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으로 잇고 수업 속에서 실천하는 생생 이음교육 레시피
유·초 이음교육이 요즘 초등학교 현장에서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실은 초등학교 현장에서 근무하다 보면 다양한 학생들의 발달 특성과 강점에 대한 파악이 1년 농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점이라는 것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 간의 특성은 고학년에 비해 눈에 띄는 차이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1학년이어도 한글, 수학을 좀 더 잘하는 친구가 있고 그에 비해 생활 습관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모범적으로 잡혀있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학생들입니다. 한글, 수학이 조금 더디거나, 양치, 언어 습관, 정리정돈 등의 생활 습관 형성이 다소 산만한 학생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한 차이점은 교사의 입장에서 볼 때 6개월이고, 1년이고 시간을 두고 긴 흐름과 안목으로 학생들을 인도하면 분명하고 확실하게 그런 단점이 완벽에 가깝도록 개선이 된다는 점이죠. 그 중심에 바로 필요한 것이 바로 유·초 이음교육입니다. 왜 그러냐고요?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이 갖고 있는 특성을 교육과정으로 잇고
수업 활동으로 실천해 유아에서 초등학생으로의 올바른 도움닫기가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기 때문이죠.
본문은 9명의 유치원 교사와 초등학교 교사가 철저하게 '누리과정'과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분석하여 총 4가지의 범주로 나누어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키워드를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제 대학 동기도 함께 참여해 그 반가움과 관심이 한층 더해졌음은 물론이고요. 곧 있으면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가 되는 동기의 입장을 살펴보니 2년 뒤 저의 첫째 아들도 1학년이 된다는 것을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선배 학부모가 저에게 주는 고마운 지침서인 만큼 잘 읽어 교사로서, 아빠로서 좋은 교육을 학생들과 자식에게 제공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결국에 시간은 흐르고 아이는 자라네요."
본문에서 가장 역점을 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교육과정 잇기'입니다. 유치원 관련 영역과 초등학교 교육과정의 성취 기준의 흐름과 방향이 마치 나선형처럼 이어져 있는 부분을 엄선해서 소개한 것이 가장 키 포인트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백화점식 중구난방으로 나열해 놓은 수업, 학생들의 이목과 관심을 끌기 위한 이벤트성 수업이 아닌 '프로젝트 학습'의 형태를 취해 학생들이 월별 더 장기적으로는 학기별로 하나의 주제에 관련된 수업을 꾸준히 경험하게 됩니다. 이 수업을 통해 배운 내용은 단순히 교실에서 활용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부모님과, 더 나아가서는 지역 사회 캠페인 등으로 전개되어 하나의 마을 공동체적 분위기 형성에도 이바지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상당히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독자의 관점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따로, 또 같이' 활동이었습니다. 유·초 이음교육라는 단어가 주는 궁금점이 하나 떠오르지 않으세요? '두 교육기관의 교육과정을 이었으니 왜인지 모르게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늘 활동을 함께 해야 하는가?' 말입니다. 정답부터 말씀드리면 '아니요'입니다. 왜냐하면 활동 주제의 적합성과 기관별 환경, 조건 등을 고려하여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따로 운영하는 것이 더 나은 활동은 '따로'에, 어느 정도 활동에 익숙해진 뒤 탐색할 교구와 프로그램의 난이도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함께 녹아들 수 있겠다는 활동은 '또 같이'에 기술해 놓았기 때문이죠. 제가 만약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이라면 '따로'의 활동을 각 학급에서 운영하거나 '또 같이' 활동을 2학년 선배들과 적절하게 호흡할 수 있는 활동을 모색하여 재구성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입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보니 아무래도 '범교과학습'의 형태를 종종 드러내는 창체 활동과 관련된 유·초 이음교육 방안은 없을까 궁금했습니다. 다행히도 저의 이런 관점을 간파한 글쓴이들이 친절하게도(?) 안전, 인성, 환경, 생활 습관 형성 등과 관련된 활동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유치원부터 꾸준히 정리정돈이나 고운 말 쓰기, 바르게 인사하기 등의 생활 습관이 잘 형성되어 있는 학생들은 초등학교에서도 무리 없이 잘 적응하여 즐거운 학교 생활을 영위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창체 활동까지 세심하게 잘 다루어주셨다는 점에서 9인의 선생님이 가히 '유·초 이음교육 어벤저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2024학년도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비롯한 교육 기관은 올해의 학사일정을 마무리하고 내년도 새로운 교육과정을 준비할 시기입니다. 와신상담하며 2025년을 새롭게 준비하시는 선생님들 중 저학년 담임을 맡은 분들께서는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 혼자 고민하셔야 할 부분을 9인의 교사가 미리 고민하고 그에 맞는 설루션을 기획·적용한 집약체가 바로 이 『유·초 이음교육』이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2025년을 학생들과 함께 즐거운 하루를 보내실 선생님들께 이 책이 하나의 '스캐폴딩'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글을 보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