 위해서다. 코로나 시국에서도 첫째는 나름 호텔에서 돌잔치라는 행사를 가졌지만 둘째는 그렇게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위드 코로나 이후 호텔이 돌잔치 개최를 위한 최소한의 인원수를 급격히 늘려버렸기 때문이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돌잔치를 억지로 강행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급히 가족 스튜디오 촬영으로 변경했고 다행히 수완이 좋은 업체와 계약을 해낼 수 있었다. 그렇게 방문한 미용실. 첫째는 이제 제법 컸다고 울지 않고 씩씩하게 이발에 성공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패악질(?)에 가까운 텐션을 보였던 첫째가 이렇게 또 큰 성장세를 보여준 것에 우리 부부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다면 둘째는 어땠을까라고 묻는다면 작년 이맘때의 오빠를 똑 닮았다는 말로 갈음하겠다. 너무 울고불고 난리를 치는 아이를 꼭 붙들며 얼른 이 시간이 끝나기를 바라고만 있었기에.
난생처음 출장 메이크업이란 것도 둘째 행사 덕분에 받을 수 있었다. 그냥 평상복 차림에 집에서 편하게 앉아 있기만 했는데 전문가가 직접 집으로 와서 꽃단장을 시켜주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결혼식 당일 새벽 4시부터 헤어숍에 가서 대기했던 기억과는 사뭇 달라 적잖이 당황스러웠지만 무엇보다 체력 안배가 가능하다는 점에 크게 감탄했다. 오늘의 주인공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게 어르고 달래야 할 에너지를 비축해야만 했으므로. 스튜디오 촬영은 인근의 지식산업센터 내에 자리 잡은 업체에서 진행되었다. 사진작가 2분께서 아가들과 충분히 촬영 전에 놀아주시고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간식도 주시면서 래포를 형성하는 시간을 만드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 덕분인지 아가들도 처음보다 긴장이 많이 풀린 상태로 편안하게 촬영에 참여할 수 있었다.
사진을 찍고 돌아온 후 문득 아가들은 다 재운 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첫째와 둘째 모두 똑같이 대우하고 모자람 없게 키우고 싶은 데 그게 마음처럼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먼 훗날 아가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돌잔치와 스튜디오 촬영이란 서로 다른 행사를 기획한 이유를 묻는 다면 난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지를 고민했다. 그냥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가족들끼리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생각해서 너희들에게 선사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그리고 너희들이 앞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엄마 아빠는 어떻게든 노력을 기울일 테니 그냥 너희는 걱정 없이 매일을 보내기를 바란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처럼 꽉 찬 겨울방학을 보내고 나니 둘째의 첫 돌이 다가오고 있었다.
2월은 더 풍성하게 보내보자고 아가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