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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윤표 Dec 07. 2024

겨울엔 캠핑을 그리고 김장을

12월에 접어들면서 허니와 달콤이는 어린이집에서 본격적으로 '겨울'을 주제로 한 수업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겨울과 관련된 동물, 식물 등을 알아보는 것은 물론 캠핑, 김장 등의 체험형 수업도 함께 병행하며 겨울을 좀 더 풍성하게 만끽하고 있습니다. 허니와 달콤이가 이번 주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즐겁게 어린이집 생활을 전개하였을까요?

만 3세 반 첫째 허니는 '눈꽃 결정 모양을 이용해 눈사람 꾸미기'를 통해 겨울 날씨의 특징을 살펴보았습니다. 또한 건강하게 겨울을 보내기 위해 마련해야 할 겨울 용품에 대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고요. 또한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이 왜 그렇게 잠을 자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배우며 동물 가면을 만들고 역할놀이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린이집을 다녀와서 배운 내용을 미주알고주알 얘기하는 허니를 통해 어렴풋이 '동면'에 대한 개념을 상기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겨울잠을 자는 동물을 도시에서는 도무지 마주할 일이 없으니 자연스레 기억에서 잊혀 가더군요. 아들로부터 이렇게 또 하나 배우는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허니는 친구들과 실내 카라반 모의 체험을 통해 캠핑이 주는 의미와 즐거움에 대하여 배웠습니다.  5살 정도 되니 가족들과 함께 캠핑을 다녀온 경험도 다들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연스럽게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불판에 고기를 굽고, 소시지를 꼬지에 끼워 올리기도 하는 등 숙련된 조교(?)의 모습을 보였는데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마시멜로우 모형이 없어서 다소 아쉬웠습니다. 아마 건강에 안 좋아서 그랬을까요. 

허니와 친구들이 각자의 캠핑 경험을 상기하며 친구들과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많이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 기억의 편린들이 개개인에게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겨울철 행사의 하이라이트 '김장 체험'을 하고 왔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직접 무와 배추를 농장에서 수확한 다음 김치는 따로 어른들이 만들어서 배달해 주셨는데요. 올해는 직접 강사분들이 어린이집에 찾아와 아이들에게 김치 만드는 법을 알려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런 것이 어린이들에게 훨씬 유익한 활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장김치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겪어 보면 김치에 대한 기억이 좀 더 의미 있게 남지 않을까 생각해서입니다. 옛날과 달리 요즘에는 온 가족이 모여 김장김치를 만드는 문화가 좀처럼 보기 힘드니까요. 허니가 이렇게 어린이집에서 겨울 활동을 하고 있을 무렵, 달콤이는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요?

만 1세 반 달콤이는 친구들과 함께 색깔, 모양을 무리 짓는 활동을 하며 그림책을 꾸며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 모두 네모, 세모, 동그라미 등의 모양과 빨강, 노랑, 파랑 등의 색깔을 구분 짓는 활동에 익숙해져가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모양과 색깔의 사물들을 구분 지을 수 있고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런 사물들을 끼적이기 활동으로 표현할 수도 있죠. 그렇기에 대형 그림책을 각자의 방식과 취향에 맞게 꾸며 보면서 사물의 색깔과 모양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 활동이 아닌 모둠 활동이 자연스럽게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달콤이가 한 단계 또 성장했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달콤이는 평소보다 더 많이 '요리사'가 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토리오감 시간에 통밀을 탐구하며 통밀빵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자그마한 고체 형태의 통밀이 반죽을 통해 부드러워지고 이것을 구우면 우리가 먹는 빵이 된다는 것에 신기해하였습니다. 또한 오빠와 마찬가지로 김장 체험을 실내에서 친구들과 함께 해보았는데요. 배추김치로 김장 김치를 만든 오빠와는 달리 무를 가지고 깍두기를 만들었습니다. 고사리 손으로 직접 무도 자르고 스스로 자른 무를 양념에 버무려 보는 활동을 하며 즐거워하였습니다.  

달콤이도 오빠와 마찬가지로 캠핑 감성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캠핑 세트를 보자마자 "와, 나 캠핑해봤는데"라며 친구들에게 자신의 캠핑 경험을 쏟아내며 흥분한 달콤이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캠핑 테이블에 앉아 각종 장비들을 정리하기도 하고, 불판에 고기와 소시지를 올리며 "선생님, 마시멜로는 어디 있어요?"라고 물어보았다고 하네요. 그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져서 캠핑, 글램핑을 하기 어려운 요즘인데 어린이집에서 이런 귀중한 시간을 만들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이젠 정말 2024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약 3주가량 남은 올해를 아이들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맞이할 채비를 갖춰야겠습니다. 우선 발코니에 자리 잡은 트리부터 함께 꾸며보아야겠네요. 


허니와 달콤이의 어린이집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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