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이 재미있게 보는 콘텐츠 중 하나는 '헤이지니' 콘텐츠이다. 먹방도 있고 상품 리뷰 등도 많이 있지만 유독 '지니경찰' 콘텐츠를 좋아한다. 직업 교육의 일환으로 유익한 소재를 많이 다루고 있어 시청하는 데 큰 무리가 없어 보이길래 계속 보여줬다. 덤으로 안전교육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는 생각이다.
출처 : tv유치원 중 '안전경찰 지니 - 소방서 편'
그러던 어느 날, 동네 마실 겸 유모차 산책을 하다 우리 아들이 우연히 소방서를 지나간 적이 있었다. 늘 TV로만 보던 소방서와 소방차를 실제로 보니까 몹시 기뻐하는 눈치였다. 유모차에서 내려 이리저리 탐색할 시간을 주었다. 그런데 소방차와 구급차 사이에서 소방관 분들이 작업을 하고 계신 게 아닌가. 다소 실례가 될 것 같아 아들을 다시 데리고 나오려는데 소방관 분들이 친절하고 상냥하게 이렇게 제안해 주셨다.
"저희가 아드님 한 번 소방차랑 구급차 태워드릴까요?"
예상치 못한 친절함에 우리 부부는 혹여 업무에 방해를 하는 것이 아닐까 우려했다. 하지만 이미 제안을 눈빛으로 수락한 아들의 초롱초롱함에 염치불고하고 탑승을 부탁드렸다. 체험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출동할 때 입는 소방 장비까지 직접 입혀주셨다. 뿌듯함과 신기함 그 언저리에서 묘한 감정이 교차한 아들의 표정을 보니 소방관 분들의 제의를 수락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친김에 소방차 안까지 실컷 구경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덕분에 아들은 소방차 안의 여러 가지 버튼들이 아빠 차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다. 그 이후로 아들이 집에서 역할놀이를 할 때 소방차와 구급차를 가지고 노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그리고 자기 전에 엄마에게 이따금씩 자기가 소방서를 방문한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하듯 풀어내는 날도 있게 되었다.
소방관 아저씨 분들, 여러모로 너무 감사했습니다. 우리 부부도 학교에서 꾸준히 누군가를 위해 베푸는 삶을 살겠습니다. 물론 부모로써도요.