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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어린이집이 낯설지만

3월 첫 주를 씩씩하게 이겨낸 너희들

by 홍윤표

지난 2월 말일, 아이들과 ktx열차를 타고 부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네 가족이 맞이하는 첫 기차 여행이라 걱정거리가 다소 있었지만 아이들은 씩씩하게 대중교통만으로도 여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6살, 4살이 되어 키가 어느 정도 자라자 평소에 입맛만 다시던 롯데월드도 재미있게 다녀왔고요. 이제 슬슬 육아하는 재미가 점점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해낼 수 있는 것이 날이 갈수록 많아지니까요.

그렇게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 6살 첫째는 정든 어린이집을 떠나 집 앞 도보 5분 거리의 유치원에 입학하였습니다. 만 4세 가람반에 배정받아 앞으로 17명의 친구들과 즐거운 유치원 생활을 하게 될 텐데요. 다행히 그간 어린이집 생활을 통해 알게 된 친구들 2,3명과 같은 반에 있어 적응을 금세 해낼 수 있었습니다. 같은 시각, 4살 둘째도 새로운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상큼반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같은 반 친구 7명 중 5명이 어린이집 경험이 처음이라 친구들 대부분이 점심 먹기 전에 집에 가서 쓸쓸했다는군요. 다음 주부터는 친구들이 늦게까지 있을 거라 얘기해 주니 기뻐하는 둘째의 모습은 참 사랑스럽습니다.

그렇게 각자의 하루를 마치고 아빠는 부지런히 육아 시간을 써서 둘째는 4시 20분, 첫째는 4시 30분에 하원을 시킵니다. 어린이집, 유치원 현관 앞은 하원을 위해 방문한 부모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죠. 아이들을 두 손 꼭 잡고 아파트 단지 앞 놀이터로 데려가니 아는 친구들로 가득합니다. 날씨가 점점 좋아져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노는 시간이 많아져서 참 다행입니다. 지나가는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숨바꼭질, 술래잡기 등을 하며 해가 질 때까지 놀다 갑니다.

그러던 와중에 저에게는 또 무한한 감사를 드려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작년에 제가 쓴 첫 육아 에세이를 어린이집에 수십 권 기증한 적이 있었는데요. 원장 선생님께서 직접 띠지와 스티커까지 제작해 올해 처음 등원하는 만 1세 반 친구들에게 선물로 제공하셨답니다. 책 내용에 어린이집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는 내용이 있어 드렸을 뿐인데 말입니다. 올해 3월부터 참 따뜻한 메시지를 받을 수 있어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오늘도 아빠 육아는 쉴 틈이 없습니다.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아이들을 케어하면서 집에 돌아와 뒤늦게 아이들 가방을 정리합니다. 수저도구를 설거지하면서 동시에 밥을 안치고 아이들 저녁을 준비합니다. 엄마가 아이들을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면 비로소 저녁 밥상을 마주하며 가족끼리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고 잠자리에 듭니다. 또 내일 하루를 씩씩하게 보내기 위해서죠. 주말 푹 쉬면서 각자의 컨디션을 회복한 뒤 다음 주를 또 힘차게 맞을 준비를 하겠습니다.

앞으로 각자 속한 학급의 이름을 따서 첫째는 가람이, 둘째는 상큼이라 칭하며 이야기를 전개하겠습니다. 가람이와 상큼이의 아빠 육아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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