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 하니 노잼

없없무를 사랑하는 무도빠가 바라본 놀면 뭐 하니의 문제

by 홍윤표

평소에 빠니보틀 영상을 많이 챙겨본다. 2020년 코로나 시국에 여행을 중단하고 한국 여행을 할 시점부터 챙겨 봤으니 근 3년 내내 챙겨본다고 할 수 있다. 꾸준히 보는 이유는 단순하다. 재미있어서.

여행에 뜻이 있고 세상에 대한 도전의식과 포부가 넓어서 보는 게 아니다. 그냥 빠니가 다니면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내는 모습이 재미있어서 보는 것이다. 그가 157만 구독자를 가진 이유도 나 같은 무난하고 꾸준한 '샤이 시청층'이 많아서 일 것이며 그들의 대부분은 기성세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 한몫할 것이다.

특히 빠니가 나와 비슷한 연배이다 보니 영상 중간중간 무한도전을 즐겨봤던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하고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자막을 선보일 때가 있다. 이 사진은 비가 와서 여행 스케줄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을 나타내는 장면이다. 하지만 나 같은 무도빠 같은 세대는 '우천 시 취소 특집 찍을 뻔' 한 마디로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고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가 없게 된다. 2011년 하반기 방송되었던 무한도전 '우천 시 취소 특집'을 바로 떠올리게 되고 비가 오니 기존 스케줄을 진행하기 어려우니 플랜 B를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이해된다.

이 사진도 마찬가지이다. 노홍철이 자신의 물건을 가게에 두고 와서 뛰어가는 장면인데 전후 상황 설명이 필요 없다. '뜻밖의 추격전 특집'이라는 한 마디로 무언가 뛰어가야만 하는 급한 상황이라는 것을 바로 이해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걸 이해하는 사람들은 빠니 영상의 주요 시청층이며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에 영상이 재미가 있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은 '아니 그런데 그게 뭐 어떻다고?'라고 반문할지 모른다. 무한도전 재미있던 거 누가 모르냐고, 빠니보틀 영상에서 무한도전 언급하는 게 무슨 상관이 있냐고라고 말이다. 무한도전을 이해하고 재미있어했던 간판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놀면 뭐 하니?'이다. 2005년 소싸움부터 꾸준히 애청해 온 무도빠로써 MBC 주말 예능 프로그램 부활 그것도 김태호, 유재석의 컴백은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셀프카메라 형식으로 진행될 때부터 나름 재미있게 보았고 유산슬, 지미유 등 부캐 전성시대 특집까지 챙겨봤던 기억이 있다. 그런 '놀면 뭐 하니?'가 최근 시청률이 곤두박질치고 있고 급기야는 폐지설까지 나오는 시점이라고 한다. 왜 그런지 한마디로 나는 말할 수 있다.


"내가 안 웃기고 안 보니까."


'놀면 뭐 하니?'가 다시 시청률을 확보하고 인기가 상승하려면 (다소 외람된 말일 수 있겠지만) 나를 웃기고 계속 웃겨서 보게 만들어야 한다. 나 같은 '샤이 시청층'이 배고프면 밥 먹고, 목마르면 물 마시듯, 주말이면 '놀면 뭐 하니?'를 다시 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10~20대보다는 30~49세 연령층의 니즈와 관심도를 파악해야 한다. 뭐 완전히 주도면밀하게 분석하라는 것이 아니다. 툭하면 스피드게임하고 때 되면 계곡물에 들어가서 다이빙하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트렌드에 쫓겨서 이영지, ZIOR PARK, 뉴진스 섭외해서 이도저도 죽도밥도 안 되는 'lose-lose' 게임하라는 말도 아니다.


조심스럽게 다시 한번 유재석 원맨 체제에서 차근차근 특집을 시도하는 것으로 가야 할 것이고 그 시작점은 JMT 콘셉트에서부터 출발했으면 한다. JMT 면접 콘셉트로 그동안 무한도전에서 사랑받았던 캐릭터들을 한 번씩 만나고 소환하면서 토크로 재미를 풀어갔으면 한다. 그 과정에서 흐름이 좋고 언론의 평이 좋다고 느껴지는 게스트가 있다면 그와 어울리는 특집으로 함께 가면 된다.


나도 놀랍다. 무한도전에서 패널로 나온 이경규가 박명수에게 평생 닭집이나 하라는 저주를 받고 아버지 소리 듣던 박명수의 모습이 생생한데 지금의 내가 '아버지이면서 박명수와 동갑'이니 말이다. 열렬한 무도빠로써 놀면 뭐 하니의 지금의 부진은 다소 안타깝지만 무한도전 팬층이 다들 그렇듯 무난하게 잘 기다려 줄 것이다.

7월 1일 이후 개편될 '놀면 뭐 하니'에 이러한 흐름이 조금이라도 반영된다면 약간의 반등은 있지 않을까라는 조심스러운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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